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대전 시내버스 업계가 ‘결혼’했다. 곧 시내버스준공영제란 아이를 생산했다. 구김살 없으라고 한 해에 수백억 원씩 들여가며 애지중지 키웠다. 건강하게 성장하리란 기대는 인지상정이다. 결과는 대수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지극히 건강하지 못하다.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정상이었다면 섭취한 음식물은 피가 되고 살이 됐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시내버스준공영제는 기대와는 딴판이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중병이라는 진단을 내릴 것이다. 시내버스준공영제는 ‘밑 빠진 독’이란 비유가 틀린 말이 아니다.회생기미 없었던 ‘밑빠진 독’시내버
산사의 스님들이 독경을 하기 전 으레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고 한다. 익숙한 소리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재미 또는 장난 삼아 한번쯤은 중얼거려 봤던 천수경의 첫 구절이다. 천수경은 불교의식에서 널리 사용되는 경전으로 ‘수리 수리…’는 제일 먼저 나오는 진언(眞言)으로, 스님들이 경전을 독송하기 전 입으로 지은 죄업을 씻기 위한 주문이다. 경전을 읽든 불공을 올리든 입부터 깨끗이 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불가에서는 사람이 살면서 신업(身業·몸으로 짓는 업),
요즘 영화 ‘디 워’와 ‘화려한 휴가’가 연일 흥행돌풍이다. ‘디워’는 개봉 첫날 관객 수가 역대 최고기록인 42만명을 기록하더니 보름 남짓 돼 700만명에 육박했고 ‘화려한 휴가’도 500만명을 넘어섰다. ‘디 워’는 이런 추세라면 관객이 1000만명은 쉽게 넘을 것 같다. 작품성, 애국심 등 논란이 일고 있지만 분명 관객동원에서 흥행 성공작이다. 내용을 떠나 현란한 그래픽등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수익도 꽤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대박 예감이다. 정치권 한 곳에서 이런 흥행을 기대하는 ‘쇼’가 2개월째 진행되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은 마치 집권을 하지 못하면 죽기나 할 것 같이 이상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선을 앞둔 한나라당이나 대통합을 추진중인 범여권 모두 방법상의 차이는 있을 뿐 모든 말과 행동이 집권이란 하나의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집권이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움직임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열차보다 더 위험스러운 기세로 비쳐진다. 한나라당은 경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90% 이상 집권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서 경선양상은 요즘의 폭염보다 더 뜨겁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은 서로 꼬집고 할퀴면
대덕R&D특구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막대한 과학기술 실용화 사업들의 대전 유치가 실패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사업이다. 자기부상열차하면 단연 대덕특구 내 한국기계연구원이다. 1989년 자기부상열차 개발 착수를 위한 국책연구기관으로 선정되었고, 1991년 국내 최초의 유인(8인승)자기부상열차를 선보인 연구기관이다. 1997년에 처음 개발된 도시형자기부상열차인 UTM-01은 한국기계연구원 구내 시험선 1.3㎞ 위에 1량이 설치되었고, 이듬해 1량이 추가 제작돼 본격적인 주
우리사회는 열정적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정도’를 넘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수천년의 전통적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또다시 지식·정보화 사회로 전환됐지만 우리 민족의 급한 기질에다 정권말 현상까지 겹쳐 유동성의 변화가 크다. 최근 정치, 경제, 사회분야의 과열현상은 예사롭지 않다. 올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격렬한 대결에다 도를 넘는 상호비방, 농부·군인·학생까지 가세한 주식투자 광풍, 노사간 첨예한 대립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등은 참여정부의 해결과제이다. #주식시장 과열 정부의 효율
한 달 가까이 끌어오던 대입 내신갈등이 엊그제 교육부와 대교협의 ‘반영비율 연차확대 합의’라는 절충을 통해 일단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서울지역 일부 사립대학들이 내신 1-4등급을 만점처리하겠다며 비롯된 ‘내신갈등’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교육부도 그렇고 대학도 마찬가지다. 학생과 교육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교육의 주체가 되는 학생들은 안중에도 없는 ‘치고받기식’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수험생들을 얼마나 불안하게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지를 모
최근 서점가에서 ‘승자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42가지 진실’이라는 책이 독서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승자들이 승자가 되기까지 겪었던 고초, 우여곡절 등을 재미있게 꾸며 놓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분모는 첫번째로 상식을 깨야 한다는 점이다. 속임수가 나쁘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하며, 자기잘못을 섣불리 인정하지 말아야 하고, 기회다 싶으면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바로 버리고, 실패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실패가 예견되면 도망쳐서 다음 기회를 노리라고 이 책은 권
지난 5일자 대전일보 6면에는 대전을 비롯한 전국 지방변호사회가 “지방에 고등법원 상고부를 설치해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국민의 눈과 귀는 이미 대선정국에 쏠리고 세종시의 법적 지위와 편입문제가 지역의 핫이슈인 상황에서 고법 상고부 설치 촉구 뉴스는 그다지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법 상고부는 영호남 법조인들이 큰 관심을 갖는 현안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충청권이 더 앞장서 촉구해야 할 자존심 걸린 사안이다.고법 상고부는 고등법원이 있는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지에 대법원의 기능을 가진 재판부를 두자는 것
‘국민화가’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이 지난 3월 25억원에 팔리더니 2개월만인 지난 22일 ‘빨래터’는 45억원을 기록했다. 치솟는 그림값에 일반인은 물론 미술계까지 놀랄 정도다.블루칩 작가들은 이미 작품이 고갈돼 값이 수직 상승을 하고, 검증이 덜 된 3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덩달아 올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빈발하고 있다. 은행이 그림으로 한몫 잡겠다고 펀드를 모집하고, 잇속 빠른 대형 백화점까지 그림장사에 나서면서 그림시장은 야단법석이다. 그림 모르면 ‘사오정’직장인, 주부 할 것 없이 서넛만 모이면 ‘누구
어느덧 2002년을 뒤로한 지 5년이 흘러 다시 대선정국이다.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지도자를 뽑는 대선인 만큼 중요하다. 민주화 이후 15년 남짓 정도의 중요한 시기에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누구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한, 글로벌화된 국제경쟁사회에서 미래가 밝아질 수도 어두워질 수도 있다. 지도자에 따라 후퇴냐 전진이냐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함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엄격한 잣대를 들고 국가 지도자감의 정책과 도덕성, 인물 됨됨
요즘 ‘세종특별시’ 건설 과정을 지켜보면서 불현듯 지난 2004년 겨울이 생각난다. 그해 10월 21일 헌법재판소는 신행정도시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관습헌법이나 뭐니 트집을 잡아 위헌결정을 내렸던 것이다.위헌결정에 대해 충청권은 똘똘 뭉쳐 행정수도 관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매일 매일 대전·충남·충북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고, 매서운 추위도 마다하지 않은 채 전국을 찾아다니며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호소했다.충청인의 간절한 염원과 처절한 노력 끝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범여권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후보가 단일화된다는 신념이 그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갈래로 분화된 범여권 내 제 정파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결같이 단일화에 대한 확신에 차있다. 나아가 대선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벌써부터 그들의 확신이 실현될지를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의 근거를 든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연출했던 대역전 드라마다. 조직
1960년 로마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대 이변이 일어났다. 아프리카 오지 국가인 에티오피아 출신의 무명 마라토너이자 군인이었던 비킬라 아베베(Bikila Abebe )가 그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2시간15분16초02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당당히 결승점을 통과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맨발로 전 구간을 완주했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아베베는 ‘맨발의 왕자’라 불렸다. 이어 도쿄올림픽에서도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며 우승해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마라톤 2연패를 이룩했다. 맨발하면 또 떠오르는 것이 아프리카 케냐의 유목민인
‘어린이는 세 가지 예술이 있다. 어린이들은 아무리 엄격한 현실이라도, 그 것을 이야기로 본다.…항상 이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본다.…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 본 것, 느낀 것을 그대로 노래하는 시인이다.’제85회 어린이 날을 앞두고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찬가’는 나라의 새싹인 어린이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오늘날 어린이들은 과거와 달리 경제적 풍요의 혜택을 누린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사실 어린이들은 괴롭다. 어른들의 잘못된 가정교육, 각종 과외와 학원, 성적에 집착하고 경쟁에 돌입
‘정치인의 인상은 권력에 굶주린 인간의 모습이다.’ ‘모든 정치인들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제 각기 대중에게 아양을 떨고 대중의 비위에 맞춰서 당치도 않은 선거공약을 남발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그럴싸한 진담으로 대중을 자극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다시금 되씹어보게 되는 말들이다.대선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하고 각당마다 17대 대선 길목의 ‘마지막 선거’였던 4·25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바탕으로 전략마련에 부심하면서 우리의 정치가 본격 대선정국으로 몰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선거문화의 병폐 중 하나가 ‘사생결단식’의 살벌한
‘자식을 보기엔 아비만한 눈이 없고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한 눈이 없다. 부모의 은덕은 낳아서 기른 은덕이요, 스승의 은덕은 가르쳐 사람 만든 은덕이다.’ 스승과 관련된 우리 속담들이다. 자식에 대해선 부모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제자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스승이다. 낳아서 길러준 부모의 은혜는 두말할 것 없이 귀중하지만 사람 되라고 가르쳐준 스승의 은혜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전통적으로 스승에 대해 갖고 있었던 우리들의 정서를 나타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학부모와 똑같은 권한을 갖고
사회적 불문율도 무너져이대로 두면 모두가 손해‘자식을 보기엔 아비만한 눈이 없고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한 눈이 없다. 부모의 은덕은 낳아서 기른 은덕이요, 스승의 은덕은 가르쳐 사람 만든 은덕이다.’ 스승과 관련된 우리 속담들이다. 자식에 대해선 부모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제자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스승이다. 낳아서 길러준 부모의 은혜는 두말할 것 없이 귀중하지만 사람 되라고 가르쳐준 스승의 은혜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전통적으로 스승에 대해 갖고 있었던 우리들의 정서를 나타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순간 남들이 나를 죽었다고 보건 말건, 진정한 판사로서 삶이 시작될 것으로 믿습니다.”많은 법조인들은 이 문구를 잘 알고 있다.한기택 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였던 그는 ‘목숨 걸고 재판하는 판사’로 유명하다. ‘내가 목숨 걸고 악착같이 붙들어야 할 것은 그 무엇이 아니라, 법정에 있고 기록에 있는 다른 무엇’이라 믿었기에 1988년 제2차 사법파동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었다. 당시 한기택, 황의인, 김종훈 등은 노태우 대통령이 김용철 대법원장을 재임명하려 하자 반대성명서를 작성, 전체 법관의 절
전국 50여 곳에서 치러지는 4·25 재·보선이 정치권의 주요 이슈다. 이 가운데 단연 대전 서을 보궐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저런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거구도도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마지막 잎새’를 노래하며 치열하게 살다간 열린우리당 고 구논회 의원을 선택했던 곳. 구 의원에겐 여러 일화가 있다. 투병중에도 국정감사를 꼼꼼히 챙긴 것도 그렇고 상임위인 교육위 시절 같은 당 의원의 민원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도 유명하다. 특히 행정도시 건설과 관련해 국회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