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주에 다른 경기가 시작됐다. 배구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 팀이 불참하는 바람에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칠레해군팀의 도움으로 공을 받고 넘기고 하는 기본적인 기술을 익히고 있었는데, 준결승 상대가 칠레 공군이라는 연락을 받고 많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칠레 공군은 상주 인원만 98명에 달하는 최강팀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서 칠레 공군팀과 준결승 경기를 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패배였다. 짧은 시간에 기술과 체력을 겸비한 칠레 공군팀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쉽지만 심기일전해 3-4위전에 대비, 다시 연습에 돌입했다. 3-4위전은 칠레 공항관제소 팀과 경기를 했다. 1세트는 아쉽게 내주고 2세트는 사력을 다해 이길 수 있었다. 2세트를 이기고 대원들 모두 흥분하고 고무된 마음으로 3세트 경기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2세트 승리의 여세를 몰아 리드를 했지만 차차 힘이 고갈되면서 결국 2대 1로 패배하고 말았다. 비록 아쉽게 경기에 패배 하였지만 주변기지들로부터 결승전보다 더 재밌는 경기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우리 팀의 노력하고 단합된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줄다리기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대회에 참가하기 전 기지 내 체육관동에서 경기기술을 익히기 위해 몇 차례 줄다리기 연습을 했다. 첫 경기는 중국팀을 상대로 손쉽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남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내리 패배하고 말았다. 짧은 시간에 익힌 잔기술만 가지고는 몸집이 크고 힘센 남미팀을 이길 수는 없었다. 마지막 경기는 호줄 던지기이다. 배를 육지에 고정하기 위해 호줄을 멀리 던지는 것에서 착안한 경기인데, 실제 경기에서는 줄에 추를 달아 힘과 기술이 없으면 멀리 던 질 수 없었다. 해군에 복무하면서 여러 번 호줄을 던져본 경험이 있고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 체력을 겸비한 해상안전대원이 선수로 참가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우리팀이 2위를 차지했다. 출전 종목 중 가장 좋은 결과였다. 바다의 달 기념 체육대회에 참가해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연습하고 경기하면서 대원들의 단합된 모습과 잠재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정말로 의미 있는 자리였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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