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머리 명인 손미경 한국여인사박물관장 "전통문화 영화세트장 메카 세종에 만들 것"

세종시에서 한국여인사박물관을 운영하는 손미경 관장이 가체를 정돈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세종시에서 한국여인사박물관을 운영하는 손미경 관장이 가체를 정돈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상고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여인의 발(髮)자취를 되짚어 온 한 여인이 있다.

한국전통 고전머리를 시연하기 위해 한 평생을 바치고 있는 장인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여인의 머리털을 `시대를 반영하는 기록물`이라고 칭한다.

세종시 조치원읍에서 한국여인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손미경 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고전머리협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손 관장은 국가표준영정 3인의 인물에 대한 가체를 재현했다. 5만 원권 지폐 속 인물인 신사임당부터 진주 논개, 제주 만덕의 가체를 재현한 국가적인 인물이다.

손 관장은 "여인의 삶은 미(美)를 좇는 것"이라며 "수많은 인물들의 가체를 재현하는 일은 그 시대의 생활문화, 환경과 신분을 되새기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여섯 남매 중 막내였던 손 관장은 유년시절 힘겨운 삶을 살았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진학을 꿈 꿀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용사 자격증을 딴 이후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그녀가 찾은 곳은 충무로였다. 손 관장은 "19살 되던 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대한민국 최고의 미용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면서 "영화계에서 등장인물들의 머리를 만지는 힘들 시기, 야간대학까지 다니며 그 시절을 견뎌냈다"고 옛 시절을 회상했다.

손 관장의 입지는 굳건해졌다. 한국 여인들의 한와 삶을 엿볼수 있는 뽕, 산딸기를 시작으로 2000년대 명작인 왕의 남자, 궁녀 등의 작품 속 여인들의 분장과 머리를 총괄하는 경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고전머리 시현 및 전시를 13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전국 한국고전머리연구소 39개소를 설립했다. 문화부 장관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한 손 관장이 배출한 제자들만 해도 수 천명에 달한다.

손 관장은 "유년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 속 여인들의 머리모양을 떠올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시작이었다"면서 "고전머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보여지는 대표적인 전통문화"라고 말했다.

한국여인사박물관에는 수많은 여인들의 가체가 자리잡고 있다. 가체 뿐만 아니라, 여인들의 장신구부터 한복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한국전통의 미를 엿보기 위해 연간 3000여 명에 달하는 중국인 관람객과 고전머리를 연구·학습하는 전문인과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궁중의상 입어보기 체험부터, 영화현장 실무고전머리 학습 등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손 관장이 세종시를 선택한 것은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세종에 발을 딛고, 세종대왕의 왕비는 어떤 머리를 했을까 떠올렸다"며 "세종의 역사를 재현하고, 미래를 향해 가는 세종시에 대한 역사의 기록을 하고 싶어 여인사박물관의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광성을 더욱 높일 계획을 지니고 있다. 세종지역을 한국 여인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영화세트장의 메카로 만들고 싶은 꿈도 꾸고 있다.

세종에 터를 잡은 이후 벌써 수많은 전시회를 열고 있는 중이다. 그를 오랫동안 바라본 지인들과 제자들은 손 관장이 인간문화재로 지정돼야 마땅한 인물이라는 목소리까지 높이고 있다.

손 관장은 "새로운 신도심에서 큰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고전머리의 발자취가 반영돼 전통의 소중함을 빛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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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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