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파리에서 개최된 제7차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생물다양성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십 년 내 생물 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라 경고하며, 생물다양성과 생태계가 주는 다양한 혜택이 지속해서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인간의 삶과 자연환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주도는 대한민국 가장 남쪽에 위치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두드러지게 받는 곳이다.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주도의 평균기온은 무려 9.6도로 59년 만에 가장 높은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주는 메시지 중 하나는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갔다는 것이다. 산, 강, 들과 같은 공간으로서의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도 스스로 그러하라는 자연에서 얼마나 멀리 갔는지 살펴볼 일이다. 인류 문명은 자연 훼손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결과다. 인류 4대 문명이 일어난 5000년 전부터 19세기 유럽인들이 미주대륙을 진출하기 까지를 추적해보면 목재자원을 찾아 다닌 수탈의 역사였다. 세계자원연구소에 따르면 그 결과 지구 전체 산림면적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산업자본주의 확산에 따라 우리의 가치관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선 마스크를 쓰다 보니 상대방의 표정을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눈빛으로 상대방을 판단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다 보니 만남의 횟수도 줄어들고 평소 무심코 해오던 생활방식들도 달라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것 들이 온라인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 3-4월은 나무 심기 좋은 시기여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식목일을 앞둔 시기 산림청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벌이거나 지역별로 대규모 나무 심기 행사를 추진했었다. 이로 인한 묘목 수급이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해 동해안 산불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올해는 약 6개월간 꺼지지 않던 호주 산불을 보며 더욱 뜨거워진 기후와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이 산불을 점점 더 대형화시키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지구적 재난이었다. 올 봄도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체 산불의 58%가 3-5월에 발생했으며 식목일, 청명·한식이 이어지는 4월은 가장 많은 산불이 일어났다. 국지적으로 비가 오더라도 작은 불씨가 강풍을 만나면 언제든 대형 산불로 번지
최근 코로나19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인류에게 가장 큰 도전이며, 1930년대 대공황보다도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 때보다도 이번 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코로나19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빌게이츠의 공개서한이 온라인을 통해 전파된 적이 있다. 결국 가짜뉴스로 판명돼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코로나19를 위대한 교정자(Great corrector)라고 한 말은 '우리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최
봄이 성큼 왔다. 코로나19로 봄을 만끽하기 쉽지 않지만 따스해진 날씨로 가벼워지는 옷차림, 여러 색으로 아름답게 피는 꽃, 연한 녹색으로 잎을 내는 자연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을 기쁘게 맞이하기보다 단단히 각오하며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산림 공직자들이다. 산림 공무원들은 주말에 집중되는 대형 산불 발생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전국으로 흩어져서 봄나들이 대신 산불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봄은 겨울 동안 쌓인 낙엽이 건조해진 상태로 조그만 불씨에도 큰 산불로 확산하기 쉽다.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논밭을
올봄 홍릉숲의 복수초는 평년보다 한 달 빠르게 노란색으로 활짝 피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인지 정작 봄은 더디게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코로나 정국으로 주춤하는 것 같지만 겨울철과 봄철, 특히 요즘과 같이 건조한 시기의 대기정체 현상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증가 추세로 경보 일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6년 26㎍/㎥, 2017년 24㎍/㎥, 2018년 23㎍/㎥로 WHO 권고기준인 10㎍/㎥ 대비 2배 정도 높다. 수도
도덕경(道德經)을 지은 중국 고대의 사상가 노자는 '덕이 두터운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다'고 했다. 유학에서도 적자심(赤子心), 즉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갓난아이는 인간으로서 태어난 본성 그대로인 상태, 즉 티 없이 맑기 때문에 이렇게 묘사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갖길 원한다면 무엇을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세계를 대표하는 100인의 석학들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인 10권의 책'에서 레이첼 카슨(미국, 1907-1964)의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정부 모든 부처가 범정부 비상 대응체계로 전환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얄밉게 이런 상황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연의 섭리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고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며칠 전에 지났다. 이제 바야흐로 봄이 오고 나무를 심는 계절이 시작됐다. 우리 조상들은 딸을 낳으면 딸 몫으로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다 그 아이 몫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었다. 딸이 성장해 시집갈 나이가 되면 수십 년간 자란 오동나무를 잘라 농짝이나
물건이나 돈 따위를 흥청망청 낭비하다는 의미로 '물 쓰듯 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우리는 물을 흔한 자원으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기후변화로 물 부족 현상이 일상화됐다. 한반도만큼 넓은 면적을 잿더미로 만든 호주 산불도 극심한 가뭄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 WRI)는 현재 전 세계 33개 대도시, 2억 5000만 명의 인구가 물 부족 상태에 놓여있고, 2030년에는 도쿄, LA, 서울을 포함한 45개 대도시에서 4억 7000만 명의 인구가 물 부족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이는 외국보다 한 살이 더 많다. 태아기 10개월을 한 살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하는데 혼동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태아도 인격체로 인정하는 생명존중의 사상이 담겨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과거 국외출장 중에 있었던 외국의 한 할머니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의 나이 계산법이 훨씬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태아를 존중하는 만큼이나 훌륭한 태교법을 전래해온 것 같다. 조선 정조 때 사주당 이씨가 지은 태교신기라는 책이 있다고 한다. 당시에 태교에 관한 저술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내
지난 해 9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최근 사이클론 폭우로 대부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62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난 8일 기준 22개의 산불은 소강상태고 40개의 산불은 낮은 위험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강상태 라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이번 산불로 우리나라 면적 만큼이 불에 타 6500개 건물이 소실됐으며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고 34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산불 650건이 발생해 3천 200여㏊의 산림이 불에 소실됐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UN 경제사회국(DESA)에서 발표한 '2019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인구는 77억 명을 넘어섰으며, 2030년에는 85억, 2050년에는 97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인구증가로 인한 지구환경 악화와 자연자원의 과잉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류 경제모델인 '자원채취-대량생산-폐기' 중심의 선형경제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그 대안으로 순환경제와 바이오경제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순환경제는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활동을, 바이오경제는 바이오기술에 기반한 제
공상과학(SF)소설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2020년의 세상을 우리는 경자년 새해에 실제 마주하게 됐다. 황폐화된 지구, 숲이 없는 소설 속 세상과 달리 2020년 현실 속에선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소설과 다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에드워드 윌슨 박사가 주창한 바이오필리아(BioPhilia) 가설처럼, 자연과 함께 해온 수백만 년 전 인류의 기억이 내재된 유전적 소양이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이리라. 단기간 내 압축 성장을 실현한 한국사회는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
오늘도 짙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 인천, 경기, 대전 등 많은 도시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고 있다. 보통의 비상저감 조치는 사람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사람들의 활동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 시내를 걷다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과 코를 각양각색의 마스크로 가리고 있고 그 모양새가 꼭 이슬람 문화권의 니카브 복장에 가깝다. 정부는 2018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를 국민들로
새로운 기대와 희망 속에 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근면과 인내, 총명을 상징하는 쥐의 해를 맞이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기다. 지난 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자원, 목재 생산·이용을 지역경제와 연계하는 연구를 강화하고자 산림과학분야 '제2차 중장기 기술개발계획(2018-2027)'을 개편했다. 산림자원의 조성과 육성에 중점을 뒀던 정책연구에서 한 걸음 전진해 목재 생산과 이용, 지역경제와 산림자원이 포괄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연구 전략체계 일부를 재설정하고 산림자원 선순환체계 구축 및 산림경영 활성화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어느 정도일까? 산림청이 발표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산림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연간 174조 원에 달하는 경제·공익적 가치를 국민에 제공하고 있다. 산림은 지역마다 아름다운 경관, 고유 특산물 생산, 다양한 체험 요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숲속에서 고용과 소득도 창출되니 숲이 주는 선물에는 한계가 없는 듯하다. 그간 임업은 목재나 산림과수, 약용작물 같은 수확물 생산이 소득 창출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산림자원의 새로운 활용분야를 개척하고 유용한 쓰임새와 경제성을 발견해내는데 임업계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가 급상승하고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의 오염물질을 감축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11.7%에서 2030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대안은 자원순환형 대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목재 수확 과정에서 발생하는 벌채부산물과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생산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생산된 에너지
어릴 적 기억으로 우리 마을 동네 아주머니는 참빗과 동백기름으로 머리를 다듬었다. 집 앞마당에서 멍석을 펼쳐 놓고 치르는 혼례는 마을의 볼꾼들 잔칫날이었고 동백꽃으로 만든 화환이 기억에 남는다. 고향 집 사당 옆에도 꽤 오래된 동백나무가 있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인 선운사에 동백나무숲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동백나무와 가까이 살았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삼은 나무도 우리나라의 동백나무다. 동백나무 무리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히말라야 등 온대와 열대에 널리 자라는데 이 세상에는 300여 종이 자라며 재배품종만 해도 30
한 해 동안 병해충으로 피해를 받는 우리나라 산림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면적으로만 보면 8만㏊, 전체 산림 면적의 1.25% 수준이다. 이러한 피해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권장하는 '산림면적의 1%'에 근접한 수치로 우리 산림 병해충 관리 수준도 어느덧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거공간, 공원 등 생활 주변 수목도 적극적으로 관리해 더 많은 국민이 나무가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나무의사' 는 이같이 수목을 관리하는 제도의 일환으로 올 4월 처음으로 국가자격시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