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페이스북 (스티븐 레비 지음·노승영 옮김 / 부키 / 792쪽 / 3만 3000원)
플랫폼 제국 넘어 메타버스 창조자로
긴장감 넘치는 페이스북 역사 한 눈에

2010년대 초반 혜성처럼 등장한 페이스북은 어떻게 연결과 공유라는 21세기 사회문화의 대표 정체성을 선도하는 `아이콘 기업`이 됐을까? 또,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이상을 추구해온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MS 등 빅테크는 어째서 인간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낙인찍혔을까? 그들은 우리 삶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꿨고, 어떤 미래로 우리를 데려가려 하는가? 소셜 미디어 산업과 기술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가 이 한 권에 집약돼 있다.

저자는 전·현직 임직원, 외부 관계자와 3년간 300여 차례 인터뷰로 재구성한 이 책에서 대학생 인맥 쌓기 앱에서 SNS 왕국, 플랫폼 제국을 거쳐 메타 월드 구축으로 나아가는 페이스북의 거침없는 행보를 낱낱이 추적하고 해부한다. 마크 저커버그가 세운 사소한 대학 기반 스타트업은 오늘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세계 4대 소셜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에 근거해 메타버스의 창조를 선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페이스북은 유독한 주의력 흡수제이자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 유포, 음모론과 증오 발언 만연, 자살과 살인 생방송, 독재와 학살에 악용, 폭력과 테러 조장, 선거 개입, 개인 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등 부정적인 사례가 왕왕 발생하는 탓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한편으로 디지털 산업, 거대 기술 기업의 행보와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거대 기술 기업들이 강도 높은 조사와 의심의 눈초리를 겪었다. 창업자의 이상주의는 한때 이 거대 기술 기업들의 중요한 토대였으나 이제는 파우스트식 거래의 소산으로 치부된다. 이들이 가져다 준 경이로운 혜택을 누리는 대가로 우리는 주의력과 프라이버시와 인간성을 내주어야 했다.

페이스북의 사례는 SNS 산업의 역사 자체이자 IT업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빅테크가 주도하는 기술 산업이 어떤 미래로 우리를 데려가려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