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노영민 단독 출마 외연확장
국힘, 김영환 출마에 쪼개진 민심
제2의 대선, 충북도민 선택에 귀추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6·1 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한지 20일 후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제2의 대선`으로도 불린다.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 힘은 여세를 몰아 지선 승리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새 정부 임기 초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 충청권에서 탈환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선에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지선에 사활을 걸고 있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대선에 가려 정중동 행보를 보였던 충북지사 선거 시계추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에 묶여 도지사 선거에 나설 수 없게된 이시종 지사 뒤를 이어 충북도를 이끌 여야 지사 후보군도 윤곽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단독 출전으로 정리됐다. 대선 전까지 지방선거 관련 말을 아꼈던 노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중앙당에 예비후보자 검증신청을 한 것으로 본격적으로 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역별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선 승리로 지방선거 초반 승기를 잡은 국민의힘은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 후보들이 넘쳐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외부 정치인들의 잇단 출마 선언으로 당내 경선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충북지사 경선은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오제세 전 의원, 김영환 전 의원, 이혜훈 전 의원 등 4명이 공천장을 다투게 됐다. 이들은 면접·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경선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9-20일 경선을 진행, 같은 달 21일 본선에 진출할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게 된다. 4명의 후보자 중 본선에 진출할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후 충북지역 민주당 좌장격인 노 전 실장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계획대로 경선이 진행된다면 경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경선 컨벤션 효과에다 여당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는다면 지난 12년간 민주당 차지였던 충북의 도백자리 탈환도 무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갈 길 바쁜 국민의힘 경선이 예상치 못한 복병에 발목을 잡혔다. 토종 정치인과 철새 정치인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철새 정치인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치활동을 해온 인사들이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사회 민심이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김양희 전 충북도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충북도의원들은 김영환 전 의원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김 예비후보가 과학기술부장관과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특별고문으로 새 정부 출범에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은 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 힘 국민통합위원회 충청본부 등은 김 예비후보를 비롯한 외지에서 활동한 정치인의 공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고향을 등지고 살아 온 인사들이 뒤늦게 고향이라 찾아와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규정, 출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경선을 앞두고 당내 민심이 둘로 쪼개지면서 국민의 힘은 경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시각이 많다. 본선 진출자 역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후보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선 기간 내부 총질에 전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공약을 알리며 외연확장에 광폭행보를 보인 노 전 실장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불리한 형세다. 대선 승리에다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는다고 해도 본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선에선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라는 충북 표심은 당시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제2의 대선이라는 이번 지선에서 충북도민들은 새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탤지, 아니면 12년간 도백자리를 지켜온 민주당의 수성을 허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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