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좀 아는 사람(닐 메타·아디티야 아가쉐·파스 디트로자 지음, 정미진 옮김)=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기업의 프로덕트 매니저(PM) 3명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해 정리한 입문서다. 저자들은 냉정한 현실주의자 관점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바라본다. 어느새 우리 곁에서 일상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도 흥미로운 사례들과 함께 들려준다. 장밋빛 전망으로 투자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지도 않고, 기술의 본질과 혁신적인 면을 간과한 채 결함만을 파고들지도 않는다. 기술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사례를 들어 알려준 다음 암호화폐의 한계와 문제점도 언급한다. 윌북·392쪽·1만 9800원.


 

△내가 죽인 소녀(하라 료 지음·권일영 옮김)= 중년의 사립탐정 사와자키는 유괴사건에 휘말린다. 얼떨결에 몸값 전달책 신세가 되지만, 접선 장소에서 습격을 당해 돈가방을 도난당하고 유괴범은 돌연 협상을 중단한 채 잠적해버린다.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 의심을 거두지 않는 경찰, 묘한 부탁을 해오는 야쿠자 등 인물들은 사와자키를 서서히 옥죈다. 저자는 불필요한 수사는 철저히 배제된, 건조하면서도 밀도 높은 문장력으로 읽는 이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동시에 현실적 매력과 극적 완결성을 겸비한 캐릭터가 생생하게 사건을 전달시킨다. 유괴 사건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뒤틀리며 계속 반전을 이어가고 질주하는 속도감으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자기 애인에 대한 뒷조사를 요청받은 사와자키가 또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하라 료의 팬에게 귀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비채·500쪽·1만 5500원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배지영 지음)=글로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쓰고 싶은 사람'의 욕망에 불을 지피는 글쓰기 에세이이자 실현 가능한 조언을 주는 자기계발서. 저자는 글쓰기 수업을 수강한 이들이 글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도록 이끌어온 과정과 '미래의 쓰는 사람'들에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구체적인 글쓰기 과정도 놓치지 않았다. 작가는 글쓰기의 과정은 무조건 꾸준함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쓰기 위해 꾸준히 글감을 찾고 가꾸고 필요에 따라 꺼내는 방법, 한 독자를 설정해 놓고 써나가는 방법, 글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도, 문장부호와 문단 나누기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본인의 경험과 글쓰기 수업에서의 예시를 통해 낱낱이 담았다. 사계절·216쪽·1만 4500원


 

△팬데믹 브레인(정수근 지음)=전 지구적 재앙은 우리 뇌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 복귀와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우리 뇌와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과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과연 코로나19에 걸리면 정말 우리 뇌가 손상될까? 완치 후 후유증은 얼마나 오래 갈까? 저자는 코로나 시대에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주제에 대한 심리학,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 수백 건을 직접 찾아보고 그 결과와 데이터를 정리했다.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든 없든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엔데믹과 롱 코비드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부키·260쪽·1만 6800원


 

△천천히 가라, 숨 쉬며 그리고 웃으며(틱낫한 지음·이현주 옮김)=갈등과 대립, 분열이 점점 극으로 치닫는 작금의 시대, 올 1월에 전해진 저자의 입적 소식은 적지 않은 이들의 가슴에 더욱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월 미국에서 'Go Slowly, Breath and Smile'이라는 저자의 신간이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이 책은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길어 올린 틱낫한 스님의 사랑과 지혜의 메시지, 그리고 그의 가르침에 깊은 영감을 받아 이를 콜라주 방식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시킨 아티스트 라샤니 레아의 그림을 함께 담았다. 짧지만 여운이 긴 문장들을 음미하다 보면, 과거 혹은 미래에 얽매여 있던 마음이 어느새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담앤북스·176쪽·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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