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를 야단칠 때 잘못되라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메시지보다 부모님이 화를 내는 모습이 더 크게 보인다. 부모님이 하시는 말의 내용은 다 사라지고 화난 모습과 감정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다. 메시지의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는 모습을 더 쉽게 학습하게 된다. 거울신경 때문이다. 언어로 전달되는 내용은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거울신경은 거울이 비춰주듯 무의식적으로 즉각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거울 신경회로는 타인의 행동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행위를 나의 운동 계획과 비교해 실행으로 바꾸는 과정을 쉽게 해줌으로써 타인의 행동에 대한 모방을 가능하게 한다. 거울신경 덕분에 공감과 모방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거울신경은 한 사람의 주관적 세계와 다른 사람의 주관적 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셈이다. 이러한 능력은 인간의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어 준다. 라마찬드란은 거울신경을 두고 아이들은 "활쏘기와 곰 가죽 벗기는 설명을 들어서보다는 엄마와 아빠가 직접 하는 것을 보고 훨씬 더 쉽게 배운다"고 말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도 거울신경의 탁월한 학습능력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인기드라마의 주인공이 입은 옷이나 액세서리가 불티나듯 팔린다는 소식을 접하곤 한다. 우리의 거울신경의 작용 덕분이다. 그러나 거울신경에는 어두운 측면도 있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캐릭터나 주인공이 등장하는 거의 모든 비디오 게임에서도 폭력여부를 떠나 거울뉴런이 강력하게 개입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을 보면 그것도 모방하는 것이다. 어린시절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가장 영향력 있는 삶의 주인공들이다. 그래서 자녀들을 양육할 때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가 해주는 말보다 보여주는 모습이 배움에 더 결정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자녀들은 거울뉴런체계를 바탕으로 부모님의 삶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삶의 청사진을 무의식 중에 그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녀들은 이 순간에도 부모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는지,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삶을 어떤 자세로 대하고 있는지 등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