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 서산에서 첫 발병했던 소 럼피스킨병이 날씨가 추워지며 어느새 안정기로 접어 들었다. 매일 발병 의심 신고와 확진 결과가 쏟아지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조용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과연 이대로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최근 인수 공통 질병이나 외국 야생 동물로부터 기인했다고 의심받는 질병을 나열해 본다면 대중들이 많이 들어 봤음 직한 이름이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럼피스킨
선거의 계절이 도래하면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되는 종이 있다. '철새'다. 뚜렷한 원칙이나 철학도 없이 오로지 본인 유·불리에 따라 이당 저당 기웃하는 이를 '철새 정치인'이라 부른다. 철새로서는 억울한 노릇이다. 철새야 본능에 각인된 생존 경로를 정직하게 오갈 뿐인데, 줏대도 염치도 없이 행동하는 정치인들을 자신들에 비유하니. 그러나 철새여, 노여워 말기를! 당신이 품고 있는 이동의 위대한 능력이야말로 오늘날 인류를 생존하게 한 거대한 원동력이니. 인간도 철새와 같은 '이동하는 종'이다."다른 어떤 포유류도 우리처럼 돌아다니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공간, 한국전쟁 시기의 사진이나 영상을 구경하다 보면 확연하게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나무가 거의 없는 황폐한 민둥산이다.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등 도시 주변은 물론 전국의 산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연탄이나 기름, 가스가 없던 시절 밥을 짓고 온돌을 데우기 위해 나무를 베어다 땠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의 온 산이 푸르고 울창한 숲이 된 것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해방 직후 사방사업 10개년 계획을 수립했으나 6.25 때문에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뒤 1961년 산림법을 제정하여 홍수를 막기 위한 수방사업을
요즘 국제행사가 참 많아졌다.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포럼이나 학술회의, 전시회, 공연 등이 줄을 잇고 스포츠대회도 끊이지 않는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뿐 아니라 대학이나 기관, 단체, 기업 등에서도 국제행사를 개최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국력이 커지고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엊그제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부산에서 이 행사를 개최하려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에 완패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투표에서 사우디 리야드가 119표를 얻은 데 비해, 부산은 29표에 그쳤다.대한민국은 국제행사를 많이 치른 나라이다. 1
선거 때마다 늘 그렇듯, 최근 정치권에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주도권은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선거제 개편안을 둘러싼 민주당 내 열기가 뜨겁다.민주당은 30일 의원 총회를 열고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현재의 '준연동형'으로 유지할지, '병립형'으로 회귀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준연동형은 정당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하고, 지역구 의석수가 이를 초과하지 않을 경우 비례 의석수의 50%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군소정당이 비례 의석수를 차지할 수 있는, 다당제 실현의 기반
대전의 전세사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229채 2563가구로 금액은 2500억원 가량 된다. 앞으로도 여러 건물(다가구)에서 전세금 미반환 사태가 예견되는 등 피해액이 5000억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들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피해자들은 정부에서 먼저 피해자를 구제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여 돈을 회수하는 '선(先)구제 후(後)구상권 청구'를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피해 당사자의 과실이나 책임으로 여기고 있는 것
지금은 기억에 많이 남아있지 않은 어렸을 때 얘기다.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뜨거웠을 당시, 서대전역을 향하는 호남선 철도 옆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그 집에서의 추억이 많이 남아있진 않지만, 지금도 뚜렷이 뇌리에 박혀있는 건 바로 열차 소리다.열차는 하루에 몇 번씩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며 아파트 근처를 지나갔으며, 집안은 마치 강진이 일어난 듯 흔들렸다.강렬한 열차 소리에 만화의 중요한 장면을 수도 없이 놓치는 건 기본이고, 끔찍한 소리로 인해 악몽도 상당히 많이 꿨다.어렸을 때의 기억이라 조금 과장됐을지도 모르지만,
지난 7월 논산시 모아산부인과 류춘수 원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바 있다. 제12회 인구의 날을 맞아 의료 환경이 열악한 농촌에서 20여년간 분만실을 운영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류 원장이 운영하는 병원은 충남도 중남부권역에서 유일한 산부인과라고 한다.농어촌 의료 공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산부인과가 없는 곳이 42%나 되고, 이 때문에 인접도시의 병원을 찾아 헤매는 '출산 난민'까지 발생한다. 차량으로 30분 안에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를 갈 수 없는 군(郡)도 부지기수이다.
올 겨울은 지난해에 비해 추위가 덜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고유가 시대를 맞아 난방비 걱정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도시가스를 이용하는 아파트 거주민들에 비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대부분 난방원료로 등유를 사용한다.등유 가격은 매년 상승해 충남의 경우 평균 1400원 수준. 한 드럼을 구입하면 28만 원으로 11월부터 4월까지 사용한다면 2인 가구가 아무리 아껴 쓴 다고 하더라도 150만 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에너지 취약계층은 난방비 상승으로 냉골에서 보조용품을 이용해야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한 겨
얼마 전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작 게임을 보름이 지나서야 구매했다. 게임이 인기를 끌어 품귀 현상을 보여서가 아니다.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에 빠져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한 발 늦게 접해 당장 구매에 나서려던 찰나 '아껴야 잘 산다'라는 출처 모를 명언이 문득 떠오른 게 화근이었다.동향 파악이 늦은 덕분에 신작 게임은 중고거래 앱에서 정가보다 1-2만 원 저렴했고, 즉시 최저가 판매자와의 접선을 시도했다.그러나 판매자는 일정 조율 과정에서 출장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약속 일자를 뒤로 늦추기 시작했다.결국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자정부 선진국'이다. 우수한 정보통신(IT)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덕분이다.1984년 국가기간전산망조정위원회에서 행정전산화의 기본방향과 방침을 정했고, 87년에는 종합계획을 수립과 동시에 사업을 시작했다. 1991년까지 전국 15개 시도에 전산본부와 주전산기를 설치했으며, 행정기관에 PC도 보급했다. 또한 국가기간전산망 구축 사업을 펼쳐 행정을 비롯 금융, 교육연구, 국방, 공안전산망도 구축했다.이처럼 전산망 구축에 힘쓴 결과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전자정부' '디지털
주민조례발안 제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21년 10월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지난해 1월13일부터 시행이 이뤄졌다. 지방자치법에 따른 것으로 주민의 직접적인 자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주민들이 조례의 제정·개정·폐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방의회가 주민의 의사를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자는 의미이다.거슬러 올라가면 1999년에 도입된 주민조례 제정 및 개폐청구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주민들이 연서하여 자치단체의 장에게 조례의 제정·개정·폐지를 청구하면, 지방의회에 부의하는 형식으
2023년 계묘년도 (癸卯年) 한달을 조금 더 남겨 놓고 있다.해마다 연말이면 언론사마다 한해 국내외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해 세간의 관심을 끌며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게 된다.연말이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뉴스가 또 있다. 바로 '올해의 사자성어'인데 교수신문이 한해의 한국사회의 모습을 네 글자 고사성어를 인용해 발표해 왔다.지난 2001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그해의 우리 정치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그동안 발표된 사자성어를 되새기며, 우리의 자화상을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윤석열 정부 1년차인 2022년
대전이 부쩍 소란스럽다. R&D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쉬이 그치지 않으면서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여야 핵심 인사들은 해당 이슈를 안고 잇따라 대전을 찾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품은 지역이라 R&D 예산을 사이에 두고 여야 대립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것이다.여당은 예상보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민심을 달래고자, 야당은 보란 듯 예산 복원을 약속하며 표심을 다지고자, 같은 사안이지만 대하는 온도 차는 다르다. 같은 점도 있다.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당
온라인 경매는 1990년대초 닷컴열풍과 함께 등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인터넷이 들불처럼 확산하자 닷컴기업들이 속속 탄생했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경매도 등장했다. 현재 세계적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이나 이베이같은 회사들도 사업 초기에는 온라인 경매에 꽤나 노력을 기울였다.근래 들어 온라인 경매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엄청난 양의 온갖 상품을 진열한 채 저렴한 값으로 대량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온라인을 통해 최고가에 거래하는 경매도 크게 늘어났다.온라인 경매는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현장을 가지
'갈택이어(竭澤而漁)'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국민의힘은 최근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시키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청책을 두고 여론은 대통령·국민의힘이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 마져도 비판과 반대를 하고 있다. 이유는 수도권 편중 심화 우려와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은 지방소멸위기를 맞고 있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획·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 하루 전 전면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며 향후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대전예당은 지난 8일부터 3일간 선보일 예정이었던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을 공연 하루 전 취소했다. '무대 제작 용역 업체의 납품 일정 미준수'에 따라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입찰에 따라 무대 제작 및 철거 용역을 낙찰받은 업체가 공연 당일까지도 무대를 완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이같은 사태에 지역 예술계 안팎에선 '상식 밖' '터질 게 터졌다' 등의 반응이다.당초 해당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는 빈집을 강력하게 제재한다. 밴쿠버는 2017년부터 '빈집세(Empty Homes Tax)'를 운영한 결과 상당수 집주인들이 임대를 놓거나 매각했다고 한다. 토론토도 올해부터 이 제도를 도입, 빈집에 대해 현재 부동산 가격의 1%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했다. '빈집세'를 도입하여 부동산 투기를 막고 주택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대한민국도 빈집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시골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빈집이 생겨나고 도시는 신도시나 새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오래된 집들이 비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의 자료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더욱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이러한 가운데 충남도가 지방정부로는 전국 최초로 유럽경제의 중심지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충남도 내 기업 통상 진흥, 외국인 기업 투자 유치 및 교류 증진 등의 업무를 담당할 독일사무소를 개소하며 경제영토 확장에 나섰다.독일사무소는 앞으로 기업 지원과 해외시장 개척, 외자유치, 국제 교류
메가시티(Megacity) 논쟁이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메가시티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큰 도시가 단순히 옆 동네를 삼키는 게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우리 동네를 메가시티에 넣어달라는 곳도 있고,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며 탐탁지 않게 여기는 쪽도 있다.메가시티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거대도시를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30여 개에 이르고, 일본의 도쿄, 중국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은 3000만명을 넘는다. 각국의 메가시티는 대개 그 나라의 수도이거나 이에 준하는 경제와 문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