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신록과 아름드리 소나무에 둘러싸인 수덕사는 고요하고 그윽했다. 1400여년 동안 덕숭산 자락을 지켜온 수덕사…. 사찰의 이곳저곳에 철쭉과 조팝꽃 이팝꽃이 빛나고, 가끔 산비둘기와 꿩 울음 소리도 들렸다.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뜻의 '심검당(尋劍堂)'이라고 쓰여진 조촐한 방에서 덕숭총림 방장 달하 대종사를 만났다. 방장스님은 난만한 웃음으로 객을 맞았다.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는 말에 달하 대종사는 "아침은 먹고 왔느냐?"며 차를 권했다.- 27일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사부대중에게 한 말씀 해주시지요."우선 내가 살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기지개를 켜야 할 시점, 소상공인들은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라는 삼중고까지 맞닥트렸다. 시민들의 지갑 사정이 팍팍해지자 소비 심리는 또다시 움츠러들었고 움푹 패인 소상공인들의 주름살은 도무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질수록 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박 이사장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실보전금과 온누리상품권 등 각종 활성화 사업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뒷받침에 심혈을 기울
충청권 경제 발전의 마중물이 될 현안 사업을 적기에 추진하려면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다. 특히 대한민국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선 충청권 발전이 급선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청권은 서울과 수도권의 인프라를 영남·호남·제주로 연결시킬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이기도 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대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대전은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대전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전속력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Q. 대전 국가산단을 선정하게 된 배경과 향후 추진계획, 중앙정부의 지자체
달라진 것은 없다. 이미 한솥밥을 먹던 식구였다. 얼굴 부대끼며 보내온 시간이 오래다. 선수들 속속들이 다 아는 처지라 소위 간을 볼 사이도 아니다. 프로스포츠 구단이기에 팬들을 위해 이기는 경기를 보이려는 목표는 같다.손혁 한화이글스 단장. 인기선수에서 방송 해설가로, 코치와 감독까지 야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 한화에 영입, 1년간 말 그대로 팀 옷매무시를 만졌다. 코디를 하다 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이 안 쓰인 곳이 없다. 그리고 정민철 단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손 단장이 추구하는 선수단
'보훈(報勳)'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어떠한가. '공훈에 보답한다'는 매우 간결하고 명확한 의미에 대해 우리는 혹여 시혜-수혜적 입장은 아닌가. 나라와 우리를 위한 이들의 공로에 마땅히 갚아야 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은혜를 베푼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이같은 보훈 인식의 중심에 '국가보훈처'가 있다.24일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강만희(58) 대전지방보훈청장에게 보훈 및 서해수호의 날의 의미, 국가보훈부 승격에 따른 유족 지원 강화 등에 대해 물었다.조국이 누란의 위기마다 호국의 선봉에 섰던 충절의 고장, 충청에서 지역민들의 보훈
"어려운 형편에 7남매를 키우시면서도 늘 이웃과 함께한 어머니였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변변한 반찬이라곤 김치가 유일, 김장을 하거나 깍두기 등 김치를 담그는 날이면 어머니는 꼭, 이웃에게 나눴다.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이 선한 건 어려서 이웃에게 김치를 가져다주는 심부름을 많이도 해서다. 그때는 절에 아이를 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불을 만드시던 어머니의 기억도 또렷하다. 어머니는 그 아이들이 안쓰러워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으셨던 거다"유재욱 신임 대전사회복지공동
"누구나 살아가면서 실수를 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전과자라는 주홍글씨가 찍혀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또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걸 보면 너무도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애정어리게 보듬어준다면 바른길로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인간의 본성은 본래 선하다는 맹자의 '성선설'과 타고난 본성이 악해 후천적으로 노력을 하면 선해질 수 있다는 순자의 '성악설'. 우리 사회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얽히고설킨 인간사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천인공노할 각종 범죄 소식을 접할 때마다 떠오르는 게 인간
아마도 '괴짜' 정도면 점잖은 표현일 것 같다. 그를 나타내는 여러 세간의 평판은 '괴짜'와 대동소이하거나 또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세평은 그가 경영자로 자신의 회사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도전이 '괴짜'에 묻어나 세간의 평판으로 굳어졌다.충청권 주류기업인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 뜀박질 열정 하나 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그가 '괴짜'처럼 또 일을 냈다. 누군가는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빗대 '대동
1447년(세종 29년) 정묘년 4월 20일 밤.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은 무슨 꿈을 꾸었고, 현동자 안견 선생은 그 꿈 얘기를 듣고 또 무슨 그림을 그렸나? 회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산수화인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세로 38.7㎝, 가로 106.5㎝)'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본 도원이 안견 선생의 붓끝으로 3일 만에 현실 작품으로 옮겨진 것.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의 발문부터 김종서,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등 당대 문장가 21명의 찬시가 친필로 붙었다. 그림으로서의 가치는 말할
흡사 데칼코마니 같은 말이다. 기부를 많이 한 이들을 여럿 인터뷰한 경험으로 볼 때 특정 단어에 대한 반응은 같다. 정태희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도 그렇다. 정 회장을 처음 만나 인터뷰한 순간이 기시감처럼 느껴진 이유다.여느 기부자들처럼 정 회장의 나눔도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한 자기만족이다. 한마디로 '짜릿함'이란다. 나눔이라는 게 처음 하기가 어렵지 시작을 하면 중독성 강한 자기만족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다. 정 회장은 "사람들은 기부에 대해 거창하게만 생각해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금액은 중요하지 않
"22만 명이던 동구의 인구가 무너졌다. 한때 35만 명까지 있었던 우리 동구인데, 이제 20만 명을 걱정해야 할 신세다"인구 얘기를 꺼내자 박희조 동구청장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간신히 유지하던 22만 명이 지난달 21만 명으로 떨어졌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22만 명에서 100명이 넘게 빠졌다. 월평균 200명 정도씩 줄어들고 있는데, 속도가 더 붙을까 구청장으로 내심 걱정이 크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하루가 다르게 줄어가는 인구를 감당하기가 버겁다. 동구가 대전의 원도심에 위치하기에 낙후한
지방과 중앙 기관을 두루 섭렵해 행정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최민호(67) 세종시장. 그의 또 다른 별칭은 '색소폰' 공직자다. 충남도 행정부지사 이임식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퇴임식에서도 색소폰 연주로 직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지난해 7월 세종시장 취임 이후 세종시가 기업인으로부터 발전기금을 받을 때도 이 색소폰 연주는 통했다. 취임 직후인 작년 8월, 박한길 애터미(Atomy) 회장이 세종시 장군면으로 이사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곧바로 박 회장 댁을 찾아 축하 연주를 했다. 박 회장은 광역단체장의 환대에 감동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 가장 높이 난다'는 말로 올해 대전시정의 방향을 빗댔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 현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위기를 대전 발전의 호기로 삼겠다는 게 이 시장의 의지다. '불위호성(弗爲胡成)·아무리 좋은 결정을 하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룰 수 없다')은 동료인 직원들이나 자신에게 건네는 일종의 다짐과도 같다. 이 시장은 올해가 '2040 그랜드플랜'의 미래전략을 청사진으로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향한 대장정 출범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을 확신했다. 시민의 이익을 우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서산발전을 위해 계획했던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서산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우리의 창립 슬로건은 여전하다"말 그대로다. 코로나19로 손발이 묶인 형국이었다. 무엇을 하려해도 몸조심해야 하는 상황뿐이었다. 서산포럼 최길학 회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2030년 27만 자족도시 서산의 미래를 여는 민간 중심의 포럼을 출범시킬 때만해도 코로나19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시나리오였다. 당시에 경제, 행정, 교육, 산업, 문화,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은 70년 간 이어온 충남대의 위상과 역할에 집중하는 한편,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 등 피할 수 없는 지역대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이를 위해 세종캠퍼스 입주 확정 등 구조·시스템에 혁신을 주고, 공모·시설사업 등으로 8700억 원 이상의 재정을 확충해 거점국립대로서의 공고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여기에 한밭대학교와의 통합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최근에는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1월부터 지역을 넘어 41개 전국 주요 대학 협의체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은 대덕특구의 담을 허물고 지역과 산학연이 융합 상생 발전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협력'과 '혁신'이란 기치 아래 대덕특구 과학기술 기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신산업을 연계 육성,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내년 50주년을 맞는 대덕특구는 지역 주도의 생태계 전환을 앞두고 있다. 중앙정부가 중심이 된 대덕연구단지 시대 32년, 대덕연구개발특구 시대 17년을 거쳐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고 원장은 지방 주도 혁신에 방점을 찍고 대덕특구의 미래 비전을
이희학 목원대학교 총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대학, 100년을 내다보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자 과감한 교육혁신과 경영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방위 소통 행보는 물론 내실 있는 개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교육혁신은 전공의 벽을 허물어 학생 스스로 적성·진로에 맞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경영혁신은 행·재정적 자립역량 확보와 투명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각각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문화예술과 지역사회 공헌 등에서 중부권을 넘어 전국 최강의 대학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이 총장의 포부다. 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이
국립경찰병원 분원 1차 후보지 발표가 임박했다. 충남 아산을 비롯해 전국 19곳 지자체가 경찰병원 분원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경찰청은 이번 주 내 후보지를 3곳으로 압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경찰병원 분원은 아산 설치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공모사업으로 방향이 바뀌며 아산이 다른 지자체들과 경쟁하는 형국이 됐다. 아산시와 충남도는 경찰병원 분원의 아산 설치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대선 공약이었던 점을 강조하며 유치 성사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경찰병원 분원 아산 유치를 염원하는 시민 열망을 담아 국립경
대전에서 젊은 세대에게 선화동 일대는 '선리단길'로 불린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떠나간 뒤 '예술과 낭만의 거리'를 조성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 및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역경제 및 상권 침체를 막고, 건물을 보존해 새로운 감성을 창조해내며 기성세대에겐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새로움을 준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옮겨오지 않고 현대에 맞게 재창조한 '뉴트로'인 셈이다.옛 것의 향기 속 새로움도 물씬 풍기는 '공간 소이헌'도 그랬다. 새로운 분위기를 찾아온 청년은 물론, 동네 어르신도 잠시 쉬었다 갈 수 있었다. 마치 치
'군민과 함께 미래를 여는 의회'를 구호로 내건 홍성군의회. 여느 기초의회처럼 자체적으로 의정구호를 정하는 것이 아닌 군민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한 뒤 의원들이 토론을 거쳐 의회 비전을 담은 구호를 뽑아왔다. 9대 군의회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군민들과 쌍방향 소통으로 '군민과 함께 미래를 여는 의회'를 구호로 정했다. 그 만큼 구호에 담긴 책임감의 무게가 더 크다. 이선균 의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로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군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선봉에 섰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 제시 등을 통해 군민들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