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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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이란 정상 맥박이 아닌 모든 심장박동 혹은 심장운동을 일컫는다. 심장박동은 동방결절이라는 조직에서 형성된 전기적 신호가 전달돼 일어나는데, 부정맥은 이러한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것을 뜻한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 생존 확률은 1분이 경과할 때마다 7-10% 감소한다. 뇌사 또는 사망은 심장마비 이후 4-6분 후 시작된다.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기 때문에 사망률도 높다. 최근 심장 부정맥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과거보다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부정맥 증상과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 음주와 관련돼 나타날 수 있고 갑상선 기능 이상,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혈관 질환, 선천적으로 심장 내 비정상적인 신경다발이 존재해 발생할 수 있다. 부정맥 종류 또한 여러 가지다. 치료 자체가 필요 없이 마음의 안정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는 수준부터 약물 치료나 수술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근거림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자신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정신적 충격이나 심한 운동 후 발생하는 가슴의 두근거림은 있을 수 있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닌데도 갑자기 가슴의 두근거림이 있다면 부정맥 증상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 또 갑자기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꾹꾹 눌리듯 답답함을 느낀다면 이 또한 부정맥의 증상일 수 있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거나 느려지면 혈압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이러한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지만 어지러움이 발생하고 체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정맥이 정상보다 빨라지면 어지러움이 발생해 정신이 혼미해질 수 있는데, 이는 자칫 돌연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모든 부정맥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검사와 진단=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심전도 검사다. 그러나 이 검사는 부정맥 정류와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을 하지 못하거나 특정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진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한 것이 부정맥유발검사(심장전기 생리 검사)다. 이 검사는 다리 혈관에 바늘을 찔러 바늘을 통해 심장 내부에 전선을 3-4개 넣고 외부에 연결된 컴퓨터와 기계장치를 통해 심장에 아주 정교하게 계획된 자극을 가해 원래 환자가 지닌 부정맥을 유발시키는 원리다. 검사를 통해 부정맥 종류도 확인할 수 있다. 바늘을 찌르는 부위에만 국소 마취를 하고 검사하므로 마취제를 주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검사하는 동안 의사와 환자가 서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전신 마취로 인한 위험과 환자의 불안도 해소할 수 있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검사와 동시에 원인이 되는 심장 내 비정상 부위를 X-선을 투시해 보면서 수술용 전선을 심장 내로 삽입해 비정상적인 신경다발을 고주파로 절제할 수 있다. 이때도 역시 환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다음날 바로 퇴원도 가능하다.

◇치료=부정맥 환자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빈맥과 같은 부정맥의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이 시술은 부정맥 유발검사를 통해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조직을 찾아서 그곳에 고주파를 방출해 원인 조직을 파괴한다. 이어 인공심박조율기 삽입 치료가 있다. 인공심박조율기는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느려서 대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 어지러움을 쉽게 느끼거나 실신 또는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필요한 장치다. 맥박이 느려진 서맥 치료에 도움을 주는데,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도록 하는 기계장치를 체내에 삽입하는 것이다. 체내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도 있다. 악성 부정맥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감지해 심장에 전기자극이나 충격을 가해 부정맥을 즉각적으로 중지시키는 장치다. 돌연사 또는 급사를 예방해준다. 심실 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부정맥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 항부정맥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하며,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장진웅 기자·도움말=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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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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