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꽃 피다(김민정 엮음·성초림·권은희 옮김·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사진=도서출판 동경 제공
사진=도서출판 동경 제공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김민정)가 333인의 시조를 모아 스페인어로 번역한 국내 최초로 한국현대시조선집 `시조, 꽃 피다(Sijos en flor)`를 출간했다.

한국 시조의 세계화 일환으로 탄생한 이 작품집은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작고문인 31명과 현존하는 한국 시조시인 302명의 단시조를 1편씩 엮었으며, 다양한 주제와 소재가 담겨 있다.

김민정 문협시조분과회장은 출간사를 통해 "이번 작품집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지역 뿐 아니라 세계에 널리 퍼져 시조 교과서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이 세계로 널리 퍼져, 세계인들도 시조를 사랑하고 각국의 언어, 또는 한국어로 시조를 창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시조는 신라시대 향가에 그 뿌리를 두고, 고려시대에 그 형식이 완성돼 현재까지 전해오는 한국의 전통시이며 정형시다. 유럽의 `소네트`, 중국의 `율시`, 일본에 `하이쿠`와 같이 우리 민족의 사상과 얼을 품고 천 년 이상 명맥을 잇고 있다.

이 책은 3장 6구 12음보에 맞게 번역해 초장과 중장 3 / 4 / 3(4) / 4, 종장 3 / 5 / 4 / 3 의 행 나열과 음절 형태를 택했다. 시조의 음절수는 45음절 내외지만, 종장의 3음절 외에는 경우에 따라 각 음보에 한 음절이 가감될 수 있다. 스페인어 번역에서도 고유명사 등 극소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시조 음절수를 지켰다. 원문 시조는 3행으로, 스페인어 번역은 편집상 6행으로 배열했다. 이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시조를 가장 시조답게` 알리고, 누구나 시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시조는 우리 조상들이 창시해 천 년 이상 이어져 온 우리 고유의 문학으로, 한국문학의 자랑"이라며 "이번 작품집이 우리 시조의 세계화에 크게 이바지함과 동시에 세계인들이 시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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