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네이피 손정미 대표
못난이 농산물 활용한 저염 절임음식 생산

(주)네이피 손정미 대표. 사진=박하늘 기자
(주)네이피 손정미 대표.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지난 5일 농식품 가공업체 (주)네이피는 뉴질랜드에 1만 불 구모 버섯절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네이피 손정미 대표가 세계인이 좋아할 우리 절임음식을 만들겠다고 다짐한지 4년 만에 본 결실이다.

네이피는 흠집이 있거나 포장 판매 규격이 다른 못난이 농산물로 저염 절임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말리지 않은 생 표고버섯 절임이다. 절임음식이지만 염도가 평균 1.8% 수준으로 김치(약 5%)보다 낮다. 방부제와 보존료도 사용하지 않았다. 버섯 외에도 와사비, 오이, 파프리카, 샐러리 등 8종의 절임식품이 나왔다.

손 대표의 버섯절임은 우연히 방문했던 버섯농장이 계기가 됐다. 작은 농장은 저장 창고가 없고 유통망이 약해 수확한 버섯 절반을 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요식업을 하던 손 대표는 밑반찬을 만들 요량으로 버려질 버섯 50㎏을 가져왔다. 그의 버섯절임은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버섯절임을 팔아보자는 제안까지 받았다. 그는 7년간 중견기업의 식품개발 연구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버섯절임 시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2018년 시제품을 완성한 손 대표는 대형마트에 800 세트를 납품했다. 그러나 납품 이틀만에 제품에서 하얀 곰팡이가 피었다. 큰 실패를 경험한 그는 이때부터 버섯절임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우메보시(매실 장아찌)처럼 우리나라의 절임음식을 고급화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4년간 아무런 수입이 없이 개발에만 매진했다. 실험에 사용된 버섯만 10톤이 넘는다. 결국 그는 지난해 방부제와 보존료 없이 1년간 보존 가능한 버섯절임 제조기술 특허등록에 성공했다.

손 대표는 창업을 위해 지난해 5월 천안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이하 천안 1인 창조센터)에 입주했다. 천안 1인 창조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천안시의 지원을 받아 충남테크노파크(원장 이응기, 이하 충남TP) 기업지원단에서 수행 중인 창업지원 기관이다. 그는 "창업 초기 충남TP의 이노카페 멘토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창업은 공간에서부터 시작한다. 1인 창조센터가 아니면 시작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간 천안 1인 창조센터에서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고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제품 양산에 들어간 후 손 대표는 무역협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을 뛰어다니며 수출 길을 모색했다. 베트남, 중국에서도 샘플 문의가 오고 있다. 손 대표의 절임 기술이 소문나자 농가에서 식품 가공 의뢰가 많아졌다. 최근 보령의 만세버섯산업특구 내 농가들과 버섯절임을 개발했으며 여주의 버섯농가와 협업했다. 직원도 5명으로 늘었다. 손정미 대표는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수출망을 구축하려 한다"면서 "농가와의 상생이 목적이다. 세계에 우리 절임음식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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