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항 청양·예산 담당 주재국장
박대항 청양·예산 담당 주재국장

'이번 역은 퇴임역! 내리시면 앞 꽃길만 걸으세요'

요즘 예산군청 정문 주변에 내건 수십 건의 플래카드에 나도는 글이다.

이는 지난 8년간 민선 6·7기 예산군수를 지낸 황선봉 군수를 보내는 예산 각 단체 및 기업, 협회, 노인회, 주민들이 내건 퇴임을 앞둔 황군수에 대한 서운함과 그를 칭송하는 글이다.

2017년 퇴임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쓴 편지엔 "우리는 이 자리에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천재불용(天才不用) 즉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된다'는 말과 재승박덕(才勝薄德) '재주는 많으나 덕이 부족하다'는 말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퇴임을 앞둔 황선봉 군수에겐 불필요한 말이 되고 있다는 현실에 '그를 너무 존경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공무원 재임 40년 민선군수 8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그에겐 닥쳐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하고 늘 밝은 미소로 앞길을 헤쳐나간 황군수의 모습엔 언제나 믿음직스런 자태가 엿보였다.

코로나사태가 터진 지난 3년동안 군민의 안위를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하기 위해 노란 민방위복을 하루도 빠짐없이 입고 다녀 일명 '노란샤스의 사나이'라는 별호를 얻던 그가 마지막까지 삽교역 신설이란 업적을 남기기 위해 추위도 더위도 잊고 사시사철 하루도 빠짐없이 정부와 외로운 전투아닌 전투를 벌였던 모습 등등.

그런 그가 3선의 무난한 고지를 마다하고 "가족과의 약속, 후배들에게 터주고 싶은 길, 이제는 놓아야 할 시점"이란 말을 남기고 3선 출마포기를 선언, 그의 말대로 젊은 후배가 그의 뒷길을 책임지도록 만들었다.

사람이 한번 다짐한 일을 반드시 지켜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 내려고 최소한의 노력은 다해야 옳은 것 아닌가? 황군수의 마지막 민선 7기 마무리 언론인 간담회를 마친 뒷 모습엔 그의 업적과 지나온 깔끔한 행정에 진정 어린 박수가 울려 퍼질 것으로 미뤄 짐작한다.

물론 그동안 각자 업무에 따라 황군수의 업무 중 자신의 개성과 특수함에 따라 시원치 못하고 좋지 않은 기억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퇴임한 정치인의 뒷모습에 심할 정도의 언사를 내뱉으며 지금도 불만이 쇄도하는 것보단 자신과의 약속, 가족과의 약속, 후배를 생각하는 그의 간결하고 멋진 뒷모습엔 누구도 탓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 그의 앞길에 꽃길만 있길 박수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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