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의 미래에 기대를 건다. 자녀가 건강하고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 부모의 자녀 교육 방법은 배우기보다 깨우친다. 깨우친 부모는 자녀가 장래를 생각해 스스로 옳게 판단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자녀의 방은 누가 청소하는가? 혹시 부모가 청소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녀교육의 출발점을 다시 생각해 보자. 자녀의 방을 청소해 준 덕분에 자녀의 효심이 도타워지고 인성이 좋아졌을까. 청소하는 시간에 공부하라고 청소를 해준 덕분에 성적이 오를까. 청소해 주지 않으면, 자녀의 공부 시간이 줄어 성적이 떨어질까?

부모가 자녀의 방을 청소해 주는 것은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스스로 청소할 때와 방법을 생각할 줄 모르고 큰다. 주체적으로 청소에 대한, 깨끗함에 대한 판단 경험조차 얻지 못하고 의존하게 된다. 성장해서도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쉽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어렵다. 어릴 때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할 일, 가장 쉬운 일이고 기본적인 것이 청소다. 자기 방을 청소하지 않는 아이들로 키우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마스다 미츠히로는 <청소력>이란 책으로, 맥레이븐 제독은 <침대부터 정리하라>에서 청소라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를 강조한다. <소학>은 첫머리에서 아침에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소제하라` 가르친다. 청소하라는 이야기다. 독자 중에는 유학을 들먹이니, 고리타분하다 여길 수 있다. 소학을 가르쳤던 조선 시대 지식인의 품격을 당쟁이란 범주에 넣고 비난만 해선 안 될 일이다. 남들이 다 버려도 취할 것이라면 취해야 한다. 현대의 기준으로 과거의 사상을 비난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유교 사상이 가진 시대적 제한을 유교의 결정적 오류로 몰아붙이고 가치도 없는 것으로 비난하지는 말자.

독서를 통해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무엇인가 알아야 한다. 일어나면 청소하는, 자기 방은 자기가 청소하는 평범한 일상을 정성스럽게 쌓아나가야 한다. 작은 것부터, 가까운 것부터 실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공부라는 한쪽에만 치우치고 주변 청소도 못 하고 크면, 자녀를 곤궁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교육은 청소하기부터 시작하자.

독서로 말하라 著者. 북칼럼니스트 노충덕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