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와 호흡기질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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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계속되는 기침으로 한 달째 병원을 찾고 있다. 감기약을 처방받아 약을 먹어보아도 소용없었다. 생각해보니 수년 전부터 봄이 되면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씨는 각종 검사를 받은 후 천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봄철이 되면 황사현상으로 인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 악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황사가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나문준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황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봄은 꽃가루와 황사, 미세먼지 등으로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을 괴롭힌다. 호흡기질환은 대기오염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 자동차의 매연 등은 천식, 기관지염,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안질환이나 피부질환 등 다양한 질환들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5㎛ 이하 미세먼지는 폐에 침착이 쉽게 일어나고 여러 염증물질들이 분비되면서 기관지의 점막이나 폐에 손상을 입힌다. 또한 각종 중금속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노약자와 임산부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 현상은 국내에서 매해 3-5월 발생하는데, 황사 지속 일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황사의 주성분은 미세먼지로 10㎛ 이하의 작은 입자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쉽게 통과해 폐포 깊숙이 자리 잡는다. 황사는 각종 호흡기질환,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고, 눈이나 피부에 영향을 줘서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 피부 질환도 생길 수 있다. 미세먼지와 함께 건조한 날씨가 동반되기 때문에 호흡기계 방어 기능이 떨어지게 돼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황사로 인해 호흡기질환이 발생했을 때 증상으로는 기관지, 코와 목에 건조함을 느끼게 되고, 목이 칼칼하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가 증가할 때는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외 활동·운동=외부에서 활동할 때는 가급적 코를 통해서 숨을 들여 마시는 것이 좋은데, 코 점막이나 코털에 의해 먼지를 걸러내 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외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호흡량이 증가해 먼지가 폐로 들어갈 가능성이 많기에 황사가 심할 경우 야외운동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노인이나 어린이,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황사의 미세먼지가 폐에 침착하면서 기관지나 폐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비교적 건강한 사람보다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기관지가 이미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경미한 염증일지라도 기침이나 가래, 호흡 곤란과 같은 호흡기적 증상이 흔하고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황사와 만성 폐질환=만성 폐질환 중 하나인 천식은 기관지가 예민해진 상태를 말한다. 천식환자들은 평소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감기에 걸리거나 대기오염이 있는 경우 기관지에 쉽게 염증이 일어나 기관지가 좁아지게 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황사가 심한 시기에 기침이 오래가거나 호흡 곤란을 느끼거나 혹은 숨소리가 쌕쌕거린다면 혹시 천식이 있는지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천식 발작이 심하면 기관지가 막혀 호흡부전증에 빠지게 되기도 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이나 여러 가지 유해물질 등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다. 기관지가 만성적으로 좁아지거나 폐포가 터져 폐기종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지속적으로 흡연을 하게 되면 점점 악화돼 기침·가래와 함께 결국 호전되지 않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나타난다. 주 발생 원인이 흡연이지만 공해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평소에도 만성 기침과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하지만, 황사가 심해지면 좁아져 있는 기관지에 염증까지 생겨 증상이 더 악화된다. 폐기능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먼저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장진웅 기자·도움말=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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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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