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성했던 나뭇잎 들은 흐르는 세월 속에 한 잎 두 잎 낙엽 돼 떨어져 지천에 딩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하는 지난 주말, 석남성결등산동아리에서는 가야산으로 산행을 했다.

가야산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있는 평야 지와 구릉 지대가 넓게 펼쳐 보이는 충남 서북부에 위치한 678m 산으로 서산시와 당진시 그리고 예산군과 홍성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계곡을 따라 산에 오르니 일락사 밑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유수불부회(流水不復回)`. 즉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 않는 다`는 뜻으로 우리는 무상한 세월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삶이 가장 큰 축복이며 감사라고 생각했다.

감사는 헬라어로 `유카리스툰테스`라고 하는 것인데 `좋다와 은혜 받았다`의 합성어다

인생에게 베푸신 좋은 은혜의 산물은 바로 감사라는 것이다. 감사하는 인생을 만족스럽게 한다.

우리는 늘 행복한 삶을 누리고만 살 수는 없다. 우리는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지만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다면 그것은 감사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석남성결 등산 동아리 회윈 모두도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사는 회원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잠시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 모두는 그날의 승리의 찬가를 부르자고 다짐했다. 우리 인생은 41.9 m의 마라톤과도 갔다. 가야산의 산세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지만 낙엽이 떨어져 많은 가랑잎이 쌓여 있어 매우 미끄러웠으며 잠시라도 한 눈을 판다면 미끄러지기 십상이었다. 521m 일락산 정성에서 일행은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우연히 신법무사를 만나 일행이 준비해온 도토리묵을 나눠먹으며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교제를 나눴다. 그리고 그때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커다란 흰색의 진돗개 한 마리가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우리들 앞에 나타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꼬리 말린 진돗개는 자기 영역을 표시하며 우리 주위를 맴돌고는 얼마 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계속해서 여기서 약 1㎞ 정도뿐이 남지 않은 석문봉을 향했다. 가는 길에 재경서산산악회가 2010년 7월에 -아라메길에 부침- 이라고 쓴 산(山, 김승재)이란 시비를 만났다.

`나 오늘, 바람이 되리

무거운 것 다 떨치고 훌훌

한 줄기 바람이 되어 山으로 가리

나무에게 가면 나무처럼

솔새에게 가면 솔새처럼

우쭐대기도 하면서

재잘대기도 하면서

바위를 만나면 바위 품에서

꽃밭을 만나면 꽃그늘에서

나비잠 꽃잠 잠도 자면서,

나 오늘, 꿈꾸는 바람이 되어

훨훨 훨훨 山으로 가리`

참으로 아름다운 시가 아닌가 생각했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은 항상 유람선만을 타는 것은 아니다. 나라와 가정의 파수꾼으로 살면서 그날의 승리의 찬가를 불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만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해발 653m의 가야산 석문봉을 뒤로하고 하산했다. 오후 2시 해미 모 식당에서 보리 비빕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석남성결 등산동아리 회의를 가졌다. 그간 3년 동안 회장으로 임기를 마치는 나에게 총무님께서 금일봉을 주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나는 인사말을 통해 "회원 여러분! 지난 모든 세월을 돌아보아도 그 어느 것 하나 여러분의 손길이 안 미친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잘 회장직을 마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고, 조언해 주시고 보필해 주신 총무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와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식사비는 제가 내기로 하겠습니다. 비록 소찬이지만 맛있게 드시고 편안히 집에 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식사와 회의를 마치고 모두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오늘 하루의 좋은 추억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다짐했다.

최병부 (사)한국예총 서산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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