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고 곧은 것은 묻지 않다`라는 뜻으로, `사리의 옳고 그름을 따져 묻지 않음`을 비유한다. 진(秦)나라 `이사(李斯)`의 `간축객서(諫逐客書, 다른 제후국 출신 관리를 진나라에서 쫓아내는 것에 대해 간언하는 서신)`에서 유래했다. 본래는 `불문가부, 불론곡직(不問可否, 不論曲直)`이라 했다.

진나라에서는 진나라에서 산생된 것만 사용해야 된다면(必秦國之所生然後可), …… 정나라와 위나라의 여자를 후궁에 둬서도 안 되고 (鄭衛之女, 不充後宮(불충후궁), …… 강남의 금속과 주석도 사용해서는 안 되고(江南金錫不爲用), 서쪽 촉지방의 단청으로도 채색해서는 안 됩니다(西蜀丹靑不爲采). ……

그런데 지금 질그릇을 두드리는 진나라 고유의 음악을 버리고 정나라와 위나라의 음악을 가까이 하시는데(今棄擊甕而就鄭衛), …… 이것은 어째서입니까(若是者何也)? 지금 현재 듣기 좋고 볼만하기 때문입니다(快意當前, 適觀而已矣).

그러나 지금 폐하께서 사람을 등용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今取人則不然). 등용할 만한지 묻지도 않고, 옳고 그름도 따지지 않고(不問可否, 不論曲直), 진나라 사람이 아닌 관리는 떠나게 하고, 다른 제후국에서 온 관리를 쫓아냅니다(非秦者去, 爲客者逐).

이렇게 하시면 폐하께서는 미녀와 음악, 보물만 중시하고(然則是所重者, 在乎色樂珠玉), 백성과 인재들은 경시하시는 것입니다(而所輕者在乎人民也). 이것은 천하를 통일하고 제후들을 제압하는 방법이 아닙니다(此非所以跨海內, 制諸侯之術也).

최근 전 국회의원인 한 사업가가 자살하며 남긴 쪽지와 녹취파일로 온 정계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그는 돈을 줬다고 하는데, 그들은 모두 받지 않았다고 한다. 사업가들은 이윤을 추구하며, 이유 없이 돈을 쓰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들은 불문곡직하고 금품을 주고, 받지 않았을까.

충남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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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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