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문해학습 통해 정규교육 참여한 87세 최순월 할머니

최순월 어르신.
최순월 어르신.

"한글 모음과 자음을 비롯해 모든 것을 새롭게 공부하면서 인생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으며 제 나이가 돼도 할 수 있습니다."

홍성군에 거주하는 최순월(87) 할머니. 최 할머니는 충남교육청의 `성인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최고령 만학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그램은 충남교육청이 사회적 여건으로 교육기회를 놓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3년간의 교육 이수를 통해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초·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3단계 전 과정을 이수한 초등 94명, 중학 79명 등 총 173명이 최근 졸업했다.

최 할머니가 한글을 제대로 배운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최 할머니는 "10-20대 때는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거의 불가능했다"며 "그 당시에는 가난의 연속으로 교육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인생이 후회가 될 것 같았다"며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해 충남교육청에서 하는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가 처음 글자를 배우고 한 첫 번째 실천은 농사용품에 글씨를 써 붙인 일이다.

그는 "글자를 배우면 가장 먼저 농사용품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싶었다. 용품들이 어질러저 있어 정신도 없고 한눈에 가져오기 쉽지 않았다"며 "일을 끝마치고 뿌듯함과 공부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최 할머니가 글자를 배우면서 혼자서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것도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최 할머니는 "과거에는 한글을 몰라 어떤 정류장에서 내려야 할지 몰라 한동안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한글을 배웠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들이 볼 때는 한글을 배운 것이 엄청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큰 소원이자 목표였다"며 "앞으로도 뭔가를 배우면서 나이가 들어도 성장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충남교육청은 정규 학교 교육 기회를 놓친 저학력·비문해 성인을 대상으로 기초생활능력 향상과 사회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학력 인정을 받은 졸업자는 모두 144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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