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러시아 핵심 엔진 기술을 통해 개발한 나로호 발사 이후 우리나라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를 설계·제작·시험·인증을 거쳐 올해 발사까지 전 과정을 자체 개발해 자랑스러운 세계 7번째 우주 강대국이 됐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네 차례 반복 발사해 기술 신뢰성을 높이고, 한국형 로켓의 고도화 개발을 통해 2031년까지 대한민국이 자체 개발한 로켓을 이용해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화성에 첫발을 내딛는 최초의 대한민국 우주인을 TV로 볼 수 있을 것
작년 여름 모 가수가 유명한 게임을 하며 느낀 애환을 담은 노래를 발표했는데 재밌는 가사 한 구절이 있다. '실버를 넘어 골드를 지나…플래를 갈 거야'는 부분인데 지금은 낮은 레벨이지만 언젠가는 레벨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구절이었다. 광물과 금속을 연구하는 필자에게는 참으로 흥미로운 가사가 아닐 수 없었다. 실버(은), 골드(금), 플래(플래티넘, 백금족 금속)의 순서로 금속의 귀한 정도를 게임의 레벨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노랫말을 듣고 있자니 '금보다 더 귀한 금속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앞서 언급한 금
유례없는 봄 가뭄으로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 절반 수준이다. 농촌 물 부족으로 정부가 급수대책까지 내놓는가 하면, 산불도 다수 발생했다. 한 배우가 유명 가수의 워터밤 콘서트에서 회당 300t의 식수가 뿌려지는 것을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한 SNS의 발언에 한 소설가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역비판을 해 논쟁이 벌어지는 이때 우리 선조는 이런 가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보자.하지(夏至)는 연중에 낮이 가장 길고, 정오의 태양이 가장 높아지는 때다. 우리 농촌에서는 하지가
수십에서 수백 개의 화학물질로 구성된 가정용 화학제품은 생활환경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더해 주지만,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생리대 발암물질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잘못된 사용 용도에 따라 화학물질은 유해 물질로서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서울대 보건대학원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5%가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케모포비아(Chemical·Phobia 합성어)를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화학물질의 사용을 거부하는 '노케미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생활제품
우리가 관측하는 태양계 밖 대부분 천체의 모습은 특정 순간에 멈춰있는 정지 화면과 같다. 모든 천체는 자연법칙에 따라 부단히 움직이고 있지만, 그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선 수십만 년 이상이 걸린다. 겨우 백 년 남짓을 사는 인간에게 대부분의 천체는 멈춰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정지화면에 갇힌 천체의 일생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서로 다른 시점에 머물러 있는 천체를 관측하면, 정지화면의 앞뒤를 논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통계학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과거와 미래를 꼽는 것이다. 하지만 단편의 정보만으로 각 천체의 고유한 일생을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고 25일부터는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된다고 한다. 코로나의 기세가 한풀 꺾인 우리나라에 반해, 북한에서는 신규 발열자(유증상자)가 22만 명이 넘고,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북한 노동신문에서는 경증 발열환자 치료로 '금은화를 한번에 3-4g씩 또는 버드나무 잎을 한 번에 4-5g씩 더운 물에 우려서 하루에 3번 복용한다'고 소개하고 있다.국내 언론에서 이를 '비과학적'인 '웃픈(웃기면서 슬픈) 방역', '조선시대 혜민서 수준의 한방 방역', '중세식
반지의 제왕의 골룸, 아바타의 나비족, 혹성탈출 시저의 공통점은 바로 모션캡처 기술이 화제가 된 영화들이다. 기존 컴퓨터 그래픽만으론 2% 부족한 섬세한 동작과 표정 연기를 모션캡처 기술을 활용해 표현해내서 주목을 받고 또 모션캡처 연기 자체가 화제이기도 했다. 모션캡처 기술의 핵심은 몸에 센서를 달고 그 센서의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구상에 가장 큰 규모의 모션캡처는 무엇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답은 바로 지구다.지구를 모션캡처하는 기술은 바로 우리가 잘 아는 GPS다. 네비게이션으로 쓰는
계속 코로나를 주제로 칼럼을 이어 왔는데, 이번에는 코로나에 직접 걸리고 말았다. 백신 접종을 3차까지 완료했음에도 어린이집발(發) 감염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미 누적 확진자 기준으로는 2주 전 국내 0-9세 영유아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에 한번은 걸렸다는 기사를 본 뒤였다. 아이가 먼저 걸리고, 부모가 걸리고, 하원 도우미 선생님까지 연쇄적으로 앓게 됐다.심한 두통과 인후통 후 격리기간이 지났는데도 머리가 맑지 않다. 마치 `무진기행`에서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머리를 빙 둘러싸 있는 느낌인 브레인 포그(brai
우리의 뇌는 보통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머릿속에 오래 저장한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의 뇌는 생존과 관련된 공포에 대한 기억을 장기간 저장하는 것으로 진화됐다고 한다. 특히, 물리면 죽는 `뱀의 독`, 화려하지만 먹으면 죽는 `독버섯` 등 우리의 생명과 밀접히 관련된 독에 대한 기억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보이자 영구 저장돼야 하는 경고이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의약품이나 화학물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없어도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이나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에 대해서는 누구나 기억의 각인을 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종류의 금속 제품을 마주한다. 음식을 먹기 위해 사용하는 냄비 등의 조리 도구, 금속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그리고 각종 장신구까지. 더불어 요즘은 카드나 모바일 페이의 일상화로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동전도 금속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여기서 언급된 금속 제품들에 공통적으로 함유되는 원소가 있는데, 6대 핵심광물 `리그니코플레` 중 `니`에 해당하는 니켈이다.현재 니켈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스텐`이라고도 불리는 스테인리스강이다. 스테인리스강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원소
우리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세면대와 마주한다. `혹시 수도꼭지 근처에 뚫려 있는 작은 구멍을 보았는가` 일정 수위에 다다른 물이 바닥으로 넘치지 않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흔히, 오버플로우(overflow)로 부르고 있는데,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유럽과 아시아에서 물시계의 핵심적인 장치로 사용됐다.기원전 1400년경 이집트의 카르낙 신전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시계가 있다. 항아리의 안쪽 벽에는 눈금이 새겨져 있어 물 높이(수위)를 손으로 만져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최초로 알려진 물시계다. 물시계는 물통에서
최근 코로나 경증 환자일지라도 뇌의 회백질이 감소하는 등 뇌 기능에 해로운 영향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주축으로 영국, 미국 공동연구팀이 `UK 바이오뱅크`에 뇌 영상 자료가 보관된 사람들의 뇌 영상을 보니 코로나19의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뇌 영역 중 뉴런의 세포체로 구성된 회백질이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이 뇌 영역은 후각신경구와 연결돼 있는데, 후각신경구는 코에서 다른 뇌 부위로 냄새에 대한 신호를 전달하는 뇌 앞부분의 신경 부위다. 후각신경구는 측두엽과 연결되는데, 측두엽에는 흔히
독성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라셀수스가 남긴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다만, 용량만이 독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는 명언은 현재까지도 약리학에서 중요한 명제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의 발전은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명제를 추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유전자, DNA의 염기서열이다.파라셀수스는 독이 있는 물질과 독이 없는 물질을 이분법으로 구분 짓지 않고, 같은 물질이라도 용량에 따라 약으로도 혹은 독으로도 작용한다는 현대 약리학의 기초원리를 제시했다.그렇다면 `과연 모든 약의 용량은 만인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일까?`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학생들의 전면등교가 시작되면서 필자의 집 주변 학교에서도 오랜만에 새 학기가 주는 설렘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는 중이다. 새 학기 하면 또 학생들을 더 설레게 하는 것은 새로 구입한 학용품들을 사용하는 즐거움 아닐까? 학창시절 새로 산 길쭉한 연필을 연필깎이로 뾰족하게 깎아 필기를 하노라면 그 사각거리는 느낌이 좋아 괜히 노트에 이것저것 끼적이던 기억이 난다. 이 사각거리는 느낌을 주는 연필심의 재료가 바로 6대 핵심광물 `리그니코플레` 중 두 번째 광물인 그라파이트(graphite), 흑연이다.우리는
오미크론이 점점 더 우리의 목을 죄여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를 거듭한 결과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됐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과학책에서나 보던 `변이`, `자연선택`, `진화`의 개념이 일상에 파고든 것이다. 좁은 범위에서 `진화`는 바이러스를 비롯한 생명체가 여러 세대를 거치며 점차 변화하는 것을 일컫지만, 넓게는 자연현상을 포함해 변천을 뜻하는 데까지 폭 넓게 쓰인다.만물이 신의 섭리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화해 온 것이라는 견해는, 흥미롭게도 우리와 가장 먼 대상인 천체들의 이론에서
얼마 전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켰다. 배달원을 기다리며 문득 생각해보니 아파트 출입 규정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코로나 전에는 배달원이 공동현관에서 헬멧이나 복면 마스크를 쓰고 호출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지금은 공동현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건물에 출입할 수 없다는 표지가 붙어있다. 얼굴 가린 사람을 무서워하는 시대에서, 얼굴이 보이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음식을 가져온 배달원과 마스크를 끼고 대면(對面)한다. 아니, 얼굴을 서로 마스크로 가리고 있어 비대면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마스크의
일상생활 속 환경 유해인자에는 대기·수질·토양오염을 유발하는 물질뿐 아니라 생활제품에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화학물질과 입자성 물질 등이 모두 포함된다.최근 가습기 살균제 등의 화학물질 관련 사고 이후 환경 유해인자 노출에 의한 환경성 질환 유발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환경성 질환은 환경 유해인자의 노출로부터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하는데,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종류와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2016)는 환경 유해인자로부터 질병의 유발 정도를 목록화했다.이러한 만성 내분비계 장애 및 대사증후군, 면역질환,
남미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은 우기가 되면 거대한 호수가 되면서 푸른 하늘을 투영한 사진으로 유명하다. 비가 오면 사막을 구성하고 있는 소금이 녹으면서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져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분간할 수 없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칠레 아타카마 소금 사막의 호수는 오묘한 푸른 빛깔로 많은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한다.그런데 이 사막들의 소금은 굉장히 중요한 광물자원을 품고 있다. 6대 핵심광물 `리그니코플레` 중 첫 번째인 리튬이 이 소금에 들어있다. 리튬은 2050 탄소중립을
제조업은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인류가 농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피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더불어 인류에게 처음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까지 선물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경제성장의 수단은 모두 제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서도 제조업 공로가 크다. 1960년대 산업화의 수단이 그러했고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제조업의 경제 비중은 꾸준히 GDP의 30%에 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는 세계 5위권의 제조강국 반열에 올라있다.그런데, 2010년대
필자의 대학시절 베스트셀러였던 책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100만 부 판매 기념으로 지난해 새로 나왔다. 남녀의 사고방식과 소통을 다룬 이 책이 아직도 읽히는 것을 보니 `이대남-이대녀`라는 말이 유행하는 현재에도 젠더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꽤나 긴 여정이겠구나 새삼 깨닫는다.책의 원래 내용은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지구에서 만나 부딪히며 사는 이야기지만, 만약 각각 자기 행성에 살면서 소통한다면 어떨까 상상해보자. 각자의 행성에서 진화해 살고 있으니 금성에서의 하루는 지구 기준으로 약 117일이고 기온이 섭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