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증명은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다. 대한민국을 강점한 일제는 1914년 '인감증명규칙'을 도입했다. 모든 서류에 인장(도장)을 찍어 본인임을 증명하게 함으로써 일본인들의 경제활동을 보호하고 조선인을 통제하는 게 목적이었다. 조선인의 인감도장이 찍힌 서류와 행정을 통하여 조선을 일제의 강압체제에 묶어두려 한 것이다.일제는 '인판업취체규칙'이라는 것도 만들었다. 취체는 단속 또는 통제라는 뜻이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 도장을 제작, 판매하는 인장업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는 도장이란 게 별로 쓰이지 않았다.
전기자동차의 역사는 꽤 길다. 1824년 헝가리의 아니오스 예들리크가 소형 전기차 모형을 내놓았고, 1881년 프랑스 발명가 귀스타브 트루베가 충전식 전기차를 개발했다. 1899년에는 벨기에 발명가가 시속 100km가 넘는 전기차를 내놓았다.그러나 초기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느리고 배터리의 중량이 무거운 데다 주행거리도 짧았다. 1886년 카를 벤츠가 휘발유 자동차를 개발하고 1908년부터 포드에서 내연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면서 전기차는 자취를 감춘다. 원유가 많이 나와 기름 값이 싸지고 내연차의 가격도 크게 낮아졌던 것이다.전기차가
집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공간이다.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적절한 주거지에 거주할 권리인 거주권은 인간에게 주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우리나라 주거기본법에서 정한 1인 가구 최소 주거면적은 14㎡로 4평 남짓한 크기다.우리나라는 지금 주거권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청년들이 늘고 있으며 유일하게 주거 빈곤율이 높아지고 있는 세대다.사회로 나가기 전에도 마찬가지다.대학가에서도 월세 부담에 대학생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서울 10개 대학가 월세(보증금 1000만원,
우리나라 시장의 역사는 매우 길다. 기록에 등장하는 최초의 시장은 신라 소지왕 12년(490년)에 개설된 '경시(京市)'이다. 그러나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재물을 교환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처음에는 물물교환 형태로 시장이 형성됐고, 곡물이나 비단, 베 같은 것을 매개로 거래가 이뤄졌으며, 나중에는 화폐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시장은 단순하게 상품을 사고 파는데 그치지 않았다. 이웃과 친지를 만나 정보와 소식을 주고받는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었으며 곡예(서커스)와 씨름 등이 펼쳐지는 유희와 축제의 장이었다.전통시장이 사양길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빚어지는 곳이 학교 현장이다. 학령인구가 줄고 신입생이 감소하면서 학교가 존폐 위기에 몰리는 것이다. 학생수 감소→교육의 질 저하→도시 유출(전학)→학생수 감소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입학철을 앞두고 지역 교육계의 시름이 깊다. 취학대상자가 계속 줄어 폐교 대상 학교와 소규모학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충청권 초등학교 취학대상자 수가 크게 줄었다. 1명도 없는 학교가 충남은 9곳, 충북도 6곳이나 됐고, 대전도 10명 미만인 학교가 8곳이라고 한다.학생 수가 너무 적어 교육의 질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기존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었다.광복 이후 이승만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청와대는 대통령이 공무를 수행하는 대통령궁(大統領宮)이자, 행정기구 대통령부(大統領府)로서 국가의 중심을 관통해 왔다.윤석열 대통령은 20대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청와대를 떠난 뒤, 이곳은 5월 10일 0시를 기해 미술관이자 박물관 같은 존재로 전 국민에게 개방됐다.이후 '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멘 서쪽 홍해에서 세계 각국의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홍해는 수에즈운하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길목이다. 후티 반군은 20여 차례 미국과 그리스 등의 배를 공격하고 나포했다. 미국이 항모를 배치하고 지상기지를 폭격했지만, 후티측은 보복을 천명하는 등 그만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후티 반군은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이고 정치세력이다. 1990년대부터 후세인 알후티를 중심으로 종교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온건하게
호두의 기원은 카스피해 연안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피해는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은 이란, 서쪽은 아제르바이잔 및 터키 등과 닿아 있다. 호두 원산지로 지목되는 이란과 페르시아 지방, 튀르키예 3곳 모두 카스피해에서 그리 멀지 않다.중국에는 한나라 때 여행가인 장건(?-B.C 114)이 서역에서 호두를 가져왔다는 얘기가 전한다. 호두의 한자는 '胡桃(호도)'로 오랑캐 복숭아라는 뜻이다. 오랑캐 땅인 서역에서 들어온 데다 호두의 모양이 복숭아 씨앗과 비슷한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우리나라는 신라의 민정문서에 호두나무가 뽕나무, 잣나무 등
"얼어 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 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이라는 문장은 몇몇의 뇌리 속에선 노래로 자동 재생될 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던 동요 '등대지기'의 가사 일부이다.등대지기는 말 그대로 등대를 지키는 사람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등대는 고대부터 실재했다. 기원전 280년경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파로스 섬에 건설된 높이 135m의 등대가 원형이라는 설도 있다.우리나라에는 등대지기 공무원이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직원 157명이 등대에 상주하거나 주기적으로 방문해 등대를 돌본다. 지난해 말
감은 역사가 오랜 토착 과실 중의 하나이다. 국내에서는 6500만년 전부터 170만년 전까지의 신생대 제3기 지층에서 화석이 나왔다고 한다. 사과와 배, 참외 등과 함께 옛 기록에도 자주 등장한다. 조선시대 나 등에는 예물이나 선물, 제물로 쓰였다는 내용이 전한다. 지금은 바나나와 오렌지 등 온갖 과일이 넘쳐나지만, 과거에는 이 땅에서 생산되는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감이 제물이나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쓰였던 것이다.감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에도 많이 남아있다.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설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그리 오래된 제도가 아니다. 이 용어는 1980년대초 미국의 세계적 전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회생을 이끈 잭 웰치 회장이 처음 사용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경쟁력이 없는 사업을 매각하거나 없앴고, 34만명이던 직원을 10년만에 22만명으로 줄였다. 선택과 집중 덕분에 GE는 세계 10위 회사에서 5위로 도약했다.우리나라는 1997년말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 본격 도입됐다. 유동성 위기에 닥친 기업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 부채 상환
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계절이다.유권자들이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를 받으려는 거대 양당을 비롯한 정당들은 공천작업에 돌입했으며, 출마자들도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역구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뒤 얼굴을 알리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국회는 입법·행정·사법부로 나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삼권분립에 입각해 4년마다 선출직으로 구성하는 헌법상의 합의체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 주요 입법은 물론 국책 등을 결정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총선은 대의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약과 비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인류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됐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해를 가한다. 정적이나 라이벌, 심지어 가족과 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죽이기도 한다.우리 역사에서 가장 선명하게 기록된 정치 테러는 정몽주 피살이다.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는 이성계 세력에 반대하다 살해당한다.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보낸 수하의 철퇴를 맞고 비명에 간 것이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폭력적 수단으로 정적을 죽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근현대에도 정치 테러가 줄을 이었다. 해방 이후 백범 김구와 몽양 여운
소주는 몽골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징기스칸이 세운 몽골은 동북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고려도 1231-1259년 몽골과의 싸움에서 패했다. 강화도로 왕실을 옮기고 28년간 9차례나 전쟁을 벌였지만 중과부적으로 패배하여, 몽골의 지배를 받게 된다.몽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본 정벌을 추진한다. 고려와 함께 여몽연합군을 편성하여 1274년과 1281년 2차례 일본 정벌에 나섰다. 이 전쟁은 여몽연합군이 일본에 이르렀을 때 비바람이 몰아치고 태풍이 불어 패배했다.역사가들은 이 무렵 몽골의 소주
고독사는 말 그대로 홀로 사는 사람이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쓸쓸하게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1인 가구와 홀로 사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서로의 무관심이 빚어낸 비극이다.최근 국토연구원이 낸 '영구임대주택 입주자의 사회적 고립과 자살 예방을 위한 지원 방향' 보고서를 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413명이 자살·고독사했다는 우울한 자료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자살예방 등을 위해 주거복지사를 배치하고 있다.하지만 주거복지사 1명이 1285명의 민원 등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란다. 이와 관련 국토연은 정신건강
미국 대통령 선거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로 예상했던 선거구도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양강 체제에 변수로 떠오른 인물이 공화당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이다. 여성 후보인 헤일리는 최근 1대1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42.9%를 차지, 39.4%인 바이든을 3.5% 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 바이든은 45.3% 대 43.4%로 차이가 1.9% 포인트에 불과하다. 헤일리가 트럼프보다 본선 경쟁력이 우세한 것이다.내년 1월 시작되는 공화당 당내 경선도 요동
대한민국은 산이 많은 산림국가이다. 산업단지와 주택단지를 조성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등 갈수록 산림이 줄어들고 있지만 2020년 기준으로 전체 국토 면적의 62.6%나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핀란드·스웨덴·일본에 이어 네번째로 산림의 비중이 높다.우리는 전통적으로 산을 지키고 숲을 가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고려 때부터 금산제도를 둬 주요 산림을 보호했다. 금산(禁山)은 국가에서 필요한 목재를 확보하기 위해 목재 채취를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은 초기부터 한양 도성 안팎에 금산을 지정했으며, 세
아파트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산물이다. 농촌인구가 도시로 몰려들면서 주택난이 빚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을 비롯 전국 곳곳에 아파트가 건설됐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아파트 붐은 80년대말 200만호 주택건설계획으로 불이 붙었다. 아파트가 서민의 꿈이 됐고, 수 많은 건설사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이때 등장한 것이 선분양이다. 도시지역의 주택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큰 자본 없이도 단기간에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집 없는 소비자들은 모델하우스 한번 보고 청약을 한 뒤 돈을 빌려 집값을 낼 수밖
곰은 우리 민족의 뿌리와 같은 존재이다. 에 따르면 먼 옛날 환인의 아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결혼한 상대가 곰(웅녀)이다. 곰이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인간으로 거듭나 환웅과 혼인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것이다.가까운 충남 공주에도 곰 이야기가 전한다. 연미산 동굴의 암곰이 인간과 사이에서 새끼를 낳았는데 남편이 떠나가자 울부짖다가 새끼들과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그 남편이 떠나간 곳이 고마나루(곰나루)로 공주의 옛 지명인 웅진이다.우리 조상인 곰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 수난을 당하고 있다. 농가에서 곰을
우리 민족은 오래된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상징으로 여겨 왔으며 넓게 퍼지는 특성이 있어 그늘이 많아 정자 근처에 많이 심었다.노거수(老居樹)들이 대부분 느티나무로 수백 년 길게는 천년이 넘도록 오랜 세월 수많은 풍파를 겪으면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간직한 역사 문화적 유산으로 선조들의 숨결과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나무다.느티나무는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성황당으로 어린이놀이터로, 더위쉼터로, 정보센터 등으로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살아왔으며 선조들의 삶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마을의 역사적 전설이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