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도떼기시장 같았다. 큰 강당은 아니지만 이른 아침부터 꽉 들어찬 이들의 열기가 뿜어졌다. 이 열기는 이내 소란으로 바뀌었다. 찬성과 반대로 나눠 서로를 향해 앙칼지게 내뱉는 욕설에다 일그러진 얼굴 속에 살기가 붙었다. 목소리 커진 욕설은 공중에서도 양보 없이 부딪쳤다. 격해진 감정에 끝내는 서로 밀치면서 멱살잡이 몸싸움으로 번졌다. 생면부지인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를 향해 심한 욕설과 삿대질을 하면서 물리쳐야 할 적이 됐다. 이들이 이렇게 싸우게 된 공통분모는 육군사관학교다. 육사를 '지키느냐', '뺏느냐'의 싸움으로 한 공간
아산의 한 마을이 소란스럽다. 아직 생기지도 않은 '보상금'에 동네 패가 갈리고 있다. 아산시가 개발사업 토지보상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절차를 진행한 것이 이 마을을 넘어 시 전체를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산시는 모종동 113-10 일원 57만 5728㎡ 규모에 모종샛들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시가 직접 나서는 공공주도 개발사업이다. 올해 9월 실시계획을 인가하고 환지방식으로 진행중이다. 시는 토지 감정평가를 마치고 지난달 중순 토지주들에게 평가 결과를 알렸다. 길지 않은 이 과정에서 사달이 났다. 시가 감정평가법인
규제 일변도였던 부동산 정책이 완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잇따른 금리 상승과 맞물려 시장에서의 거래절벽 현상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무주택 실수요자마저도 집 사기를 미루면서 미분양 물량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정부도 규제 완화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규제지역의 추가 해제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규제지역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
대단하다. 지켜보는 이조차 신경이 곤두설 만큼 긴장감이 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해낼 것이다. 다만 향후 결과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대전시 동구의회(동구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쏘아 올린 '의정비(월정수당) 인상안'에 대한 얘기다.동구의회가 질렀고, 타 자치구 의회가 일제히 가담했으며, 수많은 반발 여론을 견딘 끝에 마침내 뜻한 바를 손에 거머쥘 바로 그 얘기 말이다.2022년 현재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의정비를 둘러싼 자치구의회의 행보를 살펴본다. 우리가 선택한, 일종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지난
2006년 중국은 하나를 외쳤다. 그 해 3월 13일과 14일 각각 폐막한 양대 회의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중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잔치이자 격렬한 토론의 장이었다.그 무렵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정협 폐막식에서 채택된 정치결의문에서 잘 드러났다. 정협 제10기 전국위원회 제4차 회의는 13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세력 및 그 활동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치결의를 채택하고 11일간의 회의를 마무리했다.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원자바오 총
"육군사관학교 충남이전! 지방시대의 새출발", "육군사관학교 충남이전! 도민의 염원" 등등. 충남도청 주변에는 도내 사회단체명으로 여러 장의 현수막이 걸렸다. 육군사관학교의 충남 이전을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이 현수막에 담겼다. 이달 초에는 육사충남유치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지역인사 491명이 육사충남유치도민추진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육사 충남 유치를 위한 컨트롤타워로 220만 도민 역량을 결집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정부와 국회 등을 대상으로 대통령 공약 조속 이행을 촉구하는 활동에 전방위적으로 나선다.때마침 의미 있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영화 '부당거래'에서 류승범 배우가 던지는 명대사다. 영미권에도 '남의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네 일과가 된다'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 이 의미는 일상 생활에서는 물론 비즈니스, 예술계, 체육계 등 어느 곳에나 적용할 수 있다.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2022 충청남도체육대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4일간 보령시 일원에서 열렸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한 첫 대회로, 충남 15개 시군 9525명의 선수들이 시범경기 1종목을 포함, 총 30개 종목 선수들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오는 2027년 준공된다. 세종 집무실의 원활한 건립을 위해 이달 범정부적 추진체계도 꾸려졌다. 내년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 이후 2025년 착공에 들어서면 이르면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에 맞춰 대통령 세종집무실 시대가 열린다.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10년 만에 성과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태동한 세종시는 지난 10년간 47곳의 중앙정부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이 입주를 마쳤고, 최근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명실상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루이 16세가 단두대로 사라지고, 그동안 모든 권력과 부를 누렸던 귀족들이 쫓겨났다. 왕과 귀족 때문에 국민이 못 살겠다고 외치던 시절이니, 이들을 쫓아내고 나면 국민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그런데 혁명 발발 이후에도 민초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혁명을 했는데도 삶이 개선되지 않았던, 혁명의 패러독스인 셈이었다.혁명 후 민초들은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불만을 쏟아내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자 '공포정치'로 유명한 지도자 로베스피에르는 물가를 안정시키고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우유 가격 인하를 지시
30년 전의 일이다.1992년 추석 즈음. 경기도 지역 내 모 대대 연병장에선 OX게임이 진행됐다. 부대의 모든 병사가 참여해 정답 여부에 따라 OX로 이동, 마지막 한 명을 가르는 그런 게임 말이다. 축구나 족구, 계주 등의 중대 간 경쟁이 아닌, 최종 우승자에겐 포상 휴가가 걸린 비교적 큰 게임으로 병사들의 '눈치보기'가 대단했었다.3-4번째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한글창제는 1446년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로 움직여라"중대원들의 눈동자가 일제히 움직였다. 부대에서 유일한 국어국문학과 출신이자. 이른바 제대를 2개월 앞
"염치 불구하고 도의원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산 더 주십쇼."지난해 강원도의회 행정감사 자리에서 강원FC 이영표 대표이사가 과오에 대해 사과한 뒤 덧붙인 마지막 말이다. 진정한 축구발전과 사랑을 위해 낸 용기가 많은 축구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창단 16년 만에 프로축구리그에 진출한 '시민구단' 천안시축구단이 언젠가 해야 할 말일 수 있다.지난 2007년 창단한 천안시청 축구단은 이듬해인 2008년부터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이 리그에서는 8~16개팀이 기량을 겨루며 우열을 가렸다. 이후 내셔널리그와 K리그3가
199대 1, 92대 1, 164대 1….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세종 지역 분양주택에서 기록한 청약경쟁률이다. 세종 지역 집값이 지난해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잔여세대 공급의 청약 경쟁률을 들여다보면 '빙하기'에 놓인 아파트 매매시장과 상관없이 고공행진이 더욱 뚜렷하다. 3511대 1, 801대 1, 2821대 1 등 과열 양상을 넘어 이른바 '로또 청약'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처럼 집값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침체를 보이는데도 유독 청약 시장에서만 열기가 식지 않는 배
청년 정치인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청년 정치인이 내 팽개쳐지고 있다는 게 옳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우리는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에 내몰리며 사라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지난해 6월 '0선에 30대 대표' 신드롬을 일으키며 당을 위기에서 건지고 국민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권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청년 정치의 표상처럼 여기며 떠받들더니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당내 권력다툼을 보면서 적잖은 실망에 빠진 국민도 많을 것이다.정권 교체를
코로나19 재확산과 환율 급등이 한국경제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3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고환율 지속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을 촉발해 높아진 물가를 더 끌어올린다. 외환위기 우려는 이제 걱정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됐고, 경제적 이슈를 넘어 정치적 의제가 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대비 0.5%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0% 급등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
"부동산 조사, 대전은 계도, 세종은 강경 대응" "대전시 공무원도…도안 2지구서 '땅 쪼개기'" "도안 2단계 개발예정지도 기획부동산 횡행" "대전 둔산동 일대 기획부동산 성행" "수백억 피해 기획부동산 철저히 파헤쳐야"….대전일보가 지난 한 달 동안 대전 지역 기획부동산과 관련해 작성한 기사의 제목들이다.언뜻 기사 제목만 보아도 대전 지역에서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는 중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기사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할 수 있다.더욱이 기사 이면엔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문제의 중대함이 더
요즘 뜬 드라마가 하나 있다. 소위 지상파에서 하는 것도 아닌데, 시청률이 10%를 훌쩍 넘겨 가히 폭발적 반응이다. ENA라는 생소한 채널이 내놓은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얘기다.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수목이 기다려진다는 이들이 꽤나 많다.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인 주인공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눈에 띄는 장면은 우영우와 고래다.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밍크고래 등등. 고래를 유독 좋아하고, 고래의 특징을 꿰고 있는 우영우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줄 아이디어가 떠오
천안을 포함한 충청지역 부동산 규제 정책에 지역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국토부가 지난달 말 '충청권에선 천안을 비롯 공주, 논산, 청주에 대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민심 이탈의 계기가 됐다.천안시는 정량적 지표를 충족해 해제 기대감이 컸던 상황이었기에 허탈함과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컸다.2020년 12월 18일 천안 동지역 전체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청약자격 제한 등 규제를 크게 강화했다. 지정 전에는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에 청약자격을 부여했지만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7월 1일 새로운 지방정부가 탄생했다.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이 대거 교체됐는데 충청권 광역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선거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치지형이 정반대로 변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 모두 민주당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으로 물갈이된 것. 이들 단체장은 이날 취임식을 통해 시정과 도정운영 전반에 걸쳐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취임사의 주요 키워드는 '경제 살리기'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현안 추진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초유의 경제 위기 속 민선 8기가 출범했음을 감안해서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니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는 산자여 따르라~~~'우리가 잘 아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5·18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민중가요다. 올해 5·18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위원, 여야 국회의원들 대다수가 참석, 함께 이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노래 하나로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하나 된 대한민국을 연출했다.며칠 전 한 선배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 3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30 환경안전수도 천안' 비전을 선포했다.비전으로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도시', '지속가능 순환경제 도시', '시민 안전 환경 도시'의 3대 목표와 6대 추진전략, 18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 도심하천 환경기준 2등급 달성, 공원 접근성 13% 달성을 2030년까지의 목표로 잡았다.6가지로 나눈 분야별 추진전략으로는 △환경안전수도 기반 구축 △탄소중립 도시 전환 △자원순환 클린 도시 조성 △지속가능 물순환 관리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