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홍수다. 이런 저런 연유와 목적을 담은 특별법이 우후죽순으로 발의되거나 통과된다. 오죽하면 특별법을 억제하는 특별법을 만들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이다.특별법은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 지역, 특정 사안에만 적용되는 법이다. 민법이나 형법 등 일반법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과 다르다. 특별법이 많아진 것은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이해관계가 다양해지면서 일반법 만으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적 요구를 담아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이 특정한 사안에 대해 법을 만들라고 압력을 넣는 일도 많아졌다. 국회가 감당하기
지난해 11월 인천 영종도에 있는 작은 빵집에서 소금빵을 처음 먹어봤다. 당진시에 거주하고 있는 내가 굳이 인천까지 한 시간 넘게 운전하는 수고를 마다하고 소금빵을 사라간 이유는 결혼기념일이라는 연중 가장 큰 행사에 와이프라는 분께서 소금빵을 꼭 먹어야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올해 초 딸아이가 당진 시내에서 소금빵을 사가지고 왔다. 영종도에서 먹어봤던 소금빵 보다 더 맛있었고 와이프도 만족해했다. 그리고 우리집 단골 빵집이 됐다.그런데 얼마 전 단골 빵집이 TV에 달인빵집으로 소개됐다. 그 결과 가깝고도 먼 빵집이 돼 버렸다.
태평성대란 어진 임금이 잘 다스리어 태평한 세상이나 시대. 국민들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새로운 5년의 청사진을 제시한 윤석열 대통령의 나라는 지금 어떤가?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81만 명 넘게 증가하며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고 전체 취업자의 과반이 60세 이상이어서 고용의 질은 뒷걸음질 쳤다.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1만 6000명 증가했다. 2000년(88
1999년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거름장치를 만든 것이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으로 국비가 300억원 넘게 들어가는 건설공사와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등은 의무적으로 예타를 거치게 했다.'예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요사업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경제성과 정책적 분석, 지형균형발전 분석을 토대로 종합평가를 진행하는데 대개 경제성이 가부를 가름한다. 투자 대비 편익(B/C)이 1보다 크면 경제성이 있고, 1보다 낮으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종합
4월 14일은 블랙데이(Black Day)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와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초콜릿과 사탕을 받지 못한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짜장면을 먹는 날이란다.이 또한 유통업계가 만들어낸 마케팅의 한 수단이다. 동아시아 몇몇 나라에서 성 발렌티누스 축일에서 기원한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을 고백하며 초콜릿을 선물하는 문화가 1930년대 일본 제과업체 광고를 시작으로 정착됐고 1970년대 후반 사탕을 선물하는 날인 화이트데이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널리 퍼졌다. 이후 1990년대 블랙데이라는 이름으로 솔로들이 짜장면을 먹는 것
일본은 2000년대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2000년 1,296명이 2021년에는 152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 우리나라는 206명이었다. 일본의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2.4배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훨씬 적은 셈이다.일본은 두 개의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1999년 고속도로에서 음주운전자의 트럭이 승용차를 들이받았는데, 운전하던 엄마는 빠져나왔지만 어린 자매가 불에 타 숨졌다. 운전자는 고작 4년형을 선고받았다. 2000년 가나가와현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인도로 돌진, 대학생
신뢰(信賴)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다. 개인 간에 있어서도 그렇고 기업이나 국가 간에서 있어서도 신용(信用)이 핵심요소이다."꿈에서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도산선생의 말씀은 '죽더라도 약속은 지켜야 된다(pact sunt serbanda)'라는 로마 법언(法言)과도 같은 맥락이다.오늘날 말하고 행동이 다른 사람이 많다. 애국애족(愛國愛族)한다고 하고는 뒤로는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들, 공약은 그럴듯하게 내걸고 나중에는 헌신짝처럼 팽개쳐버리는 사람들이 주로 정치계에 많이 있다.논어에 보면 공자가 제
'실패한'충주 라이트월드에 이어 탄금호 유람선까지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충주시의 민자관광 유치 사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충주시 탄금호 유람선 운항사업 업체는 최근 시가 당초 약속을 어기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업체는 시의 지원 약속을 믿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 유일의 친환경 유람선을 탄금호에 취항시켰지만 정작 시는 약속한 항로를 제공하지 못했고 편의시설 지원도 빈약한 수준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업무협약 당시 시가 약속했던 항로는 중앙탑 마리나센터에서 탄금대 용섬을 지
식물학에 '생장도일(生長度日)'이란 용어가 있다. GDD(Growing Degree-Days)라고 표기하는데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받아 자랄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식물은 적당한 온도가 되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자라기 시작한다.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생장온도보다 높은 시간이 계속돼서 일정한 생장도일에 이르면 차례로 잎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GDD가 우려할 정도로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한다.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평년의 GDD가 4,432인데, 2011년부터 2040
나와 너가 만나서 '매듭'이 된다. 매듭의 국어사전상 정의는 "밧줄·노끈 또는 기타 휘어지기 쉬운 끈 모양의 재료를 갖고 그 재료의 여러 부분을 서로 얽히게 만드는 것"이다. 매듭의 역사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으로 거슬러 오른다. 현생인류가 나무 막대 끝에 돌을 묶어 돌도끼를 만든 것이 매듭의 시초라는 설도 있다.매듭은 신탁의 존재로도 등장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한 예. 농부의 아들로 왕이 된 고르디우스는 수도인 고르디움의 신전 기둥에 난마처럼 꼬아 놓은 매듭으로 전차 한 대를 묶어 놓았다. "누구든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
정부 세종청사는 여러 모로 유명한 건물이다.부지가 596,283㎡, 연면적 629,145㎡로 국내 최대의 단일 공공청사이다. 15개 동을 연결한 건물의 길이가 3.6km나 된다. 청사 맨 위에 옥상정원이 있는데 면적이 7만 9,194㎡로 단일 건축물 중에서 세계 최대라고 한다. 옥상에 정원을 만든 것도 특이하다. 국민이 위에 있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복(공무원)이 그 아래 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이러한 정부세종청사를 짓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06년 8월 국제설계공모를 실시, 이듬해 1월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기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움직인 표수가 약 5%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고의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으로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이 전 목사를 옹호한 이유로 거론된다.김 수석 최고위원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헌법전문에 포함해선 안된다는 전 목사의 말에 동조하면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 했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홍준표 대구시장이 김 최고의원을 제명하라 주장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러나 소나기를 피해갈 뿐 전 목사와의
최근 지자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 너도나도 자매결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매결연을 통한 지역 발전을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지자체는 없다.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계 시스템 도입이 기업 재무성과를 몇 단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듯, 자매결연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도입 되어야 하는 이유다.제천시가 최근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 키르기스스탄 탈라스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교류 활성화에 나섰다.두
이종수는 고집스럽게 도예가 외길을 걸은 사람이다. 세상이 변하고 누가 뭐래도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말이 그리 많지 않았고 조용한 어투로, 때로는 싱긋 웃는 표정으로 자신의 의사를 내비칠 뿐이었다.이종수의 삶은 아주 명료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초중고교를 다녔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 대전실업대에서 10년간, 1976년부터 79년까지 3년간 이화여대 미대 도예과 교수로 재직했다. 교수직을 돌연 사직하고 낙향하여 평생 도예가의 길을 걸었다.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작품생활을 한 토박이 예술가인 셈이다.교수
알뜰교통카드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까지 더해져 교통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카드를 말한다. 정기권과 유사하게 월 15회 이상 이용 시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현금으로 환급되는 교통카드는 문재인 정부 때 교통비 부담 인하를 위해 도입됐다. 예전 명칭은 광역알뜰교통카드였으나 2020년 12월 네이밍 공모전을 열었고 그 결과 2021년 4월부터 알뜰교통카드로 명칭이 변경됐다.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알뜰교통카드 이용자 수는 2021년 12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어촌지역의 가장 큰 고민은 고령화된 주민들의 심리적, 사회적 건강 유지이다.이들에게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노인질환을 예방하고 의료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전국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파크골프가 등장하고 있다.일찌감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스포츠마케팅에 눈을 돌려 지난해 대한복싱협회장배 복싱대회 등 46개 대회를 유치, 선수 3만5000여명이 지역을 찾아 연간 250여억원의 직·간접적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는 청양군이 이제는 국내 최대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섰다.파크골프는 Park (공
세계사를 살펴보면 꽃이 투기의 대상이 된 사례가 두 차례 있다. 하나는 모란으로 중국 8세기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 백거이가 살았던 시대이고, 다른 하나는 튤립으로 17세기 네덜란드가 호경기를 누리던 시기에 일어났다. 동서양에서 900여년의 시차를 두고 모란과 튤립이 투기 광풍에 휘말렸다.일본의 동양사학자 이시다 미키노스케에 따르면 당나라 전성기 황제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란을 가꾸고 즐겼다. 황제가 신하에게 상으로 모란을 내렸고, 부호들은 수십, 수천 전(錢)을 들여 꽃을 사다 심었다. 모란 사재기 때문에 장안의 10만 가구가
제7광구. 제주도 남쪽과 일본 규슈 서쪽 사이 해역으로 면적은 남한 면적(약 10만㎢)의 80% 정도인 8만 2000㎢로 서울시의 124배 달하는 광활한 규모로 엄청난 석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곳이다.실제 7광구는 1968년 UN 아시아개발위원회는 서해·남해 대륙붕 탐사 후 '타이완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는 동중국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의 석유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에머리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석유 한 방을 나오지 않아 에너지 자급률이 채 1%에도 못 미치는 한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가슴
'조력자'라는 낱말이 있다. 힘을 써서 도와주거나 함께 일해주는 사람을 가리킨다.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니 전혀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영어 단어 'helper' 'assistant'도 좋은 의미로 읽혀진다.이 낱말이 법률에서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 범죄를 도운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살인이나 절도, 횡령, 탈세, 수익 은닉, 범인 도피 등의 범죄행위를 도운 사람을 조력자라고 부른다. 범죄에 좀 더 심하게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공범'이 된다.엊그제 검경이 JMS 본거지인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수련원과 관계자들의 주거지,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노래 '보물' 가사). "좁은 골목길 나지막한 뒷산 언덕도 매일 새로운" 놀이터였지만 가장 넓은 놀이터는 역시나 학교 운동장. 요즘 짓는 도심 학교들은 100m 직선 주로가 나오지 않을 만큼 운동장이 비좁다.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때 탄생한 학교들은 너른 운동장이 일반적. 그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축구공 하나 만으로도 즐거웠고 이따금 어른들도 잔치판에 어깨를 들썩였다.우리나라 사람들의 학교 사랑은 유별나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시절. 유랑민으로 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