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감소·무름병에 배춧값 급등… 4인가구 김장비용 38만 원
'조금이라도 싸게 사자'… 대형마트 할인매대 배추 구매 경쟁 치열

22일 대전 서구 이마트 둔산점에서 매대 한 켠에 있던 배추가 모두 팔려 바닥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서구 이마트 둔산점에서 매대 한 켠에 있던 배추가 모두 팔려 바닥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평일인데도 오픈한 지 10분도 채 안 돼서 손님 대여섯 분이 배추를 다섯 망(15포기) 이상씩 사 갔어요. 주말엔 배추 구매하려는 손님들끼리 다툼이 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어요."

22일 오전 10시쯤 대전 이마트 둔산점에서 한 판매직원은 배추 매대를 정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폭등하자 할인행사를 하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평일주말 할 것 없이 인파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둘러본 배추 매대 한 켠은 개장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이 직원은 "주말에는 배추를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40여 명 이상 줄 서서 기다렸다"면서 "매대가 비워지면 채워 넣고 비워지면 채워 넣고를 여러 번 반복하니 문 열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배추 재고가 동이 났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배추는 그야말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올해 전국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3.7% 감소하고 가을장마와 가을한파 등 이상기후가 겹쳐 배추의 뿌리와 밑동이 썩는 무름병이 번지면서다. 배춧값은 김장철을 앞두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배추(중품·10㎏) 도매가는 9000원으로 1년 전(5250원)보다 가격이 무려 71.4% 뛰었다.

올해 평균 김장비용도 1년 전보다 더 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시지부 조사 결과 배추는 물론 무, 쪽파, 마늘, 고춧가루 등 김장 재료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은 평균 38만 2439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김장비용보다 2만 651원(5.7%) 더 오른 셈이다. 이처럼 김장비용이 연일 널뛰자 배추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 할인매대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나로마트 유성농협장대점 채소 판매 직원은 "하나로마트는 재고를 많이 쌓아둘 수 있는 지하저장고가 있는데도 그 안에 있던 배추 재고가 다 떨어질 정도로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며 "현장 구매와 배달을 합치면 2000여 망은 넘게 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노은점에서 채소코너를 둘러보던 주부 이모(61·유성구)씨는 "일주일 전 시장에서 배추 한 망을 1만 3000원에 팔기에 다섯 망 살 것을 두 망만 사고 말았는데 여기 오니 훨씬 싸게 팔고 있어 여기서 세 망 더 사려고 한다"며 "배추 외 다른 부재료들도 많이 올라 올해 김장은 예년보다 조금 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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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전 서구 이마트 둔산점에서 한 소비자가 배추를 쇼핑 카트에 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서구 이마트 둔산점에서 한 소비자가 배추를 쇼핑 카트에 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 하나로마트 유성농협장대점에서 한 소비자가 김장 재료인 배추와 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 하나로마트 유성농협장대점에서 한 소비자가 김장 재료인 배추와 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 롯데마트 노은점에서 한 소비자가 할인 판매 중인 배추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22일 대전 유성구 롯데마트 노은점에서 한 소비자가 할인 판매 중인 배추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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