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함'을 비유한다. '오월춘추(吳越春秋)'의 '합려내전(闔閭內傳)'에서 유래했다. '오자서(伍子胥)'가 '합려(闔閭)'에게 '백희(白喜, 백비(伯 )라고도 함)'를 천거하였으나, 30년 후 결국 '백희'의 모함으로 죽게 된다.

'합려'가 '백희'를 만나 물었다. "…… 당신의 부친은 '비무기(費無忌)'의 모함으로 초(楚)나라 재상이 크게 노하여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대는 우리나라가 멀다 하지 않고 왔는데, 과인에게 무슨 가르침을 주려 합니까?" '백희'가 답했다. "제 아버지는 죄가 없는데도 뜻밖의 죽음을 당해 저는 초(楚)나라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신은 대왕께서 궁지에 몰린 '오자서'를 거둬들이셨다는 말을 들어,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와서 대왕께 의탁하려 합니다. 대왕께서 분부만 하시면 죽음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합려'는 마음 아파하며 '백희'를 대부로 삼고 국사를 함께 도모했다. 오(吳)나라 대부 '피리(被離)'가 연회에 참가하여 '오자서'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찌 '백희'를 보자마자 그렇게 신임합니까?" '오자서'가 말했다. "제 원한은 '백희'와 같습니다. 당신은 '하상가(河上歌)'를 듣지 못했습니까?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기고(同病相憐), 같은 근심을 하는 사람끼리 서로 돕는다(同憂相救).' ……" …… '피리'가 말했다. "제가 '백희'의 사람됨을 보니, …… 공을 독차지하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성품이니 가까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오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며칠 전 4박5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교황은 짧은 기간 동안 종교를 초월해 갈등과 분열에 휩싸여 있는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그의 미소와 모든 행동은 조금의 가식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과 아픔을 같이하는 '동병상련'의 마음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충남대 중문과 교수·공자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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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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