파킨슨병... 80대 환자가 절반 차지
손떨림·느린 행동 증상... 조기 약물치료 경계해야

60대 남성 김 씨는 1년 전부터 걸음이 느려지고 다리가 조금씩 끌리는 느낌을 받았다. 때로는 몸이 앞으로 쏠려 걷기가 어려웠으며 가끔 넘어지기도 했다. 이후 상태는 점점 심해져 숟가락질을 할 때 손이 떨려 국을 떠먹기 어려웠으며, 가만히 앉아있거나 걸을 때도 손이 떨렸고 왼쪽 손에서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중풍(뇌졸중)으로 오해한 김 씨는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 호전이 되지 않아 결국 내원하게 됐다. 김 씨는 초기 파킨슨병으로 진단됐고 현재 약물치료를 통해 손 떨림 등 증상이 좋아지고 있다. 김용덕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의 증상과 진단,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원인=파킨슨병은 가장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흑질'이라는 구조물 속 뇌세포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죽어 없어짐으로써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가운데 80대 연령층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70대가 38%에 달하면서 환자의 약 99%가 3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퇴행성 뇌 질환 환자 또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파킨슨병인 경우다. 나머지 하나는 외상·뇌졸중 등 혈관성 질환과 감염 후유증, 약물·연탄가스 등과 같은 물질의 독성에 의한 이차성 파킨슨병인 경우다.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 모두 파킨슨병 발생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은 뇌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 속도에 비해 아주 빠르고, 뇌의 여러 부분 중 선택적 부위만 주로 손상된다는 특징이 있다. 신경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지고 그 역할을 상실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병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증상=파킨슨병의 증상으로는 손 떨림이 대표적이며 팔과 다리, 목, 턱, 몸통 등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또 행동이 굼뜨고 느리며,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나기가 어려워진다. 팔 움직임이 빠르지 못해 걸을 때 자연스럽지 않고, 얼굴 표정이 멍해지고 글씨 쓰기가 힘들어진다.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는 증상이 서서히 심해지지만, 일부 환자는 증상 악화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초기 상태로 유지되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매우 느리게 진행되므로 일부 환자들은 진단을 받고도 오랜 기간 일반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데 불편함 없이 지내곤 한다.

◇치료=파킨슨병 환자에게 있어 정확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파킨슨병 완치법은 없지만 몇 가지 다른 타입의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시킬 순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치료의 시작 시기다. 증상이 명확히 문제시되지 않는다면 치료가 불필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조기 치료가 약물의 부작용 또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치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근육통과 허리 통증은 흔한 일이며, 관절이 수축돼 팔·다리가 꼬이거나 굳은 상태까지 갈 수도 있다. 이때 물리치료는 굳어진 근육·관절을 풀고 운동량을 증가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리치료에는 반복적 물리치료, 자세 교정, 보행훈련, 호흡훈련·말하기 등이 포함된다.

수술은 오랜 약물 복용으로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다. 가능한 수술로는 뇌 기능 지도화 후 전극을 위치시키는 심부뇌자극술 등이 있다. 환자의 연령, 증세의 심한 정도, 동반 증상, 이전 수술 여부 등 여러 경우를 고려해 결정된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과 운동장애 전문가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 ·도움말=김용덕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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