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면서 서해안 피해 주민들의 생활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느 때 같으면 특산물로 넘쳐나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이던 횟집과 수산물 판매점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개점휴업 상태이고 싱싱한 활어가 노닐던 수족관에는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다. 500여 개가 넘는 태안지역 펜션도 예약취소가 속출하는가 하면 인건비는 고사하고 난방비도 못 건져 문을 닫은 곳이 수두룩하고 팔려고 내놓은 곳도 부지기수란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던 맨손어업 어민들은 단돈 1000원이 없다고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전봇대 이야기가 향후 5년 내내 신화로 전승될 전망이다. 당선인의 불호령이 지난 5년간 손도 대지 못했던 대불산단 기업인 민원을 단 2-3일만에 해결했으니 전설로 남을만하다. 대불산단 전봇대는 관료사회에 뿌리 깊숙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며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의 상징이 됐다. 전봇대 하나로 이 당선인의 과단성과 규제개혁완화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대다수 언론이 높이 평가했다. 전봇대 하나 뽑지 못한 중앙부처는 무능한 조직으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전봇대 소동이 벌어진 직후 평소 잘 아는 사무관급 공무원을
18대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이후 민심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일단 대선에서의 ‘경제와 실용’ 코드가 총선에서도 전국적인 바람으로 이어질지 주요 관심사다. 지역적으로는 충청권이 최대 관전 지역이 될 것 같다. 충청권이 영·호남에 비해 지역주의에서 자유롭다는 특성도 있지만 최근 대선 결과가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특정 정당으로의 표쏠림 현상이 뚜렷했던 다른 지역과 달리 한나라당과 무소속,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득표율이 3:3:2 정도로 삼분됐다. 황금 분할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각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초등 1학년부터 영어수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내신·수능의 반영 비율을 대학에 맡기고 ▲수능의 과목 수를 줄이며 ▲대학입시를 환전히 대학측에 넘기는 이른바 대입 자율화를 골자로 한 큰 틀의 교육정책에 가려 피부느낌이 덜하지만 초등 영어수업 도입도 그 못지 않은 중요한 교육 정책 중 하나다. 무엇보다 사교육 시장에 내주었던 영어 조기교육을 공교육 틀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정책이다. 설익은 정책 불신만 가중 그런데 문제는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다. 있는 알맹이도 제대로 영글지 않
내년 4월 9일 치러지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 일정상 제17대 대통령 선거와 근접해 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대선의 완결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에서 극명하게 갈렸던 승패의 여파가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이런 전망과 분석은 한나라당에겐 고무적이다. 당은 내년 2월 25일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선거기간 동안 제시했던 정책을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국회 안정의석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으니 자신들이 ‘잃어버렸던 10년’을 되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리한 이념분쟁과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지친 탓인지 계층마다 지역마다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다양해 보인다. 경제 활성화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교육제도와 부동산 제도의 획기적 개선을 바라는 사람도 있다. 지역갈등 해소와 남북통일을 원하는 계층도 있을 것이다.충청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금강운하 건설이나 대덕첨단기술 산업화 단지 조성 등과 같은 지역공약도 궁금하지만 상당수의 지역민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이명박 당선자의 확실한 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지역공약
바다, 해변, 갯벌, 섬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진 태안. 관광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던 천혜의 바다자원을 보유한 태안.울창한 송림과 조화를 이룬 멋진 바다, 갖가지 형상으로 빚어진 기암절벽과 빼어난 섬.그 태안의 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일회성에 그친 국가적 재앙이 아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번 기름유출 사건은 우리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제3의 청색혁명’으로 불리는 서해안 바다목장을 잃어버린 점이다. 청정해역인 태안군 안면도 외해연안의 풍부한 갯벌과 바다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선거판이 생활정치니 일꾼뽑기니 하는 희망은 짓밟히고 헐뜯기와 할퀴기, 상처내기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오던 진흙탕 싸움이 이번에도 여전히 도졌다. 우리 정치가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뺏고 빼앗기는 차원으로 일관되어 왔고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게임의 법칙만 존재해 왔다. 그러기에 정권을 잡기 위해 무모한 공약을 남발하는가 하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처럼 경제 대통령, 교육 대통령, 문화 대통령, 환경 대통령임을 자처한다. 전지전능한 해결사라도 되는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런 정
엊그제 한밭대학교에서 ‘지역 국립대학의 현주소와 발전전략’이라는 토론회가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통합과 국립대 법인화 정책을 진단하고 대학 특성화 방안을 통한 지역 국립대, 그중에서도 지역 국립산업대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자리였다.이 같은 토론회를 갖게 된 것은 현재 대학들이 처해 있는 일종의 ‘위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로 대학 신입생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외국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 해 전부터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마다
존 그리샴 소설을 영화화한 ‘런어웨이’(원제 Runaway Jury)는 미국식 재판제도인 배심제의 허실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영화는 총기난사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한 미망인이 무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과정을 다루고 있다. 원작은 담배회사와의 소송사건이지만 스토리전개는 맥을 같이한다. ‘런 어웨이’는 미국에선 합법적인 직업인 배심원 컨설턴트가 자신의 의뢰인에게 유리한 평결을 내려줄 배심원을 다수 확보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컨설턴트는 의뢰인에게 불리한 평결을 내릴
전남 함평군은 고구마 주산단지의 하나다. 생산량은 매년 약 2만t이었다. 1976년에는 2만5000t에 이르렀다. 가격도 올라 재배농민들은 목돈을 쥘 수 있겠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그러나 농협이 약속을 어겼다. 전량수매에 나서지 않아 재배농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농민들과 농민단체 등은 이로부터 2년간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다. 1978년 농협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보상액 309만원을 지불했다. 이것이 세인들의 뇌리에 각인된 ‘함평고구마사건’의 개요다.레드오션으론 성공 어려워이 사건은 가뜩이나 내세울 것이 없는
유럽 여행의 백미는 미술관·박물관 관람이다. 미술관· 박물관을 제외한 유럽 여행 스케줄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고색 창연한 고궁과 성들도 여행객의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지만 미술관·박물관은 예술의 향기를 듬뿍 느끼면서 교양적 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 고궁과 성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어떤 여행사가 미술관과 박물관을 제외한 유럽 여행 스케줄을 짰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일까. 엄청난 항의는 기본이고 여행상품 판매도 불가능 할것이다. 문화예술 가꾸고 창조해야기왕에 떠난 유럽여행이라면 파리 루브르박물관
고래사냥 소설의 백미는 미국 소설가 H.멜빌의 ‘모비딕’이다. ‘모비 딕’이라는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포경선 피쿼드호 선장 에이헤브(Ahab)의 복수담을 담고 있다. 에이헤브는 이 고래를 잡으려다 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이다. 이 고래를 찾아내 복수하는 것이다. 고래를 발견하는데 금화를 상금으로 걸고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을 누빈다. 광적이다. 마침내 흰 고래를 발견한 선장은 보트를 타고 작살을 던져 고래의 눈을 찌르는 등 3일간의 사투를 벌인다. 이판사판였다. 그러나 성난 고래가 몸부림을 치는 바람
대선 후보들이 참으로 많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민중심당 심대평,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 등 6당은 예외 없이 후보를 냈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연대’의 이수성, ‘참주인연합’의 정근모, ‘새정치연대’의 장기표, ‘국민선택’의 장성민 후보도 이름을 올렸다. 얼핏 꼽아도 열손가락이 모자란다.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이런 저런 예비후보까지 하면 100명이 훌쩍 넘는다.이 가운데 몇 명이나 공식적으로 후보 등록을 하고 출마를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대
지방자치단체마다 명품도시 증후군에라도 걸린듯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아우성이다. 발상은 좋다. 그러나 어떻게 만들 것 인지 구체적이거나 획기적인 방안은 눈에 띠지 않아 안타깝다. 명품도시의 출발은 아파트공화국 주거문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성냥갑 아파트’의 디자인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가 최근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심의안건에 대해 ‘아파트 디자인 수준 미달’을 이유로 무더기 재심결정을 내린 절차는 크게 환영할 일이다.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면 아파트를 짓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위해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않겠다”지난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은 단독선거에 의한 정부수립에 반대하며 통일된 자주적 민족독립국가 수립에 몸을 바쳤다. 독립정부의 문지기가 평생 소원이었던 백범 선생의 염원은 반세기를 훌쩍 넘겨 59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분단의 벽은 철옹성처럼 높기만 했다. 허리 잘린 한반도의 분단은 고통으로 이어졌다. 체제유지에 급급한 남북한 정권과 강대국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우리 민족은 광복 이후 분단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분단은 남북체제 이데올로
지역축제는 비록 현대로 오면서 유희적이고 세속적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본래 지역의 제례 및 세시풍속에서 유래돼 지역의 독특한 맛과 멋을 간직하고 있다. 그 지역이 겪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영향에 따라 다른 고장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이처럼 고유의 특성을 지닌 지역축제가 민선 자치시대 이후 상당히 변질됐다. 겉으로는 공동체 의식 함양과 지역 이미지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하지만 그 속내는 단체장들의 치적 홍보나 득표를 겨냥한 민심잡기에 치중되고 있다. 개최도 홍수를 이뤄 문화관광부 자료에 의하면
17대 대통령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에 따라서는 대표 선수가 이미 결정되었는가 하면 한창 선발전을 치르는 곳도 있다. 대표선수로 뽑히지 못하면 본선에 출전을 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선발전’ 역시 불꽃을 튀기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의 관심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일인데 ‘깜도 안 되는’ 후보를 뽑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구나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검증절차나 결정과정을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도 그렇고 총선도 그렇고 대선도 마찬가지다. 선거가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栗良平)가 쓴 ‘우동 한그릇’은 일본 의회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단편이다. 매년 섣달그믐 홋카이도(北海道)의 우동집 ‘북해정’(北海亭)을 찾는 엄마와 두 아이. 세 모자는 형편이 어려워 개미 같은 목소리로 우동 한 그릇만 시키지만 우동집 주인부부는 이들 가족의 어려움을 헤아려 2인분 같은 ‘우동 한 그릇’을 내놓는다. 매년 12월 31일이면 세 모자를 위해 2번 테이블을 예약석으로 비워두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이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예약석으로 비워둔 지 14년이 지난 섣달그믐, 세 모자는 크
올 대선 구도의 얼개가 대략 짜여졌다. 한나라당은 이미 이명박 후보를 확정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5일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 등 5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역시 경선에 돌입했고 국민중심당도 최근 심대평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의 계절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러나 각 당이 처해 있는 현실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후보를 확정한 한나라당은 당내 화합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고 특히 청와대의 이 후보에 대한 고소로 앞으로의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신당 또한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지만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