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사회적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며칠전 지방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가 턱뼈가 깨지고 두 귀가 잘린채 털이 불에 그을려 있고 눈에는 고름 가득한 채 구조되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화단을 헤집고 다녀 화초를 망쳤다며 피해사례등을 언급하며 독극물등을 이용한 길고양이에 대한 테러방법이 올라오는등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와 함께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캣맘에 대한 혐오증과 비난을 서슴지 않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얼마전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며 60대 캣맘을 폭행해 중상에 빠뜨린 30대 남성이 입건되기도 해 길고양이에 대한 논란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길고양이란 도시나 주택의 주변에서 사람의 보호없이 자연적으로 번식하며 살아가는 고양이를 말한다. 길고양이는 주인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항상 먹이와 거주지가 불안정해 도시의 주변에서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을 진행하고 있다. TNR사업이란 Trap(포획), Neuter(중성화), Return(방사)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길고양이 처리 방법이다. 길고양이는 보통 1년에 2회나 3회정도의 발정을 하고 한번에 4-5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보통은 일생동안 대략 25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아 중성화 수술이 진행되지 않으면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길고양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살펴보면 우선 지역주민 사이의 갈등이다. 길고양이의 개체를 줄이려는 일부 주민들은 중성화 수술을 한후에 다시 놓아주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살처분해 개체수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가족처럼 돌보는 `캣맘`은 일정하게 먹이를 줄수있는 장소를 마련해 줄 것을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어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길고양이로 인한 불편을 느낀 지역주민들은 캣맘에 대한 정신적 물리적으로 고통을 주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들은 길고양이의 개체수 증가원인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어 발생한 것이라 생각해 폭언과 폭행은 물론 밥을 주는 것을 반대하는 서명운동과 집회까지 열리는 등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반려동물로 인한 사람사이의 갈등으로 이미 반려동물 문화의 갈등이 사람들의 생활사이에 깊숙히 파고 들어왔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직접적인 피해도 문제이다. 먹이가 부족한 길고양이는 활동반경을 넓히게 되고 이 과정에서 도로 등을 무단으로 횡단하면서 로드킬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한 야간 교통사고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먹이의 부족으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에 접근해 골목을 지저분하게 하며 냄새를 유발하게 하거나 화단 등에 배변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서로의 영역싸움과 발정음 등에 의한 소음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도 발생한다.

중성화 수술사업은 지속적으로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세밀한 관리지침이 부족해 표준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중성화 수술 시행 후에 방사하지만 방사후의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 지고 있지 않아 생존율이나 재정착률 등이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와 같이 중성화 수술에 대한 허위 수술비 청구가 있어 신뢰에 손상을 주는 경우도 있어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 책임있는 캣맘의 활동도 중요하다. 중성화를 하지 않는 단순한 먹이주기와 보호는 지양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은 개체수의 증가 원인을 제공하는 행동을 본인이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위생적인 관리와 분뇨처리는 물론 중성화 수술에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중성화수술은 개체수의 감소에 절대적이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을 모르는 시민이 많이 있어 중성화 사업이 무엇이며 이로 인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 또한 길고양이에 대한 갈등을 가진 사람들의 조화를 위한 다양한 홍보캠페인과 교육도 필요하다. 더불어 현재는 선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물등록제에도 고양이의 등록을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

고양이는 오랜기간 동안 우리 곁에서 생활해 왔으며 동양에서는 소중히 다루도록 인식되어온 신성한 동물이었다. 일본여행을 하다보면 마네키네코라는 행복을 주는 복고양이를 쉽게 볼 수있어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해 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지금의 우리의 길고양이 문제는 결국 우리가 만든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길고양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주영(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