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관절 질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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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관절이라고도 불리는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곳이다. 둥근 대퇴골두가 오목한 골반의 비구에 들어있으며 체중을 지탱하고 안정적인 보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대퇴골두와 비구는 매우 부드러운 연골로 덮여있어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거나 완충시킨다. 우리나라 성인에게선 음주 관련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많고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많다. 소아는 진단이 힘든데, 고관절 통증이 주로 허벅지 앞쪽으로 오게 되면서 고관절보다는 무릎에 가까운 허벅지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소아들은 다리를 절면서도 아프지 않다고 하는 경우도 있어, 10세 미만의 소아가 무릎이 아파서 다리를 전다면 고관절 통증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고관절 증상과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흔한 고관절 질환=성인에게서 가장 흔한 고관절 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이 병은 주로 음주를 많이 하는 중년 남성에게 가장 흔하며 둥근 대퇴골두가 납작하게 찌그러지며 통증을 일으킨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골다공증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고관절 주위 골절도 많이 발생한다. 여름철의 경우 잦은 비로 미끄러져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잘 걷던 노인이 걷지 못하고 누워만 있을 경우 고관절 주위 골절을 의심해 봐야 한다.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은 최대한 빨리 수술을 시행해야 폐렴, 욕창, 혈전증 등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고관절 질환은 통증 부위가 사타구니 주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타구니 주변이 불편하다면 한 번쯤 고관절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우리나라는 좌식 문화에 익숙해 관절 중 무릎관절 질환이 많고, 남성보다 여성이 약 3배 높게 관절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관절 질환은 남성 환자가 더 많은 편이다. 과다한 음주·스테로이드 남용·신장 질환·루푸스 질환 등 결체조직병, 신장이나 심장과 같은 장기 이식을 받은 경우, 잠수병·통풍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퇴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와 자주 합병되는데, 대퇴골두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증상=고관절은 하반신 움직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도 심하고 걷거나 다리를 쪼그리고 앉을 때 큰 제약이 따른다. 고관절 통증은 허리 통증과 비슷해서 허리가 아픈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엉덩이와 사타구니 주변으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엉덩이에 힘을 줄 때 더욱 심해진다. 고관절 질환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을 키운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류마티스 관절염, 관골구 이형성, 선천성 고관절 탈구 등 여러 가지다. 이러한 질환들은 심한 고관절 통증과 함께 일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리를 절게 되고 걷기 힘든 상황까지 가게 된다. 최종적인 치료는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 있다.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여러 이유로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체에 무해한 인공고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주로 하반신 마취를 통해 수술을 하며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평균 약 15년 정도이며, 최근에는 인공관절 재질의 발달로 새로운 세라믹과 특수합금으로 된 인공관절의 보급으로 수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큰 충격을 가하거나 무리하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운동과 관리가 필요하다. 전신 상태가 호전되면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기를 잡고 보행훈련을 시작할 수 있으며, 체계적인 재활운동을 하게 된다. 약 2주가 지나면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한 움직이기 힘들었던 고관절의 기능이 회복되며, 고관절 질환으로 인해 짧아졌던 다리 길이의 교정도 가능해진다.

장진웅 기자·도움말=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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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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