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출신 압둘보싯 씨 충남 최초 면지역 통역직원 근무
아산 신창면 인구 28% 외국인…언어 장벽 헐고 온·오프 통역 지원 앞장

아산시 신창면 행정복지센터의 외국인 통역직원 압둘보싯(왼쪽) 씨와 김보규 신창면 민원팀장이 통역직원 배치 취지와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아산시 신창면 행정복지센터의 외국인 통역직원 압둘보싯(왼쪽) 씨와 김보규 신창면 민원팀장이 통역직원 배치 취지와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아산]K팝과 K드라마로 한국 사랑에 빠진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 외국인이 아산시 신창면 행정복지센터 통역직원으로 근무하며 다른 외국인들의 온·오프 언어 소통을 돕고 있다. 읍면지역 행정복지센터의 외국인 통역직원 근무는 충남도내 신창면이 최초이다. 화제의 통역직원은 압둘보싯(24) 씨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K팝과 K드라마로 한국 문화를 익힌 압둘보싯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2017년 8월 아산시 신창면의 순천향대학교에 유학 왔다. 유학 전 3년 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압둘보싯 씨는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대학 재학 중에도 아산경찰서 등 공공기관에서 통역 활동을 했다. 지난해 8월 졸업 후 일자리를 찾던 중 마침 신창면(면장 임황선)의 외국인 통역직원 구인 정보를 접했다.

신창면은 전체 인구 2만 7910명의 28%인 7656명이 외국인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아산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그중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고려인 등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이 80%에 이른다. 외국인도 혼인신고 등 가족관계 사무나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등 각종 제증명 발급, 외국인 체류지 변경 신고 등 민원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자 언어 소통을 지원할 상주 직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러시아어 통역자격증과 한국어능력시험 6급(최고등급)을 소지한 압둘보싯 씨는 채용관문을 가뿐히 통과해 지난 2일부터 1호 외국인 통역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신창면과 각별한 인연도 통역직원 지원의 배경이 됐다. 압둘보싯 씨는 신창면 마을신문 기자와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해 신창면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다.

보름도 안됐지만 전담 통역직원 배치 효과는 빠르게 확인됐다. 압둘보싯 씨는 행정복지센터 방문 외국인에게 실시간 통역 및 민원 응대는 물론 오프라인에 개설한 별도 소통 창구를 활용해서도 맞춤형 정보 제공이 활발하다. 압둘보싯 씨는 "자녀의 학교 진학 어려움을 호소하며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외국인 주민의 민원을 해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보규 신창면 민원팀장은 "통역직원 상주로 한차원 더 질 높은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외국인 주민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압둘보싯 씨의 다음 목표는 한국으로 귀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 선생님한테 한국 이름 `이민수`도 선물 받았다. 압둘보싯 씨는 "민수의 뜻이 백성 민에, 지킬 수"라며 "귀화 뒤에도 이중 언어 실력을 활용해 외국인이나 내국인 모두에게 도움 드리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