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6년 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 날. 사회적 거리두기는 끝났지만 코로나19 여파 속에 맞은 '사월초파일'은 말 그대로 온 산하가 부처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만큼 봄비가 흠뻑 산천을 적셔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시기로 1년 중 제일 좋은 날로 전해진다. 과거 성현이 오면 감옥수문을 개방해 맺힌 마음도 다 봄바람에 풀어 버리고 갇혀 있던 새들을 전부 방생해 날려 보낸 날이기도 하다.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충남 예산 덕숭총림 수덕사에서 차 한 잔과 함께 방장 달하우송(사진·대종사) 스님을 만났다. 불교계의 원로이자 천년고찰 수덕사 큰 스님으로부터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와 사부대중들에게 전하는 화두와 설법을 함께 했다.

대담=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사람은 본래 어질다="어질고 착한 내 양심을 다치게 하지 마라. 사람들과 부처님도 태어날 때 같은 마음이고, 이 마음을 다시 상기해 첫 단추를 바로잡는 날이 초파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달하우송 스님은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마음이 흐뭇하다는 것은 심장도 흐뭇하다는 뜻이다. 그럼 피도 잘 펴져서 결국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마음을 가진다면 몸 전체가 화사해진다는 것. 그러면서 "부처님은 모든 번뇌망상이 끝난 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부처님 오신날인 5월도 훈풍이 불고 양심이 흡족해지는 시기다. 물이 흐르고, 몸에 피가 도는 듯이 자연스러운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이 시기에는 양심이 제자리를 찾고 계절의 여왕이 다가와 감미로운 바람과 좋은 느낌을 파고든다"라며 "숨만 쉬어도 그냥 미소가 절로 나온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갈등 부각할수록 선명해져= 스님은 "정치적 갈등, 남녀 갈등 등 모든 사회적 갈등이 심하다는 것을 오히려 부각하면 안 된다"며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사람은 모두 착한 양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나쁜 짓 하지 마라, 착하게 살아라, 착한 것은 양심이라고 강조한다. 나쁜 행동을 하면 심장이 위축이 된다. 착하게 살아야 옳은 말을 할 수 있고 기운도 거침이 없다"면서 "석가모니를 포함한 과거칠불도 착한 것을 받들어서 행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 비리와 부정 이런 것은 사람을 위축시키고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인생이 잘 풀리고 꽃이 피기 위해서는 우주의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그 우주의 성격은 과거 부처님들의 공통된 말씀인 칠불통계(七佛通戒)"라며 "이것이 불교의 기본이자 틀이며, 첫 단추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종식=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에 대해서 스님은 조속한 종식을 기원했다. 스님은 "전쟁은 참혹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봤다. 당장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겪는 사람들을 도우는 차원에서 돈을 지원하기 보다는 지구전체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이 다시 원래자리로 돌아와 편안해질지 생각해봤을 때는 관세음보살을 외치며 영혼을 아껴줘야 한다.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염원을 통해서 전쟁은 종식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큰건 아니지만 하루에 한 번씩 옆사람에게 참스럽게 웃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이 주위 생명을 치료해주고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더 이상 두려워 할 것 없어=미증유의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없다고 했다. 스님은 "사람은 태어날 때 역병을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이 갖춰져 있다. 나도 스스로의 면역력을 챙기기 위해 바다에 간다. 바다를 가면 바람이 불고, 눈보라와 파도가 치고 온갖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매일 같이 새로운 공기를 느끼며 스스로의 힘을 축적하고 있다"라며 "또 우리 주위에 공기를 살펴봐도 모든 역병을 이길 수 있는 에너지가 꽉 차 있다. 바람과 별, 하늘 등이 공기가 돼 숲과 나무에 함축돼 있다"고 자연의 힘을 강조했다. 스님은 "백신도 마찬가지다. 나는 사실 고백하자면 미접종자다. 나는 인위적으로 만든 백신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내 자신이 면역력이 가득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좀 더 자연스럽게 자기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노래를 완창하거나 심호흡을 하거나 항상 자신의 몸을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몸속에 인위적으로 만든 백신이 얼마나 재주를 부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머리를 굴려서 만든 약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나는 복 받은 사람=최근 취업문제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20-30대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스님은 "지금 젊은이들은 과거 보다 많은 것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이 바탕 위에서 새롭게 출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과거에는 양식이 없으면 연명을 하기 힘들었다"라며 "하지만, 현재는 좀 상황이 다르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어디를 가도 일당을 벌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내 주위에 많은 기회가 지나갈 수 있다. 오히려 지금 젊은이들이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홀연히 나타났으니,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자"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목소리를 힘을 줬다.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관찰을 안 하는 것 같다. 한밤중에 혼자서 뛰고 있는 맥박을 스스로가 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내 숨길을 살펴봐야 한다"라며 "이와 함께 겸손하면서 솔선수범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큰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인사도 내가 먼저 하고, 웃고 하다면 우울증도 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마음이 어지럽다면 되돌아 봐야 한다"라며 "무엇을 선택하는 순간이 온다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화끈해야 결정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박수를 치면서 살아야 한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리=박상원 기자 

달하우송 (대종사) 스님은

1959년 17세의 나이에 수덕사에 입산했다. 같은 해 정혜사에서 원담 스님을 은사로, 인규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63년 범어사에서 혜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1963년 묘관음사, 망월사, 동화사, 통도사 극락암, 상원사, 정혜사 등 30년 가까이 선방을 다니며 최소 56안거 이상 정진했다. 동년에 수덕사에서 원담스님께 사집과를, 1965년 용주사 대강백 관응스님 밑에서 대교과를 수료했으며 1984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연구과정을 수료했다.

1973년 충남 홍성 오서산 정암사 주지를 시작으로 제8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1988년부터 덕숭총림 수덕사에서 15대 주지를, 1992년 정혜사에서 능인선원 선원장을 지냈다. 1999년 수덕사 유나 스님으로 절에서 재(齋)의 의식을 지휘했으며, 2012년에는 수좌 스님으로 정진했다. 2019년 대종사 법계를 품수한 후 덕숭총림 5대 방장으로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