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일을 순서대로 차례차례 해야 함'이나, '지위가 높아질수록 스스로 자신을 낮춰야 함'을 비유한다. '중용(中庸)'에서 유래했다. '행원자이(行遠自邇, 먼 곳을 가려면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야 함)'라는 성어도 함께 보인다.

군자가 중용의 도를 행할 때에는, 마치 먼 길을 갈 때처럼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 하고, 높은 산에 오를 때처럼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君子之道, 피如行遠必自邇, 피如登高必自卑). '시경(詩經)'에 "처와 아이들이 화목하여, 마치 거문고 연주하는 소리처럼 조화롭구나(妻子好合, 如鼓瑟琴). 형제간에 화합하니 화목하고 즐겁구나(兄弟旣翕, 和樂且耽). 화목하구나, 온 가족이(宜爾室家). 즐겁구나, 처와 아이들이(樂爾妻帑)"라는 시구가 있다. '공자'가 말했다. "이렇게 되면, 부모님이 흡족해하시겠구나(父母其順矣乎)."

며칠 전에 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생겼다. '세월호' 참사 때만 해도 무엇인가 바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았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어야 경각심을 갖고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답은 없다. 기본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고도의 성장은 이뤄냈지만, 기본이 부실하다. 요즘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처럼 언제 발밑이 꺼져 땅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분야에 걸쳐 구멍이 나서 갑자기 침몰할지도 모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도 원전 비리가 끊이지 않고, 비리나 부정이 절대로 생겨서는 안 되는 국방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마피아'란 말을 더하여 만든 신조어만 봐도 우리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해피아(해수부), 모피아(재무부), 금피아(금융감독원), 특피아(특허청), 철피아(철도), 관피아(관료), 연피아(연구원), 공피아(공정거래위), 군피아(군대) 등 이게 말이나 되나. 충남대 중문과 교수·공자아카데미 부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정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