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를 같은 존재로 예우를 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고 했듯이 스승은 그 존재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다. 한때 초·중·고학생들 사이에서 희망직업 1위가 교사였을 만큼 선망의 대상이었다.'군사부일체'란 말을 패러디한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란 영화도 있었다. 임금 대신 두목을 받든다는 뜻이었다. 조폭인 주인공이 뒤늦게 고등학교에 들어가 사학재단의 비리와 싸우는 코미디물로 기억된다. 인상 깊었던 모습은 이른바 일진이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대들다가 밀치고 때리려
"일본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은 사라져야 한다. 일본은 원래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 아닌가."가까운 미래의 일본. 이런 끔찍한 주장을 하며 노인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고령화가 불러온 사회 혼란 속에서 75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한다. 죽음을 국가에 '신청'하면 국가가 이를 '시행'해 주는 '플랜(PLAN)75'라는 제도다. 처음엔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일본 사회는 차츰 이를 받아들인다.주인공 가쿠타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살아가
시시포스(Sisypos, Sisyphus)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다. 시지프, 시지푸스, 시지프스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시시포스'다.개인적으로 대학에서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접하며 처음으로 알게 됐다. 당시를 더듬어 보면 카뮈의 논리가 꽤 충격적이었고, 그가 이야기한 '부조리' '삶의 가치' 등에 대해 나름 심각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른다."신(神)들을 기만한 시시포스는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벌을 받는다. 바위는 산꼭대기에 다다르면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시시포스는 다시 그 바위를
휴가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공항은 아직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 지난 12일에는 하루에만 19만515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 올 들어 하루 최대 여객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498만 명으로 작년 1분기 41만 명의 10배가 넘는다.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지만 171만 명에 그쳤다. 때문에 국내 여행수지 적자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호재가 터졌다. 중국이 6년 반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이에 발 맞춰 서울시는 특별
얼마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권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더욱이 현재 조사중이긴 하지만 이 교사는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교권에 대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취합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 교원이 100명에 달했다.이 기간동안 충청권에서도 충남 7명, 대전 5명, 세종 3명 등 15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교사들
중학교 때 일이다. 같은 반 친구가 강원도 고성군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것. 열흘 가까이 세계에서 모인 또래 친구들과 야영을 한다는 것에 신기하기도 했고, 부러웠던 생각도 든다. 얼핏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 친구가 세계잼버리를 갔다 온 후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세계 친구들과 나눠 가졌다는 기념품도 볼 수 있었다.당시 자료를 찾아보니 '17회 세계잼버리'는 1991년 8월 8-16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신평벌에서 열렸다. 당시 최대 규모인 총 135개국에서 만 14-17세 청소년 스카우트대원 등 1만 9092명의 인원이
#."사회적 갈등과 이해관계 대립이 첨예해진 만큼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정책 수요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행사를 나흘 앞둔 지난 5월 21일 기재부 유튜브에 공개한 역대 경제관료 31명과의 기념 인터뷰 영상 발언록 내용 중 일부다. 이 가운데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추진하는 건 성공할 수 없다"며 "지금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딜리버리(전달)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 그 정책은 실패"라고 강조했다
대전시의회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시의회를 둘러싼 일련의 사안들과 관련, 이미 지역에선 '파행' '갈등' '대립' 등 수많은 부정적인 단어들로 도배되고 있다. 대화와 협치는 사라지고, 불통과 불신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모양새다.시민들은 출범한 지 1년 갓 넘은 제9대 대전시의회가 제 기능을 잃어가는 모습에 분노를 터뜨린다. 또 임기 말이나 나올 법한 이같은 현상에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전시의회의 지난 1년을 소환해 본다.지난해 7월 민선 8기와 함께 출범한 대전시의회는 원구성부터 다툼이 일었다. 국민의힘 당 차원에선 합의추대
필라테스, 요가원 등의 '먹튀' 사건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도의 허점으로 소비자 피해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대부분 체육시설들의 가격 미고지 및 부실고지, 일방적 휴폐업으로 인한 피해들이지만 해당 업종이 관리 대상에 제외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천안에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던 A필라테스는 지난달 26일 SNS 공지를 통해 "현 시점부터 수업진행이 불가하다"고 일방 통보했다. "계속되는 경영난과 불투명한 경영의 미래로 인해 운영중단(폐업)을 결정하게 됐다. 금일부로 매장
80여년간 대전에 있는 충남도청이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조성된 내포신도시로 이전한지도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섰다.충남도청 이전은 단순히 도청사를 이전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충남 전체의 발전을 이끌 거점도시를 만들고 국토의 중심에 위치에 있는 충남이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도민들의 염원을 담은 큰 결정이었다.홍성군과 예산군 일원 995만㎡ 규모에 행정타운(36만 8000㎡), 비즈니스 파크(13만 3000㎡), 산업용지(99만㎡), 상업용지(36만 3000㎡), 주거단지(266만 4000㎡)로 조성된
"바람으로 유명한 신주시에 이런 농담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간판이 떨어졌을 때 그 밑에 있던 사람이 맞으면 석사 아니면 박사일 것이다"지난달 대전시와 함께 대만에 갔을 때 일이다. 대전시와 신주시가 과학기술 교류협력 합의서를 쓰는 자리에서 신주시 첫 여성시장인 가오홍안 시장이 웃으면서 한 인사말이다. 그리고 보니 안내 자료에 나와 있는 가오홍안 시장의 최종 학력도 박사다. 그는 미국 신시내티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시는 대만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기술 도시다. 그러기에 과학수도를 표방
'족적(足跡)'의 사전적 의미는 발로 밟고 지나갈 때 남는 흔적, 혹은 지나온 과거의 역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인간에 비유하면 자신의 걸어온 발자취다.발은 늘 행동한다. 가만히 있질 않는다. 대화 중에도 감동적 혹은 충격적 장면이나 일을 겪을 때 흔히 '발(가락) 끝에서부터 전율이 온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발은 사전적 의미에서 나아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오래 전 TV 프로그램에서 본 감동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양팔 없는 젊은 '발가락 피아니스트' 류 웨이 얘기다. 이 청년이 두 발끝으로 연주한 피아노 하모니는
얼마 전 서울 여의도 지인들을 만났다.충청도 출신 인사들인데 국회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휴가 차 대전 본가(本家)를 찾거나 세종시 출장을 마치고, 이참에 얼굴이나 보자며 대전역 근처에서 담소를 나눴다.이야기는 안부와 근황에서 내년 총선으로 넘어갔다.전국을 무대로, 나름의 논리로, 그럴듯한 지인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기 바빴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청산유수의 언변과 신박한 단어들이 풍성해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더욱이 지인들의 성향이 다르고 여야 지지가 뚜렷해, 마치 유명 정치평론가들의 방송 토론회를 방불케 하며 즐거움을 더했다
교통요금과 전기료,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소식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경기 악화, 물가 급등 우려 등을 이유로 수년간 보류했던 것을 한 번에 터뜨리는 모양새다.특히 운송업계의 어려움과 지방자치단체의 빠듯한 재정지원금 등에 교통 요금 인상 필요성을 공감 못하는 바 아니다.많은 지자체의 교통 요금이 몇 년간 제자리인 데다 인건비와 휘발유·가스연료 가격이 오르는 등의 인상 요인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가스비에 이어 교통요금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연합뉴스와 각 지역 언론보도 등을 살펴보면 대구
'이봐 해봤어'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한 유명한 말이다. 몇 해 전 이 말은 경영인 최고의 어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의 이 한 마디는 그가 생전에 현대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일구는 도전의 메시지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숱한 일화 중 그의 도전 단면이 반영된 곳이 천수만 간척사업이다.정 명예회장은 자서전인 '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의 글을 시작하면서 첫머리를 서산농장으로 채웠다. 정 명예회장은 서산농장에 대해 "그 옛날 손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돌밭을 일궈 한 뼘 한 뼘 농토를 만들어 가며 고생하
#. '옹폐지국상야(雍蔽之國傷也)'.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유명한 고사성어다.'옹(雍)'은 '물의 흐름을 막는다', '폐(蔽)'는 뭔가를 '차단하고 가린다'는 뜻이다. 언로가 막히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의미다. 요즘으로 치면 소통 부재에 대한 경고다. 시황제가 건국한 진나라가 짧은 시간 무너진 원인을 따지는 자리에서 사마천이 가의(賈誼·한나라 정치사상가)의 '과진론(過秦論)'이란 글을 빌려 한 말이다.그 시대 역시 생각이 깊고 시세의 변화를 아는 인물이 없었던 것도 아닐텐데, 과감하게 충성을 다해 황제의 전횡을 막지 못했던
결국 불발됐다. 불안불안 하더니 예상대로였다. 26년의 지역 숙원사업인 서산공항 이야기다.서산공항의 예타 통과 여부는 전국적인 사안은 아니지만 충청권에선 매우 큰 이슈였다.이달 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이후 지역 언론에서 거의 매일 서산공항 예타 불발을 다루고 있다.이같은 분위기는 쉬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기재부의 결론대로 종합평가의 타당성 부족-2017년 국토부 타당성 용역에선 경제성이 매우 높게 나왔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다.지역민들은 여타 지역의 사례를 들며 분노를
공권력이 추락하고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이 매를 맞고 악성 민원인의 갑질이 도를 넘는 일이 허다하다.얼마 전 천안동남경찰서의 한 파출소에서 10대 청소년이 경찰관에 발길질을 하고 욕설을 퍼붓는 SNS 동영상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으로 알려진 A군은 수갑까지 차고 있었지만 난동을 부리는 모습엔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이 사건 발생 얼마 후 부모의 행동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또 한 번 오르내렸다. 경찰서를 찾아 영상 유출자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낸 것이 가십거리가
어쩌란 말이냐. 자기들 마음대로다. 합의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포퓰리즘 운운하면서 잠정 보류하잖다. 그 가벼움에다 기민한 태세전환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이번 건은 좀 짜증이 난다.김대중 정부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국가부도 사태인 IMF를 맞은 김대중 정부는 넉넉지 않은 재정을 감안, 1999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정책·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예타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에 국고 지원이 300억 원을 넘는 사업 등이 대상
정책 구현은 정책이 실행되는 프로세스다. 그것은 규제를 개발하고, 자원을 할당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조정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포함한다. 정책수행의 성공 여부는 정책목표의 명확성, 자원의 가용성, 이해관계자의 지원수준, 모니터링과 평가의 효과성 등 다양한 요인에 달려 있다.정책 공약 이행을 평가할 때 한 가지 과제는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 효과가 항상 즉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정책은 완전히 구현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어떤 정책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조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