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한 병을 흐르는 물에 쏟아 붓다`라는 뜻으로, `장수가 병사들과 동고동락함`을 비유한다. 또 `단료투하(簞료投河), `단료로사(簞료勞師, 탁주 한 병으로 병사들을 위로하다)`, `투료로사(投료勞師)라고도 한다. `장협(張協)`의 `칠명(七命)`이라는 작품에 처음 보인다. "`단료투천`은 전군이 승리하게 할 수 있다(單료投川, 可使三軍告捷)." 이 이야기의 유래는 월(越)왕 `구천(句踐)`과 관련이 있으며,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순민(順民)`편에 관련 기록이 보인다.

월왕 `구천`이 `회계산`에서의 치욕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 민심을 얻어 `오(吳)`나라와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편한 잠자리도 피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지 않고, 화려한 것도 보지 않았으며, 음악도 듣지 않았다. …… 안으로는 여러 신하와 가까이 지내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돌보며 그들의 환심을 샀다. 맛있는 음식이 있더라도 나누기에 부족하면 감히 먹지 못했고, 술이 생기면 강물에 부어 백성들과 함께 즐겼다(有酒流之江, 與民同之). 양식은 몸소 경작하여 먹고, 옷은 부인이 직접 베를 짜서 입었다. 진기한 음식과 옷을 겹쳐 입는 것, 두 가지 이상 색깔을 사용하는 것을 금했다. 그는 자주 마차에 음식을 싣고 민가로 나가, 고아, 과부, 노인, 약자 중에 병들고 곤궁하고 안색이 초췌하고 잘 먹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가 손수 그들에게 음식을 먹여 주었다. …… 그리하여 훗날 예상대로 `오호(五湖)`에서 오나라와 싸워 크게 승리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공무원연금법` 등 개혁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지만, 지지부진하다. 그 이유는 신뢰의 문제인 것 같다. `월`왕 `구천`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거의 20년 동안 준비하고 끝내 성공했다. 그는 민심을 얻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것을 먼저 백성들을 위해 내놓고 그들과 동고동락했다. `희생양`을 찾아내 `마녀사냥`을 부추기는 요즘,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구천`의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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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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