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손 마디가 아프고 붓는 증상도 생겼지만 역시나 검사에서는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A씨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해당 증상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심지어 꾀병으로 오인하기까지 했다. 이로인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A씨는 결국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한 끝에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생소한 질병인 섬유근육통의 진단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섬유근육통은 만성적인 전신 통증과 피로감, 수면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류마티스 질환의 한 종류로 예전에는 섬유조직염, 섬유근통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주로 중년의 여성에게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 60대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략 전체 인구의 2-4%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내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약 6%,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나, 아직까지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섬유근육통에 대해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에 의하면 육체적인 외상, 세균 감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내분비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피부 밑 감각 수용기관에서 만들어진 통증 감각 신호가 머리와 척추의 중추신경계에서 처리될 때 이상이 생겨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섬유근육통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전신의 통증이다.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목과 허리를 포함해 양 어깨, 팔다리 등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 중 80%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이상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한다. 환자의 60%는 기억력·집중력 저하와 함께 적어도 한번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손목과 손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복통과 설사, 변비가 교대로 반복됨), 월경곤란(월경시의 복통, 전신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전신 통증과 피로감, 기억력 장애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두통, 위장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와 그 원인이 되는 구체적인 질병을 찾기 어려울 경우 섬유근육통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치료=섬유근육통은 관절의 파괴나 변형이 발생하지는 않으며 적절한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걷기, 달리기 등의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도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계획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찾아야 한다. 치료에는 근육이완제, 항우울제, 칼슘차단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등을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주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오·남용할 경우 문제가 크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근래에는 칼슘차단제와 항우울제 등의 약제를 사용해서 보다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폐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 통증과 피로감이 상승하므로 동반질환 유무도 반드시 확인해 치료하도록 한다. 개인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양하고 각 개인의 정신·육체적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맞는 약물의 조합을 찾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터라 인내심과 치료자에 대한 믿음을 필요로 한다. 환자 가족들이 환자가 겪고 있는 질환을 이해하면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소연 기자·도움말=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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