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대학 친구 4명과 함께 설레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으로 대전으로 올라와 2020년 3월부터 건양대병원 간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경상북도 경산과 대구에서 24년간 살아온 필자에게 처음 하는 타지생활은 모든 것이 무서웠다. 가장 걱정되었던 것이 바로 사투리였다. 평소 목소리도 크고 발음이 세다 보니 주위에서 화를 낸다고 생각하는 일도 많았다. 대구에서 같이 대전으로 온 대학 동기들과 입사 전 표준어 연습도 하며 나름 사투리를 덜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필자를 본 환자, 보호자, 간병인들은 바로 경상도 사람이냐고 물으셨고
미래 기후영향을 눈앞의 정책에 어떻게 투영시킬까. 이 글은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정책은 든든한 지지를 받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를 둘러싼 수많은 정책과제를 눈 앞에 두고 먼 미래를 위한 정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지할까. 기후변화는 북극곰과 툰베리만으로 대변되어서는 해결이 어렵다. 나는 북극곰의 딱한 현실과 사회 변혁을 위한 높은 이상과 강한 의지, 선한 영향력을 존경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기후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목적은 하나이나,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이다.어떻게 하면 10년 후 먹거
양곡관리법 논란이 뜨겁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거나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일 때 정부가 이를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다.1985년에 국내 한 해 쌀 소비량은 인당 128kg 이었으나 지금은 인당 57kg 정도다. 생산량 변화에 비해 소비량이 대폭 감소했다. 더군다나 WTO 규정에 따라 매년 40만 톤 이상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당연히 쌀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반면에 쌀 생산량의 변화량은 크지 않다. 1948년 공표된 '양곡매입법'에 따르면 무단 국외 수출은 사형에 처한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아 미국의 원조가 절실했던 1960년대 초, 미 의회에서 한국 원조 삭감 논의가 올라왔다. 이에 한 상원의원이 한국에서 개량 발전시킨 리기테다 소나무를 언급하며 원조 삭감안을 부결시켰다. 이런 기술을 개발한 나라라면 원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제는 재배하지 않지만, 우리나라 식량 자급에 큰 역할을 했던 '통일벼'가 있다. 1970년대 중반까지 한국은 식량부족 국가였다. 기존 벼 품종으로는 식량 자급이 어려워 통일벼라는 이름으로 품종개량을 추진해 쌀 자급에 성공했고 현재는 아프리카 식량 위기
3·1운동 때는 양반·상민 신분을 넘어 남녀노소가 모두가 나와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일제 10년을 겪어보니 이대로는 더이상 살 수 없었다.3·1운동은 농민이 앞장선 동학운동, 양반이 이끈 의병운동을 이은 한 차원 높은 민족운동이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인원이 참가하였다. 잔혹한 일제에 의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투옥되거나 매를 맞는 등 처벌을 받았다.우리는 유사 이래 최대 민족운동으로 기억하며 기리고 있다. 천안 병천면에는 해방 직후 세운 아우내 독립만세운동기념비가 있다. 유관순 열사와 19명의 순국자 이름이 새겨
대상포진은 과거에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 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신경절에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이 감소한 경우에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신경절을 따라 수포를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통증이 심하고, 나이가 어릴수록 가려움이 많다.대상포진은 계절에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위험인자로는 고령이 가장 크고 그 외에도 세포 면역의 저하, 암, 외상 등이다. 수두의 유행과는 관련이 없으나, 대상포진이 있는 경우 수포 시작 7일 전부터 수포가 딱지로 변할 때까지 수두를 전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대상
그동안 창궐했던 코로나도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마스크 해제도 되었으니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미리 짜 놓은 일정표까지 내민다. "나야 좋지"하고 얼버무린다. 대전을 출발 서울, 평창, 울진 덕구온천, 안동 월영교와 하회마을 구경하는 4박 5일 일정이다. 아내는 여행을 제안했고 필자는 관광을 꿈꾼다.가는 곳마다 풍미가 넘친 맛집과 관광으로 재미를 더한다. 케이블카 타고 오른 평창 발왕산의 설경은 혼자 보기 아깝다. 다음 날 오후 5시쯤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에 도착했을 때, 70대 노부부가 노을 진 산사(山寺)를 유유자적 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랜드캐니언을 보고 말했다는 "있는 그대로 두라(Leave it as it is)"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환경운동에 있어 일종의 구호가 됐다.이 같은 방식으로 "강은 흘러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세종보로 물을 가두면 금강의 수질이 안 좋아지고 그로 인해 수생태계가 나빠진다고 염려하는 분들도 많다.이런 주장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우선 "있는 그대로 두라"를 세종시에 그대로 적용해도 좋은가? 세종시는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국가적 정책목표를 갖고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건설 중이다.그런데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2023년 3월 8일 실시된다. 2015년 제1회,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이어 세 번째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로 농·축·수협·산림조합 등의 수장을 동시에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법률(이하 위탁선거법)' 위법행위로 인한 조치건수는 744건으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867건보다 14.2% 감소하였다고 한다. 전체적인 조치건수는 감소하였지만 조합장선거관련 위법행위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농협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7월경,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대전을 찾았다."SNS상에서 대전이 '노잼'도시로 유명하더라, 저희가 대전을 '노잼' 도시에서 '유잼' 도시로 만들어 보도록 하겠다"며 강한 포부를 드러냈고, 프로그램은 다양한 대전시민을 만나며 대전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그러나 방송 취지와 달리, 안타깝게도 가장 신뢰받는 방송인 유재석이 언급한 'No잼 대전'이 시청자 기억에 깊이 각인되면서, '노잼도시 대전'은 이제 대전을 일컫는
제1기 아산시 참여자치위원회가 지난 2월 7일 첫 걸음을 떼었다. 출범식을 가졌던 당일은 민선8기가 출범한 지 222일째 되는 날인데'222'라는 숫자는 또 하나의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날 모인 시민 모두는'하나'가 아닌 '둘' 이상이 오직 아산의 미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자 자리를 함께 했기 때문이다.필자는 학자로 활동하던 수 십년 전부터, 그리고 고위공직자로 국정을 운영할 때에도 또한 고향 아산에 내려와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도'참여자치'는 줄곧 주창해온 철학이자 의제였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해서 주도적으로 목
2023년 3월 8일 전국 동시 농·수·산림협동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와는 달리 그 투표율이 전국 평균 80%이상(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기준, 충남 82%)에 육박할 만큼 관심도가 높은 선거다. 유권자 자신의 이해관계와 가장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자칫 후보자의 허위나 과장된 공약을 부추기기 쉽다는 단점에도 노출될 수 있다. 후보자가 지역사회의 제한된 유권자를 상대로 자신의 장점을 어필(appeal)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지역·학연·혈연의 부정한 방법이 개입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유권자는 후보자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울트라' 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모델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울트라세종'이다. 올해 1월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주요 간부회의를 넘어 언론 인터뷰, 각종 행사장에서 이 영단어가 수시로 등장하고 있다. 최민호 시장의 단어 '울트라'는 '지금까지의 세종을 뛰어넘는 세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그런데 사전적, 통상적 의미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Ultra(울트라)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명사로 쓰였을 때는 (특히 정치적) 극단주의자
다사다난했던 임인년을 뒤로 하고 계묘년 토끼의 해가 밝았다. 언론과 대중매체를 보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지난해 건설관리본부에서도 금리 인상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상승,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등 대내외적 영향으로 각종 공사 공기연장이 빈번했고, 공사금액이 증가하는 등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그렇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완료하고, 반려동물공원을 조성했으며, 온천북교를 준공하는 등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품격있는 도시환경 조성을 위
새해 첫 주말 화려한 외출을 했다. 3년 만이었다. 행선지는 남쪽의 따뜻한 '사돈의 나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와 빈푹성, 푸토성. "응애-응애" 비행기 안에서 애 울음소리가 가끔 들렸다. 6-7년 전에는 여기저기 울음소리에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베트남 설 뗏(Tet)은 중국의 춘절, 한국의 설날과 비슷하다. 거리 곳곳에는 선물용 난, 매화, 황금색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꼬마 귤나무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우글대며 활기가 넘쳐났다. 마치 용암이 분출하는 모습이었다. 9천 8백만 베트남 인구의 15-34세 비율은 35%이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리운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명절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달픈 귀성행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싣는다.이렇듯 고향은 우리에게 그리움과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고향'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면 옛 고(故), 시골 향(鄕)으로 '예전에 살던 곳'으로 풀이된다. 또 사전을 찾아보면 '태어나서 자란 곳', '조상대대로 살던 곳',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으로 여러 가지 해석이 붙는다.그도 그럴 것이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이동이 거의 없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위원이 된 후 주요 관심사는 '학교급식'이었다. 급식의 변화를 꾀하고자 지원금액 상향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세종시교육청의 2022학년도 하반기 급식비는 3315원으로 17개 시도 중 14위에 불과했다. 1위인 전남도교육청 급식비가 4426원이니 지원금액이 1000원 넘게 차이 났다. 계속되는 고물가로 장바구니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자칫 부실 식단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행정사무감사와 제78회 정례회 5분 발언으로 급식비 단가 현실화에 대해 꾸준히 주장했고, 다행스럽게도 올해 급식비가 20% 가깝게 올랐다
"가족 포함한 사적 모임 6명 제한"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 9시까지 제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 면회 제한"지난해 설 명절을 맞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전개한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캠페인 속에 소개된 방역 수칙이다. 벌써 낯설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말 많았던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은 설 명절 풍경이다.여전히 하루 평균 천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온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그런 만큼
약 4년 전에 우연한 기회로 MOOC(무크: 대학 강의 온라인 공개강좌)의 한 종류인 edX(에드엑스: MIT와 하버드 대학교 교수진이 설립한 강좌)를 알게 됐는데, 언어 장벽과 수강한 내용의 교육적 함의 등을 논의할 사람이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그러다가 마침 재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대면 활동이 쉽지 않아서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내의 교육전문직원 학습공동체인 '비전과 상상'의 한 분과 활동으로 '온라인 공개강좌 수강' 분과를 만들어 Deep Learnig through Transformative Pedagogy(변혁적 교육학을 통한
계묘년 태양이 강추위를 뚫고 희망차게 솟아올랐다.토끼의 지능은 50으로 호랑이 45, 거북이 20에 비해 높은 편이며 우리 조상님들은 토끼를 꾀 많고 영특한 동물로 인식했다. '꾀쟁이 토끼' 유형의 설화에서는 호랑이에게 잡혀먹힐 위기에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하는 영민한 동물로 묘사했고 판소리 수궁가와 한글 소설 별주부전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서민의 대변자로 나온다. 2023년은 이러한 토끼의 DNA가 대한민국에 무한정 전이되어 국운 상승의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교훈이 뭔지 기억하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