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3기 이상 진행후 발견

김철중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철중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난소암은 여성 생식기 암 중 자궁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병한다. 유방암과 자궁암과 달리 난소암은 생소하지만 무엇보다 치명적이다. 자궁경부암은 건강검진과 예방백신이 보급되면서 점차 감소하지만 난소암 환자는 늘고 있다. 난소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대부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발병 후 5년 생존율이 40%가 채 되지 않는다. 김철중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난소암에 대해 알아본다.

◇난소암은= 난소는 자궁 양측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생식 기관으로 월경주기에 따라 배란 및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다. 난소에는 여러 종류의 종양이 생길 수 있다. 난소암은 발생 조직에 따라 상피세포암, 배세포종양, 성삭기질종양으로 구분한다. 이 중 난소 상피세포암이 전체 난소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50-70대 여성에게 발생하는 난소암은 발생 원인이 확실하지 않지만 위험인자로는 가족력, 불임이나 미출산 여성, 초경 및 폐경, 식습관 등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에게 발생율이 높고 많은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빈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난소암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거나 모호하다.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환자도 난소암이 커지면서 배가 더부룩해지거나 소화가 잘 안되면 암을 의심하기보다 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확실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난소암의 70% 이상이 3기 이상 진행됐을 때 발견된다. 질병이 진행되면 복수에 의한 복부팽창, 복부통증, 잦은 소변이나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진단·검사= 난소암의 확진은 수술 중 얻어지는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지지만 수술진행 이전에 난소암이 의심되는 병소가 있는 경우 질병의 진행정도와 주변 기관으로의 전이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한다. 처음 진료 시에는 우선 질식 초음파를 시행해 종양의 외형적인 모양이나 크기 등을 확인한다. 난소암에 대한 민감성을 가진 종양표지 혈액검사(CA-125)를 시행하게 된다. 이후 질병의 진행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포함한 영상진단과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법은 없다. 선별검사로 골반내진, 종양표지 혈액검사(CA-125), 질식 초음파 검사 등의 방법을 병용하는 게 가장 유용하다. 난소는 대장 및 직장과 밀접한 위치에 있어 암세포 침입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직장 내로 직접 내시경을 투입해 내부를 관찰하고 필요 시 조직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간혹 난소의 악성종양이 소화기계(위,대장 등)의 병소와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 위내시경 등을 추가로 한다.

◇치료= 가장 기본이 되는 수술은 자궁절제 및 양측 난소난관절제술이다.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하는 이유는 암이 양쪽 난소에 동시 발병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육안으로는 정상으로 보이는 난소도 수술 조직검사 결과, 63% 암전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궁 장막과 내막도 잠재적 전이 장소가 되며, 동시에 자궁내막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궁적출술을 함께 시행하게 된다. 난소암의 정확한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선 복강 내 림프절이나 복막에 있는 대망을 함께 절제하기도 한다. 병세가 진행된 난소암은 종양이 크다. 복강 내 장기와의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종양 전체를 제거하지 못하고 잔존병소가 남게 된다. 이 경우 최대한 많은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준다. 치명적인 난소암도 초기에 진단받은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0-90%까지 상승한다. 정기 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자궁경부암 검진 시 난소암 검진도 같이 받는다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난소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식이나 인스턴트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모유수유는 12개월 이상 충분히 오래 하고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난소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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