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 표류기(민연기 지음·성신미디어·320쪽·1만 5000원)

흔히 현재 시기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부른다. 우리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네 번째로 중요한 산업 시대를 역사의 파도 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TV나 인터넷을 통해 이미 익숙해진 용어와 기술들을 혁명이라는 단어로 거창하게 부르기에는 머리에 직접 와닿지 않고 부족하게 느껴진다. 4차 산업 혁명은 물리·생물학·디지털적 세계를 빅데이터에 근거해 통합시키고 경제·산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을 통칭한다. 기술의 발전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삶의 질은 자연스럽게 높아졌고 그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 역사적인 시기를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워졌다.

저자는 우리가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에 넋을 놓은 사이, 4차 산업혁명이 스마트폰을 타고 혁명의 실마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정보를 무한히 연결하는 스마트폰에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낼 수 없게 됐고 `타슈`와 같은 개인형이동장치를 타며 네 것도 내 것도 아닌 `공유경제`를 알게 모르게 실천하고 있다. 심심할 때 날리는 작은 드론이 장난감 이상으로 어떤 능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도 한다. 제테크를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거래소에서 사고팔긴 하는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통장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도 예상할 수 없다. 일상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기기를 단편적으로 체험하면서 이 기술들을 이해하지 못해 언젠가 도태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늘 우리의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불안감을 씻어준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어렵고 현학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각각의 기술이 발전하게 된 계기와 현재를 비추며 앞으로 어떤 방향성으로 미래를 바라봐야 할 것인지 알려준다. 어제와 오늘, 기술 발전으로 일어났던 사건에 인류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보면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미래 기술 표류일지`는 아날로그라는 물을 떠나 4차 혁명이라는 망망대해에 정처 없이 떠다니는 현대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돼줄 것이며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할 기회를 줄 것이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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