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아이가 죽었다. 식탐이 많고 말을 잘 듣지 않아서였다. 평상시 말을 듣지 않는 아이의 손과 발을 투명테이프로 묶어두었고, 아이가 죽은 그 날은 벌을 주기 위해 투명테이프로 딸의 온몸을 묶어놓은 채 17시간 동안 집에 그대로 두었다. 아이는 죽었고, 부모는 시신을 불태웠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놀라게 하는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어김없이 정부는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 아동학대의 발견, 조사, 처벌 보호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단계적 대책을 이야기한다.황교안 국무
케네스 데이비스의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에는 미국헌법 수정까지 불러온 '금주법'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미국은 늘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는 것에 골몰해왔다. 이 멋진 땅에 인디언이 웬말이냐고? 쫓아버리면 되지, 텍사스를 갖고 싶다고? 멕시코와 전쟁을 벌이는 거야. 범죄 문제? 사형 제도를 다시 도입하면 되지. 나라의 도덕적 실책은 학교 기도식에서 바로잡아주면 되고, 인종차별 문제는 학생들을 바쁘게 만들면 해결되는 것이다. 정치가들이 제시하는 해답은 늘 너무나도 간단한 것 같다. 대중이 요구하면 여론의
우리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가 지났다. 이번 추석은 쉬는 날이 길어 직장인에게는 즐거운 추석이었다. 명절에 스트레스로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온 가족을 만나게 되어 기다려지는 즐거운 이도 있겠다. 필자는 대가족에서 유년기를 지냈다. 어릴 적 한가위와 설날 등은 온 친척이 한 곳에 모이는 중대한 행사였고 문중회의가 열렸다. 많은 문중의 친척들이 모여 여러 가지 토의를 했다. 어린 필자가 보기에는 대부분의 안건들에는 간단히 결론이 났지만, 간혹 쉽게 합의를 하지 못하는 복잡한 안건들도 있었다. 그러면 문중의 웃어른들께 안건에
장면 하나. 말기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첫 만남에서 '실험적 항암치료도 다 번거롭다, 조용히 책도 읽고 신문도 보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싶다.' '단 열흘,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가족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알아봐 달라'고 하셨다. 무척 고단해보였다. '나보다 당신을 더 잘 보살 펴 줄 곳이 어디냐'는 부인을 설득하여 가족 방문이 자유롭고 평이 좋은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하기로 하였다. 찡그린 환자분의 표정도 조금 나아보였다. 그러나 그날 저녁 자녀분들이 펄쩍 뛰며 반대했다. '어떻게 아버지를 그런 말도 안 되는 곳(아
2016년 9월 5일,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납치한 20대 남성 범죄자가 붙잡혔다. 그는 본인의 범죄를 사과하기 위해 납치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최씨는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과거 교도소에 수감된 전력이 있지만 전자발찌 착용 대상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신병력 치료를 받은 전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범죄자에 대한 위험성 내용을 덧붙였다.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미디어가 보이는 범죄사건 보도에 변화가 있다면 용의자 혹은 범죄자에 대한 정신질환 여부 혹은 정신 병력 치료 전력을 보도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는 기원전 4-5세기경 약 100년 남짓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기고 갑자기 몰락했다. 페리클레스의 민주정치,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철학, 히포크라테스의 의학, 소포클레스의 비극작품, 메난드로스의 희극작품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위대한 문화가 그리스 아테네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위대한 아테네가 갑자기 몰락했다. 도대체 왜일까? 아테네의 멸망원인을 하나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 멸망원인의 핵심적 고리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장 시급하고 합리적 정책을 시행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이 이번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 네 개를 모두 휩쓸었다. 축하할 일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양궁수준이 오랜 기간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게 된 이유는,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지존의 경지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기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양궁협회의 공정한 선발과 체계적인 국가대표 관리가 그 숨은 공이다. 협회는 외부의 압력, 학연, 지연 등을 모두 배제하고 온전히 실력만으로 국가대표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국가경영에 비하면 작은 단체운영이지만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협회와 선수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협력하여 지금 같은
70대 남성이 '여명이 6개월도 안 되는 말기 암'을 진단받았다. 환자는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히고 곧바로 부인과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다. 사망 한 달 전이었다.그 후 환자는 가정호스피스팀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서 통증을 조절하며 자신의 죽음을 준비해나갔다. 사별 후 부인이 너무 오래 슬픔에 젖어 지내지 않고 소일거리 삼아 일을 할 수 있도록 점포를 알아보고 계약을 해 두었다. 악필을 부끄러워하는 부인이 남은 평생 사용할 수 있도록 수십 장의 경조사 봉투에 기명도 해 두었다. 또 평소 바이올린 연주를 즐겼지만 부인을 위한 연주를 한
2012년 1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한 부장검사, 그는 비리 백화점이라 불리며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그로부터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2016년, 사람만 달라졌지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또 다시 고위공무원이 개입된 뇌물금품 사건이 언론을 시끄럽게 달구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 그리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건 말이다. 100억 원이 넘게 오고갔다고 하는데, 시민들은 의외로 조용하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이 터졌을 때 보여주던 집단적 고민과 반성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에
"누구든지 서 있는 자, 넘어질까 조심하라." 은행업, 모피업, 그리고 모피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백반(白礬:명반(明礬))산업을 한 손에 쥔 피렌체 르네상스의 주인공 메디치가(家)가 몰락한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중세 이래 약 350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메디치가는 로렌초 데 메디치(Lorenzo de' Medici) 때에 이르러 이른바 '돌보지 않는 캐시 카우(cash cow) 법칙'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로렌초는 겨우 17세에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재산과 교황청의 도움으로 중세 경제에서
깊은 숙면에 이은 깔끔한 기상으로 아침을 여는 것은 고단한 하루를 힘차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 상쾌한 아침을 맞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소소한 바람이며, 이는 보잘 것 없는 서민에게는 신의 축복이다. 이런 작은 축복은 행복한 하루의 조건이고 이런 즐거움이 종일 유지되어 잠들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이게 하루의 행복이다. 이렇듯 민초들의 행복이란 소박하다. 연일 공무원들이 앞 다투어 매스미디어를 메우고 있다. TV, 신문, SNS 등의 정보를 보지 않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 그들의 '저지레'를 어쩔 수 없이 알게 된다. 상
성인이 되어 중환자실에서 만난 죽음은 아주 흔하면서도 낯설고 이질적이다. 우리 삶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툭 떨어진 흉측한 무엇 같다. 의료진이건 환자나 가족이건 늘 요란하게 죽음에 반응하면서 정작 임종 과정이나 죽음 준비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말을 아끼고 두려워했다. 그리고, 올해 2월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말기환자가 연명의료 대신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선택하여 임종 과정에 겪게 될 여러 고통을 적절히 조절하며 편안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한 젊은 검사가 자살했다. 검사의 자살은 사회에 큰 파장을 낳았고, 검사의 자살의 동기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질타가 연일 미디어를 가득 메웠다. 건조하게 접근하는 매체들은 과중한 업무를, 그리고 조금 더 근접한 접근을 시도하는 매체들은 상관의 폭력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다.범죄학 관점에서 인간의 자살은 미시적이기도 하고 거시적이기도 하다. 가장 개인적인 수준에서 원인을 찾아보면 인간이 느끼는 긴장에서 쉽게 원인을 찾는다. 이러한 긴장은 개인을 기쁘게 만들었던 다양한 긍정적인 자극의 소멸되거나, 예상하지 않았던 부정적 자극의 등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연말 미국 대통령 자리를 두고 전 세계에 수 없는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분명 미국 대통령 선거인데 세계의 눈들이 이곳으로 집중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세계에서의 위상, 즉 미국과 미국 대통령은 미국 이외의 세계 여러 나라의 문제와 결코 무관한 상태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때로는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세계 대통령 세계 경찰, 세계 평화, 세계 민주주의 수호자로 타칭 혹은 자칭하는 이유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이는 작가이자 교육자인 베티 B. 영이 쓴 가슴 따듯해지는 책의 제목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위대하고 너그러운 자연 앞에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마을을 이야기한다. 그 마을은 서로 보살피고 돌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양육과 보호 그리고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그리고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개인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온 마을은 아이들을 키우지만 잘 자라난 그 아이들은 아름다운 어른이 되
영국의 QS라는 국제대학평가기관에서 올해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가 작년에 비해 줄줄이 하락했다고 한다. 서울대, KAIST, 그리고 포항공대만 각각 세계에서 100등 이내로서 각각 36위, 42위 그리고 87위로 평가했다. 세계에는 다양한 대학평가 기관이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신문사도 해마다 대학을 평가하고 줄을 세운다. 기관마다 잣대가 다양해서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기도 하여 평가의 신뢰도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되기도 하다. 국제적인 대학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학의 연구력과 교수와 학생의 비율 그리고 국제화 수
며칠 전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서울의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이 사고는 지난 5월 28일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서울 메트로의 외주 업체 직원인 김 모(당시 19세) 씨가 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고인데, 안전 수칙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사망자는 사고 당시 홀로 작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초기 서울 메트로와 외주 업체 측에서는 직원인 김 모 씨가 안전 수칙을 어기고 작업한 때문이라며 개인의 과실에 의한 사고로 몰아
교육은 '왜' 하는가?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삶을 위한 교육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 될 것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이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요,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입장에서는 우리가 좀 더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이다.교육을 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우리들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고, 그 삶이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은 나의 삶과 너의 삶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나도 좋아지고, 너도 좋아지고, 모두가 좋아지는 것이다. 지금 나아지면서 나중에는 좋지 않은 상태로
좋은 일도 호구지책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요즘 자주 듣게 된다. 지역의 활동가 분들을 보면 공익을 위해 너무 좋은 일들을 하고 있고 스스로도 보람을 느끼지만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이다.보통 공익적인 일들은 누군가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일 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선뜻 나서기에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익을 위한 조직이나 단체를 후원을 하며 힘을 보태기도 한다. 그런 후원 뒤에는 내가 나서지 못하는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맘이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재의 추세로 보아 취업애로계층으로 분류되는 소위 청년백수가 5년 내로 16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 인구를 약 5000만 명이라고 하고 25-35세의 10년간에 해당하는 청년층은 대략 500만 명정도로 추산되므로 이 계산대로라면 청년의 3분 1 가량이 일정한 수입원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정부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청년 창업 손쉬운 취업의 지원에 재원을 쏟아 붓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는 백수의 문제를 넘어서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고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국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