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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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手足口)병은 질환의 명칭과 같이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는 비교적 흔한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증상이 매우 특징적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혹 손과 발에 생기는 물집의 숫자가 매우 적거나 물집이 아닌 작고 붉은 일반적인 발진이 생기게 되면 파악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수족구병은 여름부터 이른 가을에 걸쳐 유행을 하지만 해마다 유행 기간에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보건원의 실험실 표본감시와 개인 소아청소년과 중심의 자발적 표본감시에 의하면 2014년 및 2015년의 유행은 4월에 시작해 12월까지 유행했다. 2016년 또한 4월부터 시작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행시기에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 보육시설 중심으로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며, 동일한 지역 사회에서도 발생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수족구병에 잘 걸리는 연령층은 10세 미만인데, 특히 5세 미만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유행 시기에는 병에 걸린 적이 없는 청소년, 성인에서도 가족 내 환자나 긴밀한 접촉을 한 소아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옮아서 병에 걸릴 수 있다. 성별에 따라 병에 걸리는 비율은 대체로 동일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수족구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014년 335만 347명, 2015년 18만 4840명, 2016년 45만 3879명, 2017년 21만 2765명 등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10세 미만에서 환자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남성 0-9세 수족구병 환자는 11만 305명으로, 전체 남성 환자(11만 2617명)의 97%를 차지했다. 여성 0-9세 환자 또한 9만 7388명으로 전체(10만 148명)의 97%를 기록했다. 반면 80세 이상에서는 남녀 모두 10명 미만의 환자가 나와 큰 대조를 이뤘다.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다. 장바이러스는 `폴리오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등으로 구분되는데 주로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콕사키바이러스는 혈청형에 따라 A군, B군으로 나뉘며 각 군은 성질에 따라 수십 종의 바이러스로 구분해 숫자로 표시된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이며 이 외에 콕사키바이러스 A5형, A7형, A9형, A10형, B2형, B5형 등에 의해 발생한다. 2009-2013년 국내에서 유행했고, 과거 대만과 중국에서 유행한 `장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뇌염과 같은 사망도 초래할 수 있는 예후가 좋지 않은 신경계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되는 특징이 있다.

수족구병의 피부 발진은 주로 3-7㎜의 크기로 손등과 발등에 생기지만 손바닥, 발바닥, 손발가락 사이에도 흔하게 생긴다. 대개 증상이 없지만 누르면 약간 아프거나,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발보다는 손에서 더 흔하다. 이 같은 발진은 처음에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작고 붉은 일반적인 발진과 비슷하지만 곧 물집으로 변하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몸통, 사타구니, 엉덩이 부분까지 발진이 넓게 생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부위의 발진은 물집보다는 일반적인 발진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간혹 손과 발의 발진 없이 입의 물집만 생기

는 수족구병도 4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기도 한다.

수족구병의 물집은 대개 별다른 치료 없이 1주일 이내로 자연히 사라진다.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에 의한 감염의 경우 열, 두통, 구토, 요통 등 증상이 특징인 바이러스 뇌수막염이 생겨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족구병의 또 다른 원인 바이러스인 장바이러스 71형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면 일반적인 바이러스 뇌수막염 이외에도 더 심각한 뇌염이나 소아마비와 유사한 마비와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어린 소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더욱 심한 경우에는 뇌간 뇌염, 신경인성 폐부종, 폐출혈, 쇼크 등이 생겨 갑작스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유철우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개 손발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또 부모들은 아이들의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몸에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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