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북소방서 2층 복도에는 '발화유시(發火有時)'란 글이 적혀 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구절로 뜻을 풀이하면 "불이 쉽게 잘 붙는 알맞은 때(시간,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화재가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중요하게 새겨들어야 할 표현이다.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관도전쟁은 원소가 군사 대부분을 전방에 나가 싸우게 하고 후방의 보급창고를 소홀히 경계하다가 조조군이 식량창고에 불을 질러 원소군대가 보급자원을 잃고 전쟁에 패했으며 적벽대전에서는 배 멀미가 심한 조조군이 모든 배를 쇠사슬로 묶어(연환계), 육지처럼 쓰려 하다가 유비의 화공
천고마비 계절을 맞아 연암 박지원을 만나려 한다."하늘과 땅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끊임없이 새 것을 낳고 해와 달은 오래되었지만, 그 빛은 날로 새롭다. 만물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함으로 우리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연암의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만나려 한다.연암은 1737년 서울 서소문 밖에서 박사유와 함평 이씨 사이에서 태어난다. 그는 5대조 할아버지가 선조 부마(駙馬)로 노론 벽파 명문가 출신답게 문장력이 뛰어나 과거시험을 통해 입신양명(立身揚名)했으면 하는 가문으로부터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과 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이 찾아왔다. 이 계절에는 독감 예방 주사도 맞고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트윈데믹을 염려해야 하는 시기이다.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2년에 1번씩 반드시 해야 하는 국가건강검진은 나라에서 지원하는 건강검진이다. 의료복지적인 측면이 점차 강화돼 사회적 기회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선진국형 제도임에 틀림 없다.우리가 육체적인 질병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신적인 측면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필자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2년에 한 번씩 정신적인 상태도 점검받으세요"라고 말한다. 혹자는
두산 백과사전에 따르면 "랜드마크"란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지형이나 시설물을 뜻하며 최근엔 그 의미가 더욱 확대되어 건물, 조형물, 문화재, 지형 등과 같이 어떤 곳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의미를 가질 때 랜드마크라 부른다.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여신상, 도쿄의 도쿄타워,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샌즈,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등이 유명한 랜드마크라 불리고 있다. 침체된 도시에 새롭게 활력을 불러 일으킨 예도 있다. 스페인 북부에 있는 빌바오시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미술관을 개관하였는데 그 미술관은 독특한 외
올해 대전·충청지역의 건설업 사망사고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전·충청권 건설 현장 사망사고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16명) 급증했으며, 이달 들어 중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4건의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안전 수칙을 준수하며 작업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기본적인 안전관리조차 이행되지 않아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건설 현장이 상당수 존재한다.10월은 겨울철을 대비해 작업을 서두르면서 사망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남은 기간 건설 현장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첫째,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2000년은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다는 들뜨고 희망찬 해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러나 같은 해에 전문가 집단 외에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훗날 대한민국의 미래에 커다란 화두를 던진 통계자료가 발표되었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를 넘는 고령사회가 시작되었다는 자료였다. 2022년 9월 현재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인구대비 17.8%인 915만 6000여 명이다. 2025년에는 노인인구가 1000만 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충청남도의 경우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이미
우리나라는 350개 국가 공공기관이 있다. 국가 공공기관이란 중앙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운영되는 기관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년 지정한다. 2021년 기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공기업 36개·준정부기관 94개·기타기관 220개가 운영되고 있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충남을 중심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최근에 정부 공공기관 유치전을 뜨겁게 벌이고 있다.충남의 경우 2020년 10월 혁신도시로 지정되어 공공기관 유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전이 완료된 153개를 제외한 나머지 19
얼마 전인 2022년 5월 국민연금공단은 제도 시행 34년 만에 '수급자 6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2020년 4월에 500만 명을 넘은 이후 2년 1개월 만에 600만 명을 돌파했다.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해 가며 수급자수 뿐만 아니라 지급되는 연금액도 늘고 있다. 2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 수는 110만명, 이들의 평균 연금액은 97만원으로 추산되며, 지난 3월 기준 매월 2조 6,000억원의 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되고 있다.2021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살펴보면 노후준비 방법으로 60.9%의 국민이 국민연금을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진에 안전한 나라는 아니다.지난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었고 그 다음 해 2017년 11월에는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나 사상 초유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일이 있었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매년 5회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적게는 70회, 많게는 200회 이상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지진이 발생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갑작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
"교수님 이제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힘들 거면 시작도 안 했을 겁니다. 입원 안 합니다."원망 어린 눈초리로 나를 한번 쏘아보더니 한동안은 연락도 받지 않는다. 결국 항암치료를 계획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멈춰야 했다.항암치료가 중단된 것 말고도 더 큰 문제는 환자가 가지는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함께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항암치료는 더 이상 하지 않을 테니 정기적인 진료는 필요하다는 말도 이제는 듣지 않는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전까지 이 환자는 소위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환자였다는 사실이다. 어려운 수술을
2021년은 '경찰 대변혁의 해'였다. 수사권 개혁, 자치경찰제 시행 등으로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커짐에 따라,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국민이 바라는 경찰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업무에 대한 전문성, 정확한 판단력과 추진력, 그리고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갖춘 경찰관이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덕목보다 우선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 바로 '청렴성'이다. 경찰의 청렴성은 국민들이 경찰을 신뢰하는 기초이자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이에 경찰은 청렴·반부패 분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반부패협의회를 발족하
올해 여름의 화두는 이상기후였다. 추석이 훌쩍 지난 9월 중순에도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계속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지며 평소와 다른 날씨가 찾아왔다. 11년 만에 발생한 9월 폭염에 많은 이들은 실외수영장을 찾았고, 때아닌 '갑분더위(갑자기 분위기 더위)'를 맞아 콘서트와 페스티벌 등 야외 활동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강우의 흐름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 여름 비의 절반은 장마가 끝난 뒤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남부지방에선 가뭄이 계속되기도 했다. 두 지방 강수량의 차
책상에 앉자마자 전화벨이 울리고 수화기를 든다."안녕하십니까? 의료윤리사무국 김소연입니다.""여보세요? 거기가 연명치료 거부하는 거 하는 데죠? 그거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요?"2018년 2월 4일 시행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본원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및 이행을 하고 있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의 업무도 함께하고 있다. 필자는 간호사로 2020년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현대 의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소망인 생명연장의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왜 예산군에 의병기념관을 세우려는 걸까? 그 이유는 예산군의 의병역사를 살펴보면 곧바로 해석된다.반만년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최초의 의병은 예산군에 있었다. 바로 백제 부흥운동이다.대한민국의 민족주의 사학자 단재 신채호선생은 백제 부흥운동에 대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최초의 의병'이라 평했다.고려시대에는 몽고의 3차 침입이 있었던 1236년(고종 23년) 겨울, 몽고군이 공격해오자 예산군 대흥현 주민들이 임존성으로 들어가 견고한 방어를 하면서 성문을 열고 나가 싸워 적을 대파하여 결국, 몽고군의 3차 침
'진보 혹은 보수'라는 말은 굳이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이제 개인의 성향을 표현하는 가장 흔한 단어가 됐다. 복잡다단한 사회현상에 명확한 구분점은 없지만 개개인의 견해나 행동양식이 이런 이분법적 구분으로 결론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군요 혹은 진보적인 사람이군요 하는 식이다.암 치료에 진보 혹은 보수의 논리가 왜 나오는가?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암 치료의 역사 혹은 그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 교묘하게 비슷한 점이 많다. 암치료법을 이야기하면서 현재 검증된 최선의 치료법은 암덩어리와 주변의 림프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치료, 건강증진, 장기요양 등 모든 보험급여에 필요한 보험재정은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와 20% 한도의 정부지원금, 기타수입 등으로 충당되고 있다.그런데 건강보험료 정부지원 근거가 되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가 오는 12월 31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그동안 이 법 규정은 한시법으로 수차례의 개정을 거쳐 연장해 왔으나 올해는 아직까지도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2022년 말 종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정부지원이 종료 될 경우 당장 내년 1월부터 약 18%의 대폭적인
"오늘은 학교 가기 싫다"라는 말에 "네가 선생님인데…"라는 엄마의 대답을 보며 웃음이 '빵' 터졌던 광고가 있다.이에 부탄에서 제작된 영화 '교실 안의 야크' 스포일러를 하고 싶다. 여기도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학교 밖 세상, 즉 호주에 가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 도시의 청년 선생님이었다. 교원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그는 결국 근로 계약기간 1년을 채우기 위해 도심에서 차가 닿는 곳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을 8일 동안 걸어 인구 56명이 사는 허름한 학교에 도착한다. 운동장 끝에 있는 화장
조선의 15대 군주 광해군은 1623년 인조반정후 18년간 유배를 당해 위리안치(圍籬安置)되어 고립된 생활을 하다 절해고도에서 숨을 거두었고, 자산어보를 저술한 다산(茶山)의 형 정약전은 1801년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16년간 유배생활을 하다 조그만 섬에서 쓸쓸히 사망했다.유배형은 사형 다음 중한 벌로서 기한이 없는 종신형이기 때문에 형을 언도 받은 사람은 사면령이라는 임금의 은전이 없다면 평생 천리타향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생을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배지는 당연히 중죄인이 사는 지역으로서 공포와 절망의
추석이 코앞이다. 하지만 올해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 소식에 명절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기에 코로나19 재유행까지 겹쳐 벌써 올해 추석에는 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고 나니 올해는 여느 해보다 쓸쓸한 추석이 아닌가 싶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추석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생계 등 다양한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코로나19로 가족 간 만남이 제한돼 명절은 전화로 안부를 묻는 시대가 됐다.동구는 노인인구 비율이 20.4%인 초고령 사회인데다 동구 역시
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3조)를 위해 치안정책을 수립하고 범죄 예방활동을 하는 등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또한,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필자는 최근 경찰 정보 부서에서 추진 중인 '지역안전 예방정보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지역안전 예방정보활동'은 경찰이 외근활동 중 재난·안전 사고 위험요인이나 국가중요시설에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발굴하고 관계기관 통보·협의를 통해 개선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필자는 충청남도경찰청 공공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