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당뇨병 관리
갈증 해소시킬 정도 물 마셔야
입맛 없어도 식사 거르면 위험
발 상태, 건조·시원하게 유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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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관리하는 데 있어 계절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에는 식욕이 감퇴되기 쉽고 과일 섭취량이 많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생리적인 면에서도 다른 계절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땀으로 인한 수분 배출이 많아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으로 인한 고열과 설사 등도 심한 탈수 현상의 원인이 된다. 여름철 당뇨병 관리에 대해 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여름철 식이 조절=여름철에는 흔히 동반될 수 있는 식이 변화, 신체의 생리적 변화 또는 여름에 발생하는 질병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관리가 다소 어렵다. 무덥기 때문에 식욕의 변화가 타 계절보다 많으며 식욕 감퇴로 식사를 거르는 경우 경구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주사로 치료 중인 환자에겐 저혈당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땐 입맛에 맞는 다른 식품으로 교환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당분 함유가 많은 과일인 복숭아, 자두, 포도 등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져 조절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영양 상담 뒤 적절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다만 과일에는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수분,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소 또한 함유하고 있기에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도 좋지 못한 식이 습관이다.

◇감염병 주의=여름철에는 땀으로 인한 수분 배출이 많아 탈수가 일어날 수 있으며 체액이 농축돼 혈당치가 다소 높게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여름에 발생 빈도가 높은 수인성 전염병은 고열과 함께 오심, 구토, 심한 설사를 동반해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나 노인층 당뇨병 환자는 익힌 음식을 먹되, 만약 수인성 전염병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분 섭취=탈수는 소아나 노인층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병성 혼수를 유발해 치명적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생리적 또는 병적 상태에 의한 탈수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되면서도 소변량은 증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간혹 물을 많이 마시면 증세가 심해진다고 생각해 일부러 적게 마시는 사람이 있다. 갈증을 해소시킬 정도의 물을 마셔야 고혈당을 방지할 수 있다.

갈증 해소를 위해 음료수나 빙과류를 많이 먹기도 한다. 그러나 음료수는 당분이 많아 혈당 조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스포츠 음료에도 60-80㎉ 정도의 열량이 있어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설탕이 없는 무가당 음료를 찾지만, 이 또한 설탕이나 포도당 대신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발 건강 유의=여름철에는 신체 노출과 활동량이 많아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최근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경우에는 상처가 비교적 쉽게 치료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조그만 상처라도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많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무좀이나 습진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세균이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발 부위는 혈액 순환과 통증을 느끼는 감각 신경이 상대적으로 둔해 치료가 쉽지 않다.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발이 썩어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발은 가능한 한 시원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며, 로션을 충분히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신발을 고를 때에도 너무 꽉 조이거나 느슨하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적당한 운동과 휴식=여름철 당뇨병 환자가 운동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생기기 쉬운 탈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너무 더운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오랫동안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한 뒤 휴식을 취하면서 충분한 물을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 식전에 운동을 하면 저혈당에 빠질 수 있으므로 운동 전에 빵이나 주스 등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여름철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저혈당, 고혈당, 탈수 현상, 부상 등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이나 가족들이 사소한 일이라도 항상 신경 써서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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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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