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초등학교 적응 시 증상 악화
약물치료 효과 70-80% 이상
ADHD 청소년, 학습능력 저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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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앉아있는 아이.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 이곳 저곳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고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땐 바로 만져보려 한다. 치료진의 컴퓨터, 마우스, 책상 위에 둔 모형들까지 말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3대 핵심 증상으로 대표되는 소아 정신질환 중 하나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회화된 기관인 학교에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에 적응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ADHD 아동들은 유치원 때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 부산하고 통제가 어려우며, 시끄럽게 놀거나 놀이를 할 때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해 무례한 돌발행동을 종종 한다. 이러한 증상은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구조화된 환경에 들어가면서 확연히 드러난다. 수업시간 45분 동안 의자에 앉아있어야 하고 각종 받아쓰기와 읽기 등 주의집중력을 요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ADHD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ADHD 아동 중에는 3대 핵심 증상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 모두 나타나는 혼합형이 대체적이지만 때로는 조용한 가운데 주의력 결핍이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우세형도 있다. 주의력 결핍을 보이는 아동은 흔히 부주의한 실수를 많이 하고 집중을 잘 하지 못하며 아는 문제도 실수로 틀리는 횟수가 월등히 많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며 조직·체계화를 어려워하기도 한다.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주로 보이는 아동의 경우 안절부절못하고 지나치게 움직이거나 말을 많이 하는 등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한 반에 한두 명이 발견될 정도로 흔한 ADHD는 3대 핵심 증상 이외에도 감정 조절은 물론 체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또래 관계에서 마찰을 빚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ADHD의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 행동 관찰, 설문지 검사, 인지 평가 등을 통해 임상적으로 이뤄진다. 산만하다고 해서 꼭 ADHD가 아닌 경우도 있기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꼭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진료를 통해 산만함이 나타날 수 있는 신경학적 질환, 정서 불안으로 인한 문제 행동, 아동기 조증 등을 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ADHD에 대해 흔히 갖는 편견 중 하나가 `잘못된 양육`이 원인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는 잘못된 양육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의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ADHD는 약물치료를 통해 아동의 주의력 개선과 과잉행동·충동성 조절면에서 70-80%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약물적 요법에는 행동치료와 사회성 기술 훈련, 부모 교육 등이 있다. 그 중 사회성 기술 훈련은 평소 눈치가 없거나 충동적이어서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부모 상담을 통해 ADHD 질병 교육과 양육 코칭이 곁들어진다면 부모자녀 관계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녀의 ADHD가 의심된다면 무엇보다도 부모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평가를 받길 권한다. "그냥 어려서 그런 거겠지" 하면서 막연하게 낙관하는 것은 결국 더 큰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ADHD를 가진 아동의 70% 이상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청소년기 ADHD의 약 50-65%는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아동에 비해 ADHD를 가진 청소년은 학습 능력 저하, 학교 생활 태만, 컴퓨터 게임 중독 등의 빈도가 높으며 심한 경우 약물남용, 우울·불안장애, 청소년 비행 등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이 처음 나타날 때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증상으로 인한 문제 행동을 없애주고 이차적인 적응의 문제를 예방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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