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명대사 600문장에 삶의 지혜 담아
스토리텔링으로 화술 향상·통찰 제시
승리의 여신은 누굴 사랑할까 (이종국 지음 / 이든북 / 185쪽 / 1만 2000원)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나요?"

대화 중 상대방이 갑자기 던지는 질문이나 어려운 화제에도 당황하지 않고 말을 유려하게 하는 이들이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 같은 질문에 달변가들은 흔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으면 된다'는 답변을 내놓지만, 경청만으론 현명한 답을 내놓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KBS 아나운서와 기자로 33년 간 생활했던 저자는 이 질문에 '이야기 보따리가 두둑하다면 얼마든지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제시한다. 말이 많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핵심을 찌르는 말 한 마디가 더 중요하고, 때론 강력한 설득도 필요하다. 모든 대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공감과 이해에서 나오는데, 이를 위해선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야기 보따리는 어떻게 채워야 할까? 저자는 그 해답을 영화에서 찾았다. 안식년을 포함, 2년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영화를 관람한 그는 뇌리를 스치는 생활 속 명대사 600문장을 책에 담았다. 그 중 120개는 저자의 경험을 반추해 살을 붙였다. 총 6개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인생의 시작부터 사랑과 우정, 행복 등 감정, 연애·결혼 등 인생의 대소사, 건강과 장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30여 년 취재 현장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와 연계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일상 속 생활 '꿀팁'부터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까지 다양한 대화 소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부족한 화술을 채우려는 이들의 고민을 덜기 위한 마음도 넉넉히 담았다. 저자는 수백 편의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는다'는 공통주제를 발견했다. 때문에 영화 속 명대사를 추리면서 '읽기만 해도 힘을 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책은 어린 자녀들의 화술 지도 교과서가 돼 주고, 젊은 날의 연애 한 페이지를 낭만적으로 채워줄 것이다. "화술은 훈련이고,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기적이 일어난다며 언변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조용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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