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효도할게요. 간호사님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아직도 병동 간호사 생활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환자가 있다. 그 환자는 부모님과 연을 끊고 홀로 나와 생활하던 30대 남자였다. 술을 매일 마시던 그는 거동도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져 병원에 오게 됐고, 접촉주의 환자로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몇 년간 연을 끊고 지낸 부모님이 병원으로 오시게 됐다. 입원 기간 도중 환자와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아 항상 큰소리가 나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간병을 못하겠다며 집에 돌아가시곤 했다.당시 간호사들
새학기 증후군보통 초등학교 신입생은 처음 학교에 가는 것을 어색해하고 불편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금방 적응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더라도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등교 시간이 되면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현상은 '새학기 증후군'이라는 용어로 주로 설명되고 있다.새 학기 증후군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양상으로 새로운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새학기 증후군은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다고만 하는 것을 넘어, 주
크론병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기관 어디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질환 크론병. 크론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정확히 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크론병은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 주로 나타난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많은 합병증 때문에 환자들이 고생하는 병이다. 특히 이 병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을 잘 복용하는 등 환자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서양에서만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크론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
2014년 3월 필자는 부서 배정하던 날의 기쁨을 잊지 못한다.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는 것을 너무 소망했는데 운 좋게 원하는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첫 근무를 하던 날 여기저기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잔뜩 긴장한 채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그렇게 2주간의 근무를 마치고 교육전담 간호사가 정해졌다. 당시 3년차였던 교육전담 간호사를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본격적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하면서 기본으로 익혀야 하는 세트 준비부터 비품약 공부, 의료장비의 사용법을 알아가고
전립선암은 전 세계 남성 암 발생률 1위와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2021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25만 4718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그중 전립선암은 1만 6803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6.6%로 6위를 차지했고, 남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남성에서 발생률 1위인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전립선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으로, 50세 이상 남성은 1
겨울철이면 안과 외래에 오시는 분 중에 시리고 눈물이 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집에서는 괜찮은데 찬바람만 맞으면 눈물이 나고 눈물이 눈 앞을 가려 불편하다고 하신다. 특히 중장년층이 많다.눈물은 눈을 보호하는 보호막인데 눈앞에 세 층으로 각막 위에 코팅돼 있다. 지방층, 수성 층, 점액층의 세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방층이 제일 바깥쪽에 있다.눈앞에 눈을 보호하는 보호막이 벗겨지면 눈은 외부의 환경( 바람, 기온)을 바로 느끼게 된다. 눈이 자극되는 것이어서 눈표면 보호를 위해 눈물은 자동으로 과다 생산하게 돼 눈물이 바깥으로
2024년 건강달력연초에는 많은 사람이 새로운 다짐을 하고 한 해의 소망을 빈다. 연봉인상, 결혼, 다이어트 등 많은 소원이 있지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나와 가족의 건강이다.누구나 건강하길 바라지만 이 역시도 노력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해 동안 건강계획을 짜서 꾸준한 관리를 해야만 비로소 건강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질병은 가족 및 심리상태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가족 중에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다면 함께 대처해야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한 최우선의 조건은 '예방'이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7만 6930명으로 전체 사망의 74.3%를 차지했으며, 만성질환 환자도 2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늘면서 이에 대한 관리 또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오늘 설명할 드럭머거(drug muggers)는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영양소의 문제를 다루는 용어다, 'Drug muggers'는 '약도둑' 이라고도 해석되는데,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이 흡수, 대사, 분포, 배출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필수적 영양소를 빼앗아가는
필자는 1993년 대전성모병원 근무를 시작해 개원 54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30주년 장기근속상을 받았다. 대한간호협회 창립 100주년의 뜻 깊은 해로 이 또한 감회가 남다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데 3번이나 변했을 시기에 맞이한 감격과 변화다.대흥로 64번 길은 대전성모병원과 맞닿아 있던 성모여고 시절부터 한눈에 담겼던 풍경과 오르막길이 익숙하던 곳이다. 학교를 오르내리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원과의 인연이 시작됐나 보다. 지금은 병원 출퇴근 길에 여고 시절의 내 모습을 추억해 본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 인생을 이야기할
우리 몸의 여러 기관 가운데 차가운 날씨에 유독 취약한 곳으로 호흡기를 들 수 있다. 차고 건조한 대기 환경은 바이러스의 활동과 생존에 유리해서 인플루엔자, 수막구균성 수막염,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등이 늘어나 흔히 말하는 감기가 유행하게 되고, 추운 날씨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서 기관지염, 비염, 폐렴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지기 쉽다.200여 종류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 감기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번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면역이 완전하게 생기지 않는다. 감기 바이러스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피부가 늘어지고 처지면서 주름이 생긴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행되고 있고, 이를 안티에이징 치료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안티에이징 치료로 수술이나 박피, 레이저 시술, 고주파, 초음파 등이 있다.수술의 경우는 효과는 좋으나 정상 생활까지 회복하는데 적게는 1주에서 많게는 한 달까지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고주파나 초음파 등은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효과가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만족스러운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에 반해 실리프팅은 적은 비용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
겨울을 맞아 다이어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살을 빼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더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비만이 건강악화에 직결된다는 점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며 뇌졸중, 심근경색증, 암에 대한 사망률을 증가시키기도 하는 요인이다.그런데 체중이 정상인데도 혈당이 높고, 혈압, 고지혈증 등이 동반된 경우가 있다. 이렇게 체중이 정상인데도 대사적으로 이상이 있는 경우 대부분 복부비만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대사증후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배가 나온 경우에는 비만
동맥경화증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침착하여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기는 등 동맥이 좁아지는 현상이다.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좁아지면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동맥경화가 진행되더라도 증상은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 한계이상, 즉 관상동맥혈관의 70% 이상 좁아지면 허혈증상으로 협심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혈관 벽에 붙어있던 혈전이 혈관에서 떨어져 나가 좁아져 있는 혈관을 갑작스레 막아버리면 뇌경색 또는 급성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심할 시 생명까지 위협하는 동맥경화증에 대해 배장호
어느덧 시간은 바람과 함께 흘러, 봄날의 연둣빛 새잎이 마지막 잎새로 남는 계절이 다가왔다. 차가운 바람과 추위에 새삼 계절의 흐름을 깨닫게 하는 겨울이다.지난 몇 개월의 여정을 돌아보며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의 끝자락엔 다시금 시간의 빠른 흐름에 감탄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잠시 지난날들을 생각해 본다.시간의 흐름이란 자연의 순리에 나를 맡기며,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사유하고 또 그 무엇을 찾았을까?지나온 1년의 여정 속에는 우리를 한 단계 성장하게 했을 성장통도 있었을 것이고, 수많은 감동의 순간들과 설렘, 그리고 스
교사들이 2010년 이후로 학교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다. 학생 인권이 일방적으로 강조된 후유증이다. 그전에는 교사들의 권위가 너무 높았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 10여 년 전에는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의 언어, 신체 폭력 및 갑질이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뤄졌었다. 대표적인 사건이 오장풍교사 사건이다. 이 때문에 그랬을까? 2010년 갑자기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됐고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됐다고 하며, 그 처음은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작되어 서울, 각 지방으로 진행됐다. 진보
빙판길 낙상이 우려되는 시기다. 실제로 골반 및 대퇴골 골절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겨울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령자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후유증도 크며, 빙판길 넘어짐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노인은 골격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근력저하도 나타나기 때문에 낙상에 많이 노출돼 있다. 삶의 질 저하와 직결되는 겨울철 낙상에 대해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원인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걸을 때 발생되
폐는 기도와 간질(間質 :기관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로 이뤄져 있다. 기도는 숨을 쉴 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이며 간질은 기도의 끝부분에 해당되는데, 여기서는 체내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고 산소가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즉 가스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원래 매우 얇고 연한 조직인데, 폐섬유증에 걸리면 단단하고 질긴 섬유조직으로 변화한다. 간질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며 정상적인 구조가 파괴된다. 결과적으로 폐가 수축하여 폐활량이 줄어들고 가스교환이 어려워진다. 이런 변화가 원인불명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특발성 폐섬
역지사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본다'라고 되어 있다유행가에 입장바꿔 생각해봐라는 가사도 있다종종 의사가 아프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는데, 모든 병을 스스로 고칠 수 없으니 다른 전문의사에 치료받는 것이 당연하다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이 있는 이유이다변호사도 본인이 재판에 걸리면 다른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다고 한다막상 본인이 연루되면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수술을 잘하는 의사도 본인의 가족은 다른 의사에게 부탁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VIP 증후군이 있는데 환자가 유명하면 더 잘해주려고
작고 네모난 병실 안에 다양한 아픔을 가진 환자들이 줄지어 누워 있다. 누구 하나 사연 없는 이가 없고, 어떤 이의 아픔도 가볍지 않다. 작은 침대 하나에 몸을 의지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싸우는 그들과 만나기 위해 의료진들을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간호사가 약을 투약하는 시간은 유일한 말벗이 생기는 즐거운 시간, 의사가 상처 소독을 해 주는 시간은 아프다고 아이처럼 떼를 써도 눈총 받지 않는 시간, 주치의가 회진하는 시간은 나의 하루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간.' 병원 안에서 만남을 통해 환자들은 다른 시간을 경험한다. 그래서
진료실에 들어오는 엄마와 아이. 엄마는 진료실 의자에 앉자마자 그간의 답답함을 쏟아놓는다."선생님, 얘가 자꾸 눈을 깜박거리는데,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해요! 혹시나 하고 안과에 갔는데, 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거든요. 그러다 어느날부터 '음음'하고 소리도 내는 거에요. 게임을 많이 해서 그렇죠?"옆에 앉아 있는 아이는 그 와중에도 눈을 계속 깜박이고, '음음' 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눈을 깜박거리거나,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고, 비염이 아닌데도 코를 훌쩍 거리면서 소리를 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틱 장애(tic disor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