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상계리 이경숙 할머니 10년째 청소·식사 봉사활동
충북 옥천군 옥천읍 상계리서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터줏대감 이경숙(77) 할머니가 주인공.
이경숙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봉사정신으로 친구들과 마을주민들의 고된 일도 도와주고, 심부름도 곧잘 해낸 똑순이로 통했다. 12년 전 남편이 사망한 후 본격적으로 마을경로당을 찾아 점심, 저녁식사를 도맡아 했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청소, 식사 등을 챙겼다. 평균 연령 80세인 할머니 10여 명이 모여 있는 경로당에서는 이경숙 할머니가 제일 막내다.
이 할머니는 보리밥, 국수, 부침개, 수제비 등의 솜씨로 다른 언니할머니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인기가 좋다.
이 할머니는 "많은 재료로 고급진 요리는 아니지만 텃밭상추, 부추 등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정성껏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금씩 들어가는 음식재료비는 가끔씩 할머니들께서 십시일반으로 내주고, 자식들이 사 줄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또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밑반찬 서비스, 병원진료 등을 읍사무소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을에 아픈 주민이 있으면 죽, 반찬 등을 직접 만들어 주고, 농번기에는 마을주민들의 농사도 도우며, 애경사에도 찾아가 가족처럼 힘든 일 기쁜 일을 함께 나누고 있다.
경로당에서 절친으로 통하는 김연순(79) 할머니는 "이 곳 경로당에서는 이씨가 제일 나이는 어리지만, 엄마라고 부른다. 밥도 챙겨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나타나 도와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남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몸이 튼튼해야 한다"며 몇 년 전부터는 수영을 배워 건강도 챙기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같은 마을주민들을 돌봐주는 `9988 행복지키미`로 동네 8가구 노인들을 전담해 일주일 2-3회 한 달에 30시간씩 안부방문과 건강상태 확인, 말벗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요즈음은 메르스 확산방지로 경로당 할머니들이 집에만 있어 전화로 안부를 묻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내 생활에도 생기가 돈다. 체력이 허용되는 한 마을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경숙 할머니는 지난 8일 2015년 충북 모범도민상에 선정돼 상패를 받기도 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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