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는 지역의 내외부인들에게 끊임없이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을 해야 하는 숙명을 동반한다. 다음백과사전에는 장소마케팅을 '지역의 주민과 기업인, 행정 기관 등이 기업과 관광객 등에게 특정 장소를 매력적인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방식의 전략. 특정 장소에 대해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PB(Place Branding) 개발 및 활용 전략'이라 정의하고 있다.대부분의 장소마케팅 주체인 지방정부는 축제, 전시, 박람회, 관광지개발, 문화예술지구, 스포츠,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만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오월은 삼복의 염천치하보다 뜨겁다. 이달의 기억들이 시간의 풍화를 이겨내고 수사학의 유물로 남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아직 오월의 공간들이 마련되지 않았다. 가슴을 데이고도 남을만한 거리의 기록들, 그 페이지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넘친다. 50여년 전 오월, 프랑스는 사생활의 자유를 촉구하는 소르본의 학생들이 촉발한, 화염의 한 시기를 경험한다. 항쟁의 기간에 그때까지 시위의 현장에서 들을 수 없었던 구호들이 터져 나왔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꿈의 열쇠를 가지고 탈옥하
만약에 실용음악이란 단어를 '대중음악'이라는 단어로 대치할 수 있다면 어떤 설명이 가능할까? 우선 '근현대적 의미의 대중음악의 뿌리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전세계의 문명적 지형을 뒤바꿔 놓았고 이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100여 년에 걸쳐 농익은 그 혁명의 열매들은 19세기 뉴올리언즈라는 미국 남부도시에서도 쉽게 관찰되기 시작한다. 도시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만의 여흥을 찾아 주말이면 공원으로 몰릴 수 밖에 없었다. 유튜브는 물론 라디오도 없던 그 시절 야외에서
최근 '한끼줍쇼'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저녁식사 시간 무렵, 연예인 MC와 밥동무가 무작정 초인종을 누르고 '한 끼' 허락을 구하면 꼭꼭 닫힌 문이 열리고, 밥상이 차려진다. 때로 대가족의 떡 벌어진 12첩 반상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홀로족의 컵라면을 나눠 먹기도 한다. 저녁 밥상을 함께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별의 별 사연들이 다 나온다. 희한하게 밥 앞에서 만나면 누구나 살짝 무장해제가 되는 것 같다."한 끼 줍쇼." 우리 세대에서 '거지'는 개그프로그램이나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부모님들 세대에
앞서 이야기 한 판소리 음반 속 여류명창에 이어, 이번에는 그 시대 판소리 음반의 양상과 판소리가 향유되던 모습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판소리는 유성기음반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유성기음반이 전성기를 맞이하던 1930년대에는 판소리가 창극으로써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창극에 사용되던 몇몇 음악은 대중가요에 맞서 '판소리전집류음반'으로 취입됐다. 그렇기에 이 시기 판소리가 겪은 변화와 양상들은 판소리 역사에 중요한 위치로 자리 잡게 된다.판소리의 향유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판소리는 권번과 여류명창을 중심으로 전승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노천명 시인의 '푸른 오월'의 시가 아니더라도 오월의 자태는 이미 여왕이다.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아름다운 향기와 색을 발하고 있다.이 계절에 발길은 자연스레 푸르름의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런 시기에 슬로시티로 지정된 태안군을 주목하고 싶다. 태안은 관광학적으로 천혜의 가든투어리즘(Garden Tourism)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태안반도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천리포수목원은 중부지역이면서도 남부식물이 월
지금까지의 칼럼에서는 우선 현재 존재하는 음악의 종류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고 이어서 음악을 이루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 즉, 선율과 화성 그리고 음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잘 이야기되지 않는 것 들이라 다소 딱딱한 느낌이 있지만 설(?)을 풀어 보았는데 아마 슬슬 지루해지는 독자들이 많았으리라 본다. 해서 오늘은 조금 다른 각도로 음악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그것은 다름아닌 '실용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이다. 우선 실용음악은 번역이 불가능한 한국인들만 사용하는 용어이다. 영어로 'A
우리의 옛 노래 '사철가'는 이 시절을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 勝花時)라고 읊조린다. 푸른 잎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아름다운 때라는 것. 꽃을 소재로 한 비유나 은유는 수사학의 유구한 전통인 것 같다. 오늘날의 가객은 사철가를 이어받아 녹음방초의 자리에 '사람'을 놓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아름다움의 절대강자로서 꽃은 이런 식으로 미학의 토너먼트에서 의문의 패배를 당하곤 한다. '우주 만물은 단지 문자와 글월로 표현되지 않은 문장이다.' 연암 박지원의 글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는 이렇게 간명하면서도 통쾌한 문장론을 본
'그 몸짓을 불멸에 대한 욕망의 몸짓이라 명명하자. 큰 불멸을 갈망하는 베티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나는 현재와 더불어, 현재의 온갖 근심과 더불어 사라지길 거부한다. 나는 나 자신을 초극하여 역사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 역사는 영원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저자로 유명한 밀란 쿤데라의 장편소설 '불멸' 중의 한 대목이다. 소설은 한때, 괴테와 그의 연인으로 알려진 베티나 폰 아르님 사이의 유명한 에피소드를 통해 불멸을 향한 인간의 헛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스물여섯 살의 젊은 여성 베티나는
카메라 앞 양념치킨, 프라이드치킨, 치즈 뿌린 치킨, 오븐 구이치킨, 파닭, 고추치킨 등등 열 가지 치킨이 상자 채 놓여있다. 진행자는 하나씩 설명을 하며 치킨들을 야무지게 먹기 시작한다. 바삭한 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뚝뚝 떨어지는 양념을 보여주기도 한다. 먹는 틈틈이 치킨들의 맛을 설명하고 브랜드끼리 비교도 한다. 1인 방송을 넘어 공영방송에서도 맛집을 찾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잘 먹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는 연예인도 생겼다. 2016년 CNN 방송에서 'Mukbang'이
판소리가 성행해 근대시기로 진입하기까지 '명창'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레 남성에게 국한 돼있었다. 그에 비해 여성명창은 '여류명창', '여성명창' 등 여성임을 강조해오는 단어로 표현돼왔다. 또한 근대 5명창(이동백, 김창환, 김창룡, 송만갑, 정정렬)의 범주에도 여성은 포함돼있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여성명창이 남성명창에 비해 널리 인정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1930년대 음반회사의 판소리 음반에는 수많은 여성명창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1930년대는 음반의 역사에서 황금기라 불
지난번 칼럼에서는 음악을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선율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선율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함께 흘러가는 하나의 소리로 되어 있는 이야기로써 주로 음계(Scale)를 통해 만들어 진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음계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음계는 장음계(Major Scale)이다. 장음계는 피아노의 흰색 건반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음계는 선율만 만들 뿐 아니라 화성(Chord)도 만들 수 있다. 즉 화성은 선율로 통제되며 생산된다. 많은 사람들이 화성은 그저 하늘에서 뚝
지난 주 대한민국 글로벌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개최되는 진주에서 '글로벌축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세계축제협회 스티븐 우드 슈메이더 회장, 네델란드 축제공사 요한 모멘 대표, 미국 텍사스주 맥알랜시 조베라 부시장, 싱가포르 테마파크 센토사 축제이벤트 지미왕 총감독, 일본 아키타시 간토축제 가와무라 마사루 차장, 중국 하얼빈시 외사판공실 서광위 부국장 등 글로벌축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험과 지식을 나눈 글로벌축제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각 도시 및 축제 간의 다자간 양해각서를 협약하고 교류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약속했다. 진
2년 전쯤인가.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친딸임을 주장하는 여성의 친자확인 소송으로 미술계 안팎이 떠들썩했다. 소송을 제기한 여성은 필라 아벨 마르티네스(당시 61세)로 수년간 자신이 달리의 친딸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이 사건에 이목이 집중됐던 것은 당시 피게레스 달리미술관에 안치된 달리의 시신에서 유전자(DNA)를 채취할 필요가 있다는 현지 법원의 결정 때문이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아방가르드였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관 뚜껑이 친자확인 소송을 위해 28년 만에 열렸던 것이다. 당시 언론보
나는 대전시민대학 6년차 강사다. 그동안 수필과 소설창작 등을 강의해왔고 지금은 대전학강좌 중 하나인 '문학으로 만나는 대전'을 강의하고 있다. 나는 이 강좌에 '대전을 읽고 대전을 쓰자'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부제는 '무엇을'보다는 '어떻게'에 방점이 찍혀 있다. '어떻게' 속에서는 편의상 구분한 '읽고·쓰자'라는 두 방향이 동시적으로 간다. '대전을 읽는 것이 곧 쓰는 것이고 쓰는 것이 곧 읽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역설에는 두 방향을 동시에 긍정하는 생성의 동시성이 들어 있다. 대전을 '읽고·쓰자'는 소재나 대상보다는 방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봉덕시장에 놀러 가면 납닥만두 할매가 계셨다. 할매는 시장골목 어귀에 가스버너 통 하나를 앞에 두고 목욕탕 의자에 앉아 매일 납닥만두를 팔았다. 할매는 납닥만두 10개를 통째로 기름 두른 팬에 무심히 놓는다. 그리고 한 동안 지긋이 보다가 지글자글 소리를 낼 무렵 호떡 뒤집듯 한 방에 뒤집는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뒤집힌 납닥만두에는 군데군데 노릇노릇 지져진 크고 작은 동그란 자국이 선명하다. 다진 파와 송송 썬 풋고추가 제 맛을 곁들인 초간장에 살짝 찍어 바삭하고 한 입 물면 납닥만두 속에서 엄청 뜨거운 당
지난 번 칼럼에서는 음악을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선율'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지금 주변에 라디오가 있다면 한번 켜서 음악이 나오는 주파수에 맞추어 보자. 아니면 21세기에 걸맞게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에 접속해보자. 그리고 예를 들어 어떤 가수의 발라드를 검색하고 재생했다고 치다. 제일 먼저 귀는 사람목소리에 쏠리게 되고 그 가수가 부르는 노랫말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작곡가들은 좀 다르다. 작곡가들은 어쩌면 그 노래의 화성진행을 먼저 관찰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면 그 화성진행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음악에 있어서
전통음악의 대중화 중, 이번에 소개 할 분야는 악기개량과 국악 관현악이다. 앞서 소개한 악기개량을 간단히 되짚어보자면, 국악기는 5음 음계중심의 음악들을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고,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위해 악기개량이 필요하게 됐다고 요약할 수 있다. 악기개량의 핵심은 정확한 음정과 음량의 크기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연주상의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악기개량이 시작됐고, 이는 국악 관현악의 시발점이 되었다.1964년 초 서양오케스트라의 연주형태를 도입해 발족한 최초의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셀 뒤샹'전(2018.12.22.-2019.4.7)이 뜨거운 관심과 열기로 진행되고 있다. 필라델피아미술관의 뒤샹 컬렉션 중 레디메이드(기성품), 회화, 사진,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자료(150여점)가 망라된 뒤샹의 예술세계는 서구미술이 모더니즘으로 진입하는 사례와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뒤샹의 작품과 발언 등을 통해 현대미술과 미술가라고 하는 제도와 시장, 개념, 형식, 철학의 모든 문제들이 사후 50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현실화된 질문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전시는 관객
3월의 바람 끝에는 무엇인가 기대와 암시, 새로운 시작이 실려있다. 그 바람 속에서 대한민국의 축제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편다. 축제예산이 어느 정도 확정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도 하는가 하면 위원회를 개최해 전략도 짜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며 워밍업에 들어간다. 그러나 역시 가장 고민되는 사항은 킬러콘텐츠(Killer Contents)로 귀착되지 않는가 싶다. 방문객들에게 감동과 웃음, 지역의 테마성을 남겨주며 축제를 대표하는 얼굴 킬러콘텐츠. 대부분의 성공한 축제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것이 킬러콘텐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