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코로나 감염병 등급 2급 하향·실내 취식 허용
방역당국,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 이번 주 발표
전문가, "실내 방역이 더 중요", "인수위 눈치 보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영화관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영화관에 취식 가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최은성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영화관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영화관에 취식 가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최은성 기자

25일부터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하향 조정되고 영화관과 대중교통시설 등에 적용되던 실내취식 금지가 해제된다. 이처럼 방역당국이 상대적으로 전파 위험이 높은 실내 취식을 허용하면서도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은 유지해 이에 따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은 실내에선 사실상 마스크를 벗고, 통풍이 되는 야외에선 의무 착용하게 돼 일관되지 못한 방역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1급에서 홍역, 수두와 같은 2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1급 감염병에서 제외되면 격리 의무가 사라지는 등 방역지침이 변경되는데, 이날부터 4주 간(4월 25일-5월 22일)의 `이행기`를 거쳐 다음 달 말에야 시행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변이 출현 여부 등을 지켜보고 전면 전환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행기에는 발생 신고 시간을 즉시에서 24시간 내로 변경하되, 확진자 7일 격리, 치료비 및 생활지원비 지원, 동네병원 전문가용 신속항원 검사 등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또, 이날 0시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해왔던 노래연습장, 영화관·공연장, 스포츠 관람장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취식도 다시 허용된다. 시내·마을버스를 제외한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에 적용됐던 취식 금지도 함께 해제된다.

이처럼 실내 취식 허용을 통해 사실상 `실내 노마스크`가 시작되자 방역지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외보다 실내에서의 감염 차단이 중요하지만 마스크 착용은 반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특히 방역당국이 지난 21일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달 실외 마스크가 해제돼도 상당기간은 착용이 권고될 것이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는 비판이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건물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다가 밖에 나갈 때 다시 착용하는 건 아이러니 그 자체"라며 "실외보다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한데 정부의 방역지침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며칠 사이로 말이 바뀌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차기 정부가 `실외 노마스크`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될 때 함께 풀렸어야 할 규제가 유지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마스크 해제는 성급하다는 입장을 내니까 방역당국도 눈치를 본 게 아닌가 싶다"며 "(마스크 착용을) 실외부터 해제하고 실내 섭취를 허용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 아닌가. 인수위 입장을 고려하다 보니 순서가 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이번 주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 수렴 후 결정할 계획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실외 마스크에 대해 과학적 측면만 놓고 보면 전파 가능성이 실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유지 필요성은 미흡하다"면서도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방역완화라는 사회적 메시지로 전달 돼 국민 행동 양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이어 "이번 주 과학·사회적 측면의 종합적 검토를 거쳐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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