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에서는 고추냉이를 곁들여 먹으라고 내주었다. 기름진 음식과 고추냉이의 알싸함에 매료되어 더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7번에 와사비(わさび) 추가요.`란다. 또 얼마 전 여행으로 다녀온 지역에서는 `회전교차로`가 꽤 많이 있어 운전하는 데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이를 두고 동행한 이가 `아직도 로타리(Rotary)가 많이 있네.`라는 혼잣말에 괜스레 낯이 뜨거워졌다.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필자의 단상은 흐름에 맞지 않는, 견문이 좁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사회 형편을 잘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것은 나처럼 경제에 문외한 사람도 알 수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일본 제품은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의견과 사태 이전에 제품 구매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전자의 입장은 강력하게 대항한다는 의견을 주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한편, 후자의 경우는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구매한 수천만 원의 차를 버려야 하나? 혹은 일본 요리를 하는 곳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가? 등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관한 결정은 개인의 주체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만 양측에게 나지막이 그리고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말은 돈이 들지 않으니 얼마든지 바꾸셔도 좋습니다."
박원호 한남대 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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