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현 충남대학교 과학기술지식연구소 연구교수
성을현 충남대학교 과학기술지식연구소 연구교수

대전산업단지가 드디어 새로운 재생의 가능성을 맞게 됐다. 지난 4월 26일 정부에서 추진하는 '산업단지 대개조사업'에 대전산업단지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1969년 설립된 대전산업단지는 그동안 대전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노후화로 인해 성장과 발전의 한계에 부딪혔다. 2010년부터 10년 넘게 4472억 원 규모의 예산계획으로 국토부의 재생사업을 통해 부활을 노렸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모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단관리자들과 몇몇의 소리가 있었지만 그 소리가 밖에까지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마지막으로 선정되는 '산업단지대개조사업'에 도전하여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동안 대전산업단지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대전시민 및 관련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참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우선 먼저, 대전산업단지의 산단대개조사업의 선정을 위해 참여한 이들의 그 노고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동안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대전산업단지에 대해 지역과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대덕산업단지 관할의 대덕구청, 그리고 대전산업단지 대개조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제안서 작성에 착수하여 마침내 '산업단지대개조사업'에 선정시킨 대전산업단지 관할 주무 기관인 대전시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결코 얻어내지 못할 일이었다. 특히 여기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관련 기업인 및 전문가들, 그리고 대전시장 및 대덕구청장을 비롯한 시구의 담당공무원들의 수고에 우리 대전시민들은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 전에 못 했으니 지금 해낸 것이 별거 아니라는 식보다는 우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충분한 칭찬을 하고 그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지켜봐 주는 발전적 시민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에서는 많은 사업들에서 그랬듯이 유치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사업유치가 끝나면 관심이 사그라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특히 공무원들의 선거 또는 순환보직 원칙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 관련 기관장이나 담당자가 바뀌게 되면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대전산업단지의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만큼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게 누구일지라도 대전산업단지의 지역 내 중요성을 인식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사실 대전산업단지는 대전의 최도심에 위치한 산업단지로 개발의 여지와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건축물 및 기반시설 등의 노후화, 산단가동률, 토지생산성, 연구기반, 연구역량, 수출비중, 건축물 및 기반시설 노후도 등이 전국 노후산단 평균에 비해 모두 낮고, 영세업체 비율은 더 높다. 그만큼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이번 대전산업단지 대개조 사업의 제안서에서는 이러한 개선의 문제에 대해 비교적 그 내용을 잘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계산업단지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선정하고, 중점과제로서 개방형 혁신산단 조성, 그린산단 조성, 디지털산단 조성, 휴먼산단 조성 등 4가지로 설정하였다. 보다 세부적으로는 거점-연계산단 간 협력 거버넌스 구축, 거점-연계산단 간 협력 생태계 활성화, 친환경·저탄소 산단 조성, 친환경 생산 인프라 구축, 제조혁신 가속화, 노후산단 구조고도화, 안전하고 쾌적한 근로환경 조성, 미래형 인재 양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에 투입되는 총 예산은 3년간 5875억원으로 국비 3000억 원, 지방비 1368억 원, 민자 1507억 원이다.

사업구성이 적절하기는 하나 대전산업단지에의 적용이 절대 쉽지 않으며, 그 예산도 국비 외에 지방비 및 민자에 의해 조달해야 할 부분이 반에 가까워, 향후 사업 추진이 결코 쉽지 않음이 예상된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확실한 추진의지와 리더십,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와 참여기회 부여, 주관 참여 기관들의 명확한 역할인지 및 수행, 전문성에 기반한 수행 및 운영기관의 참여, 시민들의 참여기회와 감시기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사업 운영방안이 필요하다. 앞으로 3년 반 뒤 놀랍게 변화된 대전산업단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성을현 충남대학교 과학기술지식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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